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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어로에게 어울리는 복장이란 무엇인가모바일에서 작성

콩세유데타(223.62) 2020.08.06 13:38:51
조회 960 추천 14 댓글 0
														
수해로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타국에서는 폭발사고로 수천명이 죽거나 다친 일이 생겼다.

그러나 실검을 장악한 검색어는 수해도, 레바논도 아닌 모 국회의원의 이름이었다.
어이없게도 그 의원의 복장 때문이었다.

그저 국회에 원피스를 입고왔다는 이유로,
해당 의원은 비판을 받았다.

필자는 이런 태도에 반발심을 느꼈다. 남의 복장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엄연한 타인의 자유에 간섭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들이 뭔데 다른 사람의 복장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가? 장례식장에서 그런 복장을 했는가? 터부시되는 신체부위가 노출됐는가?
남성에게 짧은 머리를 강요하고, 여성의 치마는 길게 유지하려했던 시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쉰내가 났다.'

그런데 황당한 점은 이 애니메이션의 팬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인공에게 티아라를 벗을 것과, 스케이트를 벗을 것을 '강요'한다.
왜 티아라를 벗어야 하는가?

예뻐보이고자 하는 것이 죄악인가? 한 때 우리나라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죄악으로 간주하던 시기가 있었다. 유교적 관념에 따라 사치를 배제하던 조선시대의 이야기이다. 당시 조선정부는 검소하게 살아야 한답시고 저세율을 고수했고, 그 결과 종이 살 돈이 없어서 종이를 빨아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가 이렇게 모범(?)을 보이고 있는데도 후기 기득권 남성들은 넓은 소매의 옷을 입으며 멋을 부렸고, 집안 여성들의 치장을 엄금했다. 그리고 개화기를 거쳐 일제강점기에 등장한 신여성들은 이런 기성세대의 관념에 반발해 화장을 하고 장신구로 치장했다. 그리고 이것은 기득권 남성들의 반발을 샀다.

화장을 하지 말라고, 장신구를 착용하지 말라고 강요한 것은 누구였는가? 권위주의 세력이었다. 화장으로, 장신구로 자기애를 추구한 것은 누구였는가? 그들에 맞서 싸운 신여성들이었다.
작금의 페미니스트들은 '탈코르셋'이라는 미명 아래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기득권 남성들의 주장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만족을 위해 코르셋 한 번 쓰고 싶어하는 여성들을 폭력으로 억압하고 있다.

애초에 티아라는 교황의 삼중관이 유래이며, 하이힐은 이집트 남성 귀족들이 사용하던 사치품이라고 한다. 티아라와 하이힐이 '여성'에게 강요된 물건이라는 주장이야 말로 오히려 성편견에 사로잡힌 주장인 셈이다. 머리 짧은 여성들을 무작정 남성으로 오해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물론, '꾸밈노동'이라는 것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알바만 하더라도 여자들이 화장을 안 하면 뭐라 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는 화장의 잘못이 아니라 화장을 '강요'하는 것의 잘못이다. 스스로 좋아서, 자기완성을 위해서 화장하는 것이 터부시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화장을 하지 말 것을 '강요'하는 것이 터부시돼야 할 터이다.

히어로로서 도움이 안된다고? 이 애니메이션에 히어로로서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가? 애초에 요요랑 비파 들고 싸우는 만화에서 이런 논쟁은 무의미하다. 애초에 현실성이 없다.
굳이 현실성을 도입하자면 티아라보다 더 위험한 요소들이 더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블랙캣의 방울이다. 방울이 뭐가 위험한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남자라면 늦기전에 군대를 가고, 여자라면 최소한 런닝맨 초창기 방울 숨바꼭질이라도 챙겨보자. 이게 싫은 사람들을 위해 군무새인 필자가 설명하자면, 소리가 나는 방울은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최악의 물건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군대에서 장애물로 가장 많이 쓰는 물건이 바로 발성 장애물(방울)이다. 지뢰보다도 많이 쓸 공산이 높다. 진지에 매복한 후 적당한 곳에다가 설치한 뒤, 소리가 나면 그곳에다가 K2를 마구 쏴대면 그게 봉쇄선 유지하는거다. 만약 블랙캣이 대한민국 국군과 교전한다면 끔찍한 결과를 맞을 확률이 높다. 물론 설정상 소리가 안나게 움직일 수 있다지만, 거꾸로 말하면 작은 실수로도 치명적일 수 있는 물건을 다른 곳도 아닌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이다. 심지어 작중에서는 검은나비 잠식에 이용됐다.
레벅의 히어로슈트 역시 최악의 물건이다. 인간이 가장 눈으로 잘 식별할 수 있는 색인 빨간색 슈트를 입고 돌아다닌다. 군대에서는 육군이 아군 전투기와 의사소통하는데 빨간색을 사용한다. 즉, 비행기에서도 볼 수 있는 선명한 색이라는 것이다. 기습이나 매복 등에서 빨간색은 최악이다. 심지어 작중 레벅의 슈트는 '너무 튀어서' 호크모스에게 뒤를 밟혔고, 그 결과 마스터 푸가 희생됐다.

만약 현실성을 따지자면 레벅과 블랙캣은 피부는 갈녹검에 디지털 군복 도트무늬 슈트를 입고, 길리슈트를 입어야 한다. 스텔스 기능이 있으면 더 좋고. 무장은 M16과 방탄모를 차고, 연락도 버그폰 대신 PRC-999K로 해야한다.(오니찬에게 해킹 당한 적 있다.) 이런 만화를 보고 싶다면 그때 현실성을 따지라. 필자는 안 볼 것이다. 아니면 레벅 대신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보는 것도 추천한다.

다 양보해서 티아라 쓰고, 하이힐(그게 하이힐인지 여부는 차치하고)을 신은 게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총공'이라는 폭력적인 수단은 자제해야 한다.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폭력은 허용될 수 없다. 그것이 유일한 수단이 아닌 이상 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나폴레옹을 들 수 있다. 자다가 경찰에 잡혀가서 고문당하지 않는 것, 지나가던 검사에게 뺨을 맞고 몸수색을 당하지 않는 것 모두 나폴레옹이 법치주의와 인권을 유럽에 퍼뜨린 덕택이다. 지금 우리가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것은 나폴레옹의 공이다.
그러나 유럽에서 나폴레옹은 독재의 대명사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등장하는 독재자 돼지의 이름도 나폴레옹이다.(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돼지를 나폴레옹이라고 부르면 처벌되는 웃지 못할 법이 존재한다.) 미라큘러스에서도 나폴레옹은 앙드레 부르주아의 빌런체인 '독재자'로 풍자된다.
왜냐하면 그는 인권과 법치주의를 명분으로 독재를 하고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유럽은 10년간 대대적인 전쟁에 신음했다. 명분이 좋아도 폭력이 동원되면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좋은 예시다.
물론 트위터 총공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토마스 아스트뤽 감독은 이런 총공들에 시달린 나머지 화를 내다가 구설수에 오를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여럿이서 한 사람을 이 정도로 괴롭히는 것은 엄연한 폭력이다.
만약, 뜻이 맞는 사람들이 대표자를 추대해서 영어와 불어로 정중하고, 논리적으로 트윗을 보냈다면 감독의 답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추론해본다.

계속 닥달한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요는 다른 사람이, 캐릭터가 무엇을 입든 간에 짜증낼 필요가 없고, 다른 복장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정한 복장만 강요되는 모습이 나온다면 그 부분을 비판하면 된다. 마리네뜨가 24시간 티아라를 쓴다면, 그 때 비판하면 된다. 수많은 히어로 코스튬 중 하나가 기성세대가 말하는 '여성적인' 것이라고 짜증낼 필요 없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우선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논리적으로 반박글을 올리자. 총공이느니 하는 폭력적인 수단은 배제하고 말이다.

우리의 인생은 즐기기에도 너무 짧다.


네줄 요약
1. 코르셋도 탈코르셋도 강요하지 마라.
2. 소위 '여성적인 것'을 정의하는 것 자체가 코르셋이다.
3. 현실성 따지면 얘들 군복 입혀야 한다.
4. 총공은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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