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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침이 왔는데 당신이 없더라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2.213) 2023.02.13 13:09:52
조회 799 추천 16 댓글 1
														

밤보다는 아침이 좋았어

나보다 뒤늦게 일어나서 인사해줄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이 참 좋았어

언제 일어날까? 하며 기다리는 시간조차 기대되는 마음을 알까?

잠이 많은 당신이었기에 가끔 서운해하면 그런 나를 달래줘서 고마워

뿐만 아니라 모든 서운한 것들에 먼저 양보해줘서 고마웠어


우리는 안 맞는 것 같다는 거

나는 초반에 그렇게 느끼고 당신은 후반에 엄청 느꼈잖아

갈수록 당신이 너무 좋아져서 내가 당신이 되고 싶었어

당신의 생각까지 닮을 순 없었겠지만 싫어하는 건 하지 않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


많은 고민을 하다 연락을 했어

연락을 하기 전 당신과 같은 INFJ 사람들의 생각을 담고 싶어서 일상생활 틈틈이 이 곳에 오거나 각종 sns 를 돌아 다녔어

당신은 역시 나랑 안 맞지만 당신을 위해서라면 내가 바뀌고 싶었다

그렇지만 사람들 이야기를 담을수록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졌어

아마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당신은 순간의 감정에 흔들려 나를 만나고 또 나와 헤어지겠지

여러 번의 이별을 고하는 당신을 붙잡으며 나도 나름 속이 썩고 있었나봐


이번엔 당신을 붙잡아보지 않으려고 해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다는 당신이 멋있어

늘 쉼없이 달리는 내가 멋있다고 당신이 말해준 듯이, 당신의 새로운 첫걸음이 나도 참 멋있게 느껴졌어

그렇기에 더 잡을 수가 없었어 나는 당신을 사랑한 거지 파괴하고 싶은 게 아니거든

내가 굳게 먹은 마음이 혹시 당신의 이름만 봐도 흔들릴까봐 장문의 인사를 남기자마자 연락처도, 인스타그램도, 롤 친구도 삭제했어

나는 술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한 당신에게 술 마시고 전화하지는 않잖아

그렇기 때문에 이제 내가 당신을 흔드는 일은 없을 거야

카톡 하나는 오고 싶을 때 오라고 남겨놨으니 언제든 찾아와도 괜찮아


마치 내가 권진아의 '시계 바늘' 노랫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

당신이 디씨인사이드 스포츠를 보는 것을 보고 나도 여기를 알게 되었으니 기회가 되면 당신이 이 글을 볼 수도 있겠지?


나는 이제 밤보다 아침이 싫어

새로운 하루를 같이 시작할 오빠는 없잖아

그래도 난 평소대로 열심히 살아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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