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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천마 지존의 MBTI는 항상 ENTJ 였습니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03 22:46:54
조회 6321 추천 204 댓글 71
														


천마신교의 소교주, 위천하는 자신에게 MBTI에 대해 설명하는 뇌마를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제 MBTI인 ISFP가 천마신공에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MBTI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공을 익히지 못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자신에게 말을 높이는 소교주를 바라보며, 뇌마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훗날 신교의 지도자가 될 소교주를 상대로 불경하기 짝이 없는 태도였으나, 위천하는 그저 어색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런 성격이 문제라는 겁니다. 천마는 하늘을 잡아먹는 마. 그 누구보다도 고고한 존재로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아야 하거늘, 어찌 저같은 보잘 것 없는 노구에게 말을 높이십니까?"

"군자는 덕을 따르고 예를 지킨다고 가르치신 것은 뇌마가 아닙니까."

"과례는 비례라는 말도 있었지요. 단순히 교주의 아들로서 교육을 받던 시절과는 다릅니다. 소교주라는 위치에 서신 이상, 만마의 지존으로서 모든 존재를 하대함이 옳습니다."


위천하는 그저 웃었고, 뇌마는 그저 한숨을 내쉬었다.

얇은 웃음 소리와 낮은 한숨 소리가 뒤섞인 그 순간, 밖이 조금씩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마신교의 호법 하나가 다급하게 숨을 몰아쉬며 뛰어들어왔다.


"소교주님! 혈교의 습격입니다! 당장 비동으로 피하시지요!"
"...네?"


위천하와 뇌마가 황급히 건물 밖으로 나오자 보인 것은, 천마신교의 무인들을 몰아붙이고 있는 혈강시의 군대였다.


"저것은, AB형 강시!"
"AB형 강시...?"


들어본 적이 있다.

AB형의 피를 타고난 낭인들의 시체로 만든, 극악무도하고 강인한 강시들.

이미 실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혈교에서 복구해낸 모양이었다.


"위험합니다! AB형 강시들이 저렇게 협공을 하고 있다면, 분명 저 강시들을 이끄는 정예 개체가...."


그 순간, 어디선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소리가 들린 방향을 돌아보자, 거대하고 육중한 시체의 거인이 목책을 부수며 걸어오고 있었다.


"큭.... 역시...."
"저게, 저게 대체 뭐죠?"

"RH- AB형 강시입니다.... 젠장. 전승이 맞다면, 저 녀석은 강기도 통하지 통하지 않는 괴물입니다. 서둘러 몸을 피하고,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옳습니다."


뇌마는 비동으로 안내하겠다며 소교주를 이끌었다.

천마신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ISFP인 위천하로서는, 그저 스스로의 무력함을 한탄하며 도망치는 수 밖에 없었다.

위천하는 분명 선하지만 철부지는 아니었고, 만용과 현실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머, 멈춰! 이 괴물아!"


아마, 어디선가 들려온 목소리가 발을 잡아끌지 않았다면, 분명 그러했을 것이다.


"머, 멈추지 않으면, 내가 익힌 검법으로 혼내줄테야!"


익숙한 목소리였다.

매일 새벽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마당을 쓸던 아이.

언젠가 마교의 호법이 되어 나를 모시고 싶다 말하는 것이 갸륵하여, 기초적인 검법을 몇 수 가르쳐준 적이 있었다.


"거, 거기로 가지 말고 이리로 와!"


소년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몸의 떨림이 그 목구멍까지 번져나갔는지, 호기롭게 소리치는 소년의 목소리 역시 떨려왔다.

허나, 그 모든 떨림보다도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그 모든 두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검끝이었다.


-'검끝이 흔들리고 있지 않느냐. 무인의 검은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니, 마음을 곧게 세우면 검은 흔들리지 않는단다.'
-'네! 소교주님!'


천마동을 향하여 걸어가던 시체의 거인이, 어린 소년을 향하여 발걸음을 돌렸다.

거인의 형체에 소년의 작은 몸이 가려질수록, 오히려 무언가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뇌마."
"예?"
"잠시 검 좀 빌리겠습니다."


뇌마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도 전에, 위천하는 뇌마의 허리춤에 매여있던 검을 뽑아 거인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신교의 오마 중 하나, 그중에서도 쾌의 극의를 이루었다는 뇌마였으나, 검강조차 이루지 못한 위천하에게 호흡을 빼앗긴 것이었다.


"어?"


뇌마가 그 사실을 깨닫고 경악하기도 전에, 신교의 소교주는 이미 소년의 앞에 서있었다.

거인의 주먹이 두 사람을 향하여 내리꽂혔고.

위천하는 소년을 잡아끌어 거인의 공격을 피해내었다.


"소, 소교주님!"
"덕분에, 내가 해야할 일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한 위천하가, 소년을 바라보며 한 마디 덧붙였다.


"MBTI가 무엇이냐?"
"ISFP입니다."


떨리는 표정으로, 허나 두려움은 완전히 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소년이 대답했다.

운명을 초월한 기이한 우연 앞에서, 신교의 소교주가.

아니.

소천마가, 미소지었다.


"ISFP는 군자의 MBTI란다."


소천마는 스스로가 익힌, 천마신공의 형을 떠올렸다.

이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왜 MBTI에 따라 익힐 수 있는 무공이 나누어지는지, 왜 형과 이가 심상에 짓눌리는지.


"군자는 길이 아닌 곳은 걷지 않으니, 서두르지 않고 바른 길을 걷는다."


천마는 만마 위에 군림한다.

덕이 있다면 만물이 스스로 고개숙인다.

천마군림보의 형이, ISFP의 심상을 따라 펼쳐졌다.

천지를 짓누르는 압박감도, 온 대기를 무너뜨리는 기세도 느껴지지 않았으나.


-꽈드득.


소천마의 느릿한 발걸음이 땅을 딛는 순간, RH- AB형 강시의 육중한 몸이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위천하의 검이 강시를 향하여 휘둘러진 순간.

강기조차 서리지 않은 검날에 닿은 거인의 몸이.

한 줌 재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소, 소교주님!"


싸움이 끝나자 소교주의 곁으로 뇌마가 달려왔다.


"아, 미안해요, 뇌마. 검이 더러워졌네요."
"그, 그보다, 방금 그건 대체?"


어느새 탈진하여 쓰러진 소년을 바라본 소천마가, 뇌마에게 미소지으며 이야기했다.


"이게 저의 천마신공이에요. ISFP의, 천마신공."


지휘 개체를 잃은 AB형 강시들이 피아식별을 하지 못하고 자멸하며, 혈교의 습격은 마무리 되었다.

그 이후로, 각자의 MBTI에 따라 천마신공을 해석한 여러 후대 천마들이 나왔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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