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말해 디케이드가 최강자였던 건 무비대전 2010까지지

그 이후에는 그냥 트릭스터임. 오마지오에게 원펀당해도 이상할 게 뭐가 있음?

진짜 디케이드 좋아하는 팬이라면 분노할 부분은 이게 아니라고 본다.

TV판 지오에서도 느꼈던 건데, 지오에서의 츠카사는 반 레귤러처럼 등장만 할뿐

철저하게 가면라이더 지오라는 작품의 '장치'로만 쓰이지

다른 레전드처럼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존중해주는 대우가 전혀 없음.

간지와 가오를 아무리 살려주면 뭐 하냐고, 그게 알맹이 없는 간지인데.

카도야 츠카사가 디케이드라는 작품에서 보여준 서사는

'세계의 파괴자'라는 타고난 운명 때문에 전 세계로부터 배척받고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다는 고독을 여행을 통해 만난 동료들을 통해 풀어가는 이야기였음.

근데 지오에서 이런 드라마적 부분이 제대로 어필되거나 존중받은 파트가 있었나?

아기토편의 쇼이치는 이야기의 메인 소재중 하나였던 지닌 기억상실이라는 배경드라마를 지오 이야기 내에 잘 녹여냈었음.

카부토편의 카가미는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텐도를 뛰어넘고자 했었던 초반의 카가미의 감정선을 잘 표현해냈음.

심지어는 그 악평 들은 파이즈편도 타쿠미와 쿠사카의 끊을 수 없는 악연에 가까운 인연을 보여주기도 했음.

근데 츠카사는 그렇게 많이 등장했으면서도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도구(대표적으로 오로라커튼) 아니면

사실 따지고 보면 별 의미도 없는 자극적인 팬서비스(지오 가면라이드)를 위한 장치로만 사용되었음.

사실 츠카사와 소고 사이에 기반이 되는 드라마적 공통분모가 상당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둘 사이에 그런

부분이 묘사된건 최후반부에 소고가 자기 희생을 각오했을때 츠카사가 그답지 않게 살짝 망설이던 부분밖에 안 보임.

뭐 TV판에서는 아무리 레귤러처럼 등장했어도 레전드 캐스트니까 그럴 수 있다고 쳐.

근데 디케 VS 지오든, 지오 VS 디케든 이번에도 츠카사는 철저하게 장치로 쓰였지 드라마적으로는 아무 것도 주어진 게 없음.

디케 VS 지오는 그냥 세이버 워치를 7인의 소고 쪽 소고에게 전달해주는 거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야기였음.

심지어는 기껏 출연한 유스케조차도 한순간의 반전을 위해서만 주어진 역할이었을 뿐 드라마적으로는 존재가치가 없음.

까놓고 말해 진짜 디케이드 팬이라면 이게 만약에 '디케이드의 끝'이라면 대체 누가 납득할 수 있겠어?

츠카사에게 남은 유일한 '돌아갈 장소'인 히카리 사진관은 무비대전 2010 이후로는 흔적도 안 보임.

(모리야 칸나가 잘나가서 출연은 못하더라도 히카리 사진관으로 돌아가는 츠카사의 모습 정도는 보여줄 수 있잖음)

츠카사의 캐릭터 최대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인 설교신도 실종된 지 오래임(지오 본편에서는 안 나오는게 맞지만 이번에도 실종됨)

여행의 동료들을 통해 고독에서 벗어났던 츠카사가 이렇게 홀로 고독 속에서 소멸하는 엔딩으로 끝난다면

그 어떤 디케이드 팬이 이걸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까놓고 말해 이노우에 마사히로가 이제 그만하고 싶어하는 티를 여러번 내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감.

이 사람도 연극 연출도 해봤고 비록 총집편이지만 특촬 연출도 해본 사람인지라 자기 캐릭터가 지금 어떻게 쓰이는 건지

모를 리가 없다고 본다. 새 벨트가 나오고 새 폼이 나오면 뭐해. 속이 없고 겉만 남은 캐릭터를 계속 연기해야 하는데.

최소한 가면라이더 대전 수준의 내면 묘사라도 해줬으면 이렇게 짜증나진 않을텐데.

앞으로도 이렇게 나올거면 그냥 추억 속에 묻어줬으면 좋겠음.

워즈 마지막 대사 보니 시라쿠라가 원하면 또 꺼내올 것 같으니 어려울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