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사람을 먹는 한 마리의 괴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히려 그 위장 속에 있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표해야 한다.”

“생활이 우리를 소화(消化)하여, 백골과 혈육이 배출(排出)되고, 남은 것은 양분(养分)이 되어, 도시가 전진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된다.”

“즉, 이것이 바로 문명의 번영이다.”

빅마우스 모브: 카시미어 국립경기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카시미어 특별 토너먼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아아!! 저는 여러분의 친구── 빅마우스 모브입니다!

*환호성*

빅마우스 모브: 지루한 예선을 거쳐 카시미어 전역에서 손꼽아 기다렸던 카시미어 기사 특별 토너먼트 본선, 오늘 첫 경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빅마우스 모브: 결투, 경주, 퍼포먼스, 3대 카테고리, 8대 종목, 43개 세부 종목, 영예, 부, 수많은 기사단과 기사들이 메달을 노리고 있습니돠아아아!!!

관중석 위의 기사: ……모브가 어쩌다가 특별 토너먼트 해설이 됐을까? 뒤에서 뭐 대변인한테 쩐이라도 좀 찔러 줬나?

팝콘을 든 기사: 뽀찌를 돌렸다고? 얌마, 진짜로 찔러 넣는다고 치면, 도대체 얼마를 줘야 가능한 거냐?

관중석 위의 기사: 모브는 평소에 빠꾸 없이 말하는 걸 좋아하잖아. 이렇게 큰 자리에서 만에 하나라도 말실수를 해버리면 어떻게 되는 걸까?

팝콘을 든 기사: 하, 그러면 이건 들어본 적 있나? 그 유명한 해설, 털보 케이지가, 특별 토너먼트에서 어떤 대기사를 “조롱”했다가……

팝콘을 든 기사: 다음 날 눈 깜짝할 사이도 없이 사라져 버렸댄다. 팝콘 좀 줄까?

관중석 위의 기사: 허어, 자진 사퇴라, 흔한 수법이잖아.

팝콘을 든 기사: (쩝쩝) 내가 말한 사라졌단 거는 (쩝쩝쩝) 사퇴가 아냐. 너도 알면서.

관중석 위의 기사: 오우야…… 진짜?

빅마우스 모브: 8개의 대기시단, 64개의 기사단, 그리고 두 명의 독립 기사가 오늘, 특별 토너먼트 현장에 모였습니~다~아!!!

빅마우스 모브: 카시미어 기사 특별 토너먼트는 테라 대지 전체를 향해 기사의 아름다움, 기사의 기풍을 선명히 드러낼 테지요!

빅마우스 모브: 대망의 오늘 첫 경기는, 스피어헤드 기사단과 클라우드&포그 기사단의 대결이 되겠습니다! 과연 양측에서 온 10명의 기사들은 몇 개의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요오?!!

빅마우스 모브: 거액의 상금은 지금 이 순간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러 카시미어 아레나에서 나오는 각 1점당 소비는, 모~두 기사 몫으로! 특별 토너먼트 상금으로 전환됩니다!!

빅마우스 모브: 과연 어떤 기사단이 가장 많은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까요? 과연 어떤 기사가 결승전에서 뛰쳐나와 이번 특별 토너먼트의 우승 기사가 될 것인가?!!

*환호성*

빅마우스 모브: 어디 한번── 지켜─ 봅시다아아아───!!!!!

5:43 P.M. 날씨/맑음

그랜드 나이트 영지 카봐렐리에키, 우승자의 벽 전시장

대변인 맥키: 옷은 어찌 잘 맞으십니까? 말키위츠 씨?

대변인 말키위츠: ……덕분에요.

대변인 맥키: 그렇게 말씀하시진 마십시오. 자신에 맞춰 예복을 주문제작하는 것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외관입니다.

대변인 맥키: 그 재단사의 연락처는 남겨 두셨는지? 저는 말키위츠 씨가 다시 그에게 주문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

대변인 맥키: 선생님, 제게 와인 한 잔을, 감사합니다.

대변인 맥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계시는 겁니까?

대변인 말키위츠: 아뇨, 별 거 아닙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아마도 그저 이 파티가 얼마나 성대한지 감탄하고 있는 걸지도……

대변인 맥키: 아…… “아마도”라.

대변인 맥키: 아마도 말키위츠 씨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뿐일 테지요. 차르니 씨의 일을 우리는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

대변인 맥키: 그는 회사 직원으로서도, 상업연합회 대변인으로서도, 최선을 다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죠.

대변인 맥키: 사실은 저도 대변인이 된 후에야 차르니 씨를 알게 됐습니다. 특별 토너먼트란 일에 있어서도, 오히려 저는 초보고, 그분이야말로 선배시지요.

대변인 맥키: 차르니 씨는 가까운 사람을 줄곧 변변치 않게 대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대변인 말키위츠: 아마도……

대변인 맥키: 아마도, 란 말은 이제 그만하시죠. 좀 더 웃는 얼굴을 보이는 편이 좋을 겁니다.

대변인 맥키: 오늘은 개막식이 열린 지 이틀째입니다. 우승자의 벽이 활짝 열린 이처럼 좋은 날에, 현장 관리가 그리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면 안 되지요.

대변인 말키위츠: 당, 당신의 말이 옳습니다. 죄송합니다……

대변인 맥키: 자꾸 이렇게 굽신거릴 필요도 없습니다. 말키위츠 씨, 우리 사이에 “당신”이란 말은 앞으로 쓰지 말죠. 너무 딱딱해서 의사소통에도 썩 좋지 않으니까요.

*환호성*

대변인 말키위츠: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인기척이라도 보셨습니까?

대변인 맥키: 아.

대변인 맥키: 특별초청된 기사 게스트 분이십니다. 잠시 시간을 좀… 보십시오. 그분은 항상 시간을 잘 지키시지요. 다른 기사 여러분 모두 그녀를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참 좋을련만.

대변인 맥키: 저는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술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권리에 맞게, 술이라도 한 잔 마음껏 드시지요.

대변인 말키위츠: 아, 예……

대변인 맥키: 달콤한 취기, 말키위츠 씨는 그것을 즐기셔야 합니다.

*걸어가는 소리*

대변인 맥키: 드로스트 여사, 또 만났군요.

*걸어오는 소리*

드로스트: 좋은 저녁이네요. 제가 조금 늦었을까요?

대변인 맥키: 좋은 저녁입니다. 참여해주셔서 다시 한 번 더 감사를 드립니다.

대변인 맥키: 저는 촛불의 기사의 빛이 오늘 밤 개막식 파티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빛나리라 믿고 있습니다.

6:15 P.M. 날씨/흐림

그랜드 나이트 영지 카봐렐리에키, 상업연합회 건물, 응접실

플래티넘: ……

플래티넘: …………

플래티넘: 저는──

???: 아, 설명할 필요 없어. 리틀 플래티넘, 우리도 어떻게 할 생각이 없으니까… 그냥, 일이잖아, 그렇지?

???: 어쨌든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겠지만.

플래티넘: ……

플래티넘: 제 불찰입니다.

???: 아, 불찰, 불찰이라…… 우리는 평범한 직장인이 아니니까. 이런 업종에 있어서 “불찰”이라는 단어는 정말 지독하지.

???: 진짜로 죽을 맛이라니까.

플래티넘: ……

???: 이번엔 다행히 빛의 기사를 감염자 밀집지역에 진입시켰을 뿐…… 아, 근데 네가 모니크 일을 좀 망친 것 같네.

???: 모니크의 임무는 드론으로 그 불법 집결지점들을 "펑"하고 "팡"해서 떨어뜨리고, 레드파인 기사단을 0호 구역으로 데려가는 거거든.

???: 처음엔 뭐 가뿐했는데, 결국엔, 빛의 기사가 나서서, 완전히 물거품이 됐더라고.

???: 걔, 지금 완전 기분 조졌거든. 너도 알지? 원래 모니크의 성깔이 좀 그렇긴 한데, 만약 누가 걔가 보너스를 받는데 방해가 된다면 더더욱 귀찮아질 거야.

플래티넘: ……저는 모니크 씨의 목표가 무엇인지 몰랐……

???: 아냐, 넌 알고 있어. 더군다나 네가 알든 말든 그게 핑계가 될 순 없고.

???: 애초에 “감염자 추적”은 원래 네 임무긴 한데,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우린 서로 일을 바꿔서 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니?

플래티넘: ……

???: 아니, 아니, 아니, 그렇게 심각한 표정은 짓지 말라고. 아, 아니면 항상 이런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리틀 페가수스?

플래티넘: ……

???: 매달 17, 8번씩 휴가를 내는 사람이 진지하다고 말할 수 있으려나… 엥, 됐어.

???: 너는 감염자 밀집지역에 기사가 들어와서 단축형 크로스보우를 든 미스터리한 킬러들과 주먹다짐을 했다는 뉴스가 신문 헤드라인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해.

???: 비록 대부분의 언론은 여전히 우리의 파트너지만, 이런 놈들을 달래는 데에 결코 적지 않은 돈이 들거든. 그 얌체 같은 놈들이 돈을 요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절대로 놓칠 리도 없고.

플래티넘: ……제가 이 손실들을 감당하겠습니다.

???: 하지만 나는 네가 근본적으로 이런 실수들을 그렇게 많이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그런 자각을 하고 있으면 좋겠는걸. 이사회에서 너에게 주는 임금은 그렇게 많지 않잖아?

플래티넘: 죄송합니다.

???: 하, 좋아, 악역처럼 구는 건 내 특기가 아니거든.

???: 우리는 여전히 좋은 동료잖아, 그치?

플래티넘: 만약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희는 좋은 동료겠지요. 라주라이트 로이 씨.

*걸어오는 소리*

로이: 쯧쯧쯧, 그렇게 말하면 너무 서운한 거 같은걸? “플래티넘” 힌틀레아…… 거봐, 너는 이름이 불릴 때마다 항상 기분이 안 좋아지잖아, 그렇쥐~이? 그냥 별명으로 부르자, 리틀 페가수스.

플래티넘: 카시미어에는 페가수스가 많습니다.

로이: 너는 그냥 내가 부르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 참, 또 한 가지 일이 더 있는데, 이건 좀 사소한 거야.

플래티넘: 로이 씨의 입에서 나오는 일을 저는 사소한 일로는 여기지 못하겠습니다만.

로이: 아무래도 나를 조금 오해하고 있는 모양인데? 내가 너한테 들려주고 싶은 모든 일들의 기본은 죄다 사소한 일들인걸, 그걸 큰일이라고…… 하아.

로이: 그래. 네가 셰브치크의 막내 아들을 풀어줬다면서?

플래티넘: ……그때 차르니는 이미 직위해제된 상태였기 때문에, 따라서, 제가 그의 말을 듣고 한 아이에게 손찌검을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로이: 오, 올곧고 하얗게라, 괜찮네.

로이: 비록 차르니도 가련한 사람이긴 했어도, 귀찮은 일은 그게 아닌데… 쉽게 말해서 셰브치크가 실종됐어.

로이: 플라스틱 기사는 그다지 명문 귀족가라곤 할 수 없지. 그저 기사 스포츠에서 전형적인 후발주자일 뿐……

로이: 원래부터 딱히 손을 쓸 생각은 없었어. 그 또한 로어 가드의 재산이기도 했으니까. 그걸 다른 놈이 선수치게 내버려 둔 것도 그리 유익한 일은 아니었지. 우리는 상업연합회의 고소를 받게 될 거야.

플래티넘: 누가 그랬는지 확인됐나요?

로이: 감염자.

플래티넘: ……이해가 잘 안 되네요. 고작해야 감염자 기사들 몇몇에 불과한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거죠?

로이: 누가 알겠어, 리틀 플래티넘? 그게 바로 우리가 밝혀내야 할 일이거든.

로이: 다만 네가 단 한 가지라도 실수해서는 안 되겠지만.

플래티넘: 또 명시해 주십시오.

로이: 지금부터 우리가 상대해야 할 것은 모든 카봐렐리에키의 감염자지, “꼴랑 몇몇”이 아니야.

로이: 미에슈코 공업은 이미 8개의 새로운 부지를 인도했으니까, 0호 구역의 작용은 머지 않아 발휘될 테고.

로이: 내가 말했지? 우리는 아주 바빠질 거야.

플래티넘: 알겠습니다.

로이: ……응응, 알고 있으면 돼. 큼큼, 음……

플래티넘: ……

로이: 어우… 오늘은 진짜로 덥네. 안 그래? 헬멧을 안 써도 되니까 진-짜 좋구나아……

플래티넘: ……?

로이: 아이고, 너는 내가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채지도 못하니?

플래티넘: ……어.

플래티넘: 염색하셨습니까?

로이: 꼬리를 포함해서, 전부 염색했는데, 어때? 잘 어울려?

플래티넘: 잘 어울리십니다.

로이: 너는 몹-시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거 같은데.

플래티넘: 이것은 로이 씨의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제가 상관할 필요는 없겠지요?

로이: 하지만 널 봐봐, “플래티넘 님”, 백발에, 흰 옷에, 흰 코트잖아. 모니크는 또 빅토리아 출신에, 천성적으로 파란 머리에다가, 라주라이트 제복을 입으니까 정말 잘 어울리고.

로이: 잘 보면 나만 시커멓잖아? 모니크 옆에 있으면 나는 무슨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인 것 같다니까. 나만 잘 안 어울린단 말이지.

로이: 그래서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 나도 한 번 염색을 해본 거야, 하핫.

플래티넘: ……당신은……

로이: 음?

플래티넘: 로이 씨가 기뻐하시면 아무래도 좋을 일이죠.

＊＊＊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