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더 많아지고, 정보가 더 많이 공개되는 시대에서

예전같이 데이터와 정보가 부족하던 시대에 상상력과 추론에 의지해서 경제학자의 사유능력이

빛나던 시대가 점점 저물고 있다고 보인다.

통계학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정보가 많이 없는 상태에서 확률적인 판단을 해야할 때 의지하는 방법론이라

정보가 많고 여러 방면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정보기술이 발전하여 실시간으로 전국민의 지갑을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정보기술이 출현하게 되면

굳이 재정승수나, 통화정책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서 모델과 확률 테크닉을 써봐야 할까?

바로 실시간으로 나오는데. 

그리고 모델과 관련해서도 점차 변수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인간의 두뇌로 상상하기 어려운 복잡한

모델을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가장 개연성이 높은 모델로 찾을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럴 때 과연 경제학은 무엇을 할까?

물론 경제학적인 사고는 계속해서 유효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 효용을 물어볼 수 없으니 

그런 것은 경제학적 사고로 해결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 경제학자들의 천재성의 산물이었던 모델링 능력과 계량적인 추정과 검정은 예전같이

크게 대단한 능력이 될 것 같진 않다.

오히려 수학적인 모델링과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과학자들이라면 누구라도 해석할 수 있는 영역 안으로

경제학이 빨려들어갈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의 경제학은 그러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

그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최적화하고 수많은 모델을 기반으로 추정과 검정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 낸 알파고 앞에서 경제학계의 이세돌은 자신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경제학이 크게 한번 죽어야 다시 살아날 것 같기도 하다.

더 이상 경제학이라는 고유한 영역이 그렇게 커 보이지가 않는 시점이 오고야 말 것 같은 느낌이다.

결국 수학과 기술, 논리적 사고로 무장한 과학자들의 집단이 경제학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것이고,

경제학자들은 이 추세에 대비해야 한다.

논외지만, 요새 들어오는 경제학 대학원생들의 수준도 예전같지 않은 느낌이다. 좀 미안한 말이지만..

전도유망한 경제학도들은 대체 다들 어디로 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