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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최근 본 소설 - 과거로 돌아가도 모험삼매경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08 16:39:35
조회 1031 추천 1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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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앞서, 본인은 무직전생을 종이책으로 25권까지 보유하고 있으며

안팔릴 것도 아닌데 완결편 딱 한 권 남은거 언제 정발하나 지켜보고있다





과거로 돌아가도 모험 삼매경은 철 없이 가출해서 15년동안 지옥같은 미궁을 돌파한 후 배신당해 죽은 주인공이

모종의 이유로 가출 했을 당시 과거로 돌아와서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소설이다

작가가 자신있게 걸어놓은 태그처럼 국룰 판타지도 아니고 국룰 무협도 아닌, 자체설정과 세계관이 적당히 섞여 '동양풍 판타지'라 할만 하며

하이파워 판타지고, 라이트 노벨이다




라이트 노벨의 정의가 바뀐지 꽤 됐다

처음엔 일반 소설보다 가볍게 쓰이고, 가볍게 읽는 경소설(輕小說)을 라이트 노벨이라 칭했다면

어느샌가 가볍게 쓰일지라도 가볍게 읽을 순 없는 소설들이 라이트 노벨이란 장르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가볍게 읽을 수 없다, 라는 느낌이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다

반복적인 동의이음어로 점철돼서 만연체로 분류되지도 못 할, 단어만 덕지덕지 달린 주제에 알맹이라곤 눈꼽 만큼 밖에 없는 지저분한 문장과

없는 물기를 억지로 쥐어 짜내고 짜내서 이게 땟국물인지 뭔지 분간도 안 가는 작위적인 대화문,

그리고 도저히 따라가지도 못 하고 소화해낼 수도 없는 끈적하고 느글거리는 감정과잉을 담은 소설이 요즘 장르판에서 '라이트 노벨'로 분류된다

그래서 나는 라이트 노벨 태그를 차단했다




그래도 가끔 태그를 따로 달지 않은 라이트 노벨이 내 노벨피아 창에 종종 등장하는데

이 소설도 그런 부류다

하지만 작가가 이 소설에 라이트 노벨 태그를 달지 않은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요즘 기준에서 이건 라이트 노벨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라이트 노벨이다




대부분의 회귀물이 작동하는 원리는 '이젠 나를 위해 살겠다'이다

조금 풀어 쓰자면 자기를 위해 살겠다라고 하면서 개병신온라인에 또 접속해서 원래 하던 앰생쌀먹짓이나 계속 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나도 그짓 보려고 회귀물 보고 겜판물 본다


그런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나를 위해 살겠답시고 하던 모험가질은 계속 하지만 갔던 미궁에 또 들어가진 않는다

기만으로나마 자신을 배신했던 동료들을 용서하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고, 그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돌파했던 미궁의 보스몹은 시간을 되돌려도 이미 격파취급당했기 때문에

주인공이 미궁에 가지 않는 세계선의 동료들이 개같이 구르면서 피폐물 찍을 일도 없다

주인공은 정말로, 프로스트의 시처럼 가지 않은 길을 회귀한 김에 갈 뿐이다

이제는 일어나지 않을 미래이자 과거가 돼버린 시간대의 일들이 주인공을 따라다니긴 하지만,

그것은 오롯이 주인공이 걸어온 인생의 흔적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비교적 담담한 전개가 마음에 든다




작중 배경은 로우판타지다

보통 소설에서 7서클 쯤 되면 전장에서 일기당천 쯤은 케이크처럼 쉽게 먹지만 이 소설에선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구르던 미궁에선 생명이 끊어져도 자가부활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개씩 존재하며

전문 전투직이 아닌 정찰병따리인 주인공도 쿨 돌 때까지 한 세 번 정도는 부활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보통 이런걸 먼치킨 물이라고 하지만, 소설 내내 주인공이 자신은 전문 전투직이 아니며 이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스라이팅을 해대는데

그게 생각보다 성공적으로 들어맞기 때문에 먼치?킨 물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어진다

대부분의 먼치킨물에서 보여지는 주인공의 에고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먼치킨물까진 아니고 그냥 로우판타지와 먼치킨물의 중간이라 할 수 있는 하이파워 쯤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리하여 소설 내용은 별 내용 없이 진행된다

소설 초입부에 인생=선택=모험 이라는 공식을 내세운 후, 모험가로서의 주인공은 별다른 목적 의식 없이 모험(=인생)만을 좇으며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

하지만 주인공의 하이파워적인 무력과, 사회화를 미궁에서 거친 싸이코패스적 면모, 각종 PTSD 행위 탓에 숨만 쉬어도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중심에 모험가를 자칭하는 주인공이 있기에, 그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모험이고 이것은 모험물이 맞다

동시에 190화가량 진행된 현재 내용까지 주인공에게 또렷한 목적의식이랄 게 없기 때문에 별 내용이 없는 것도 맞다




그럼 이 소설을 계속 읽게 만드는 원동력은 뭘까?

솔직히 말해서, 작가가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다

좀 많이 못 쓴다



과거에 우스개 소리로 활발한 척 하는 빵도, 엘프인 척 하는 빵도, 초쟁이인 척 하는 빵도 하는 식의 등장인물 분류가 있었는데

이 소설 역시 그렇다. 각 캐릭터의 탈을 씌워놨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 고만고만한 놈들이라는 게 너무 뻔히 드러난다

가까스로 참을만 하지만, 대화문체와 그 내용 역시 라이트 노벨 특유의 억지스러움이 담겨있으며



무엇보다 진짜 끔찍한건 소설 중반부쯤부터 심하게 드러나는 번역체다

아니, 이건 번역체라고 하기도 뭐하다

문장에서 한국말이 아니라 일본어가 들리는 소설은 쎄고 쎘지만 이건 더 심하다

이 작가가 본 활자의 9할은 나로우계의 번역문이구나 싶을 정도로 번역체가 심하다

비문까진 어떻게 참아주겠는데, 그냥 소설이 한국어도 아니고 일본어도 아닌 진짜 번역기의 언어로 쓰여져있다

경악스러울 정도다 이런 소설은 처음 봤다



내가 그런 식의 문장에 충분히 익숙하고 별다른 신경을 안 썼기 때문에 넘어갔지,

번역체 문장에 면역력이 없는 독자는 백이면 백 다 나가 떨어질 소설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 소설을 최신화까지 읽은 이유는 생각보다 별 거 없다

사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 해 보통 남들과 다른 가치관을 가져 타인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주인공이

정신적 고통을 씹어 삼킬 건 씹어 삼키고 내뱉을 건 내뱉으면서 유쾌한 척 사회에 녹아들려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주인공만이 아니라 작가 역시 그런 사람으로 보이고, 나 역시 그런 축이기에 자기위안과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어 이 소설을 보고있다

한마디로 찐따가 볼만한 찐따소설이란 소리다



하지만 애초에 그런 소설이 라노벨 아니겠는가?

이런 소설 덕분에 오늘도 사회의 밑바닥에서 톱니바퀴처럼 구를 원동력을 얻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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