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 돼지가 좌익 세력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고 착각할수도 있다. 사실 김일성은 인기 없었다. 당시 평양에서는 조만식이 인기를 끌었고, 김일성이 권좌에 오른건 순전히 소련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스탈린은 코민테른 내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반항하는 놈들은 쫓겨났다.)

사회민주주의자 여운형부터 알아보자. 여운형은 미리 국내의 통치조직인 건국동맹을 결성했고, 여러 인사들을 포섭해 건국준비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의 항복이 기정사실화 되자 여운형은 조선총독부와 직접 교섭했다.  (이걸로 여운형은 '친일파' 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어쨌든 해방이 되자, 그는 건국 준비 위원회 (이하 건준) 을 발족시켰다. 그러나 송진우의 동아일보계는 불참했고 안재홍의 조선일보계도 건준에 불만을 가졌다. 미 군정 실시가 다가오자, 과도 정부인 조선 인민 공화국을 선포하고 미군정과 협상을 실시하려 했으나, 미군정과의 협상은 실패했고 정치적 영향력은 추락했다.

신탁통치 오보 정국에서는 박헌영과 같이 반탁 노선을 취하다가 등을 떠밀려 찬탁 노선을 취하게 됐다. 여러 정당 대표들을 모아놓고 협상을 하려 했으나, 그것 역시 무산됐다.  (이때부터 좌익 세력의 주도권은 조선공산당의 박헌영이 가지게 된다. 뭐 최후에는 그도...)

영어도 못하는 민족주의자 김구, 빨갱이 박헌영과는 대화할수 없었던 미군정은 반탁의 주도자인 이승만을 견제하기 위해 김규식, 여운형등의 중간파를 키워 정치세력으로 만들려고 했다. 뭐 좌우합작 위원회 출범까지는 잘 됐다만 그후 내놓는 아이디어마다 박헌영 계열에서는 친미 부르주아 반동이라 욕을 먹었고, 이승만과 김구 계열에서는 빨갱이 새끼 라고 욕을 먹었다. 미군정도 나중에 통수를 쳤고. 본인이 원하지도 않던 합당을 당해  남조선로동당 초대 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나, 남로당의 주인공은 그가 아닌 박헌영이었다. 그에 반발해 백남운과 손잡고 사회로동당을 만들었으나, 이것도 망했다.  정계은퇴 이후 백남운과 박헌영 안티들과 손잡고 근로인민당을 만들었으나, 여운형이 창당 두달도 안돼 암살당하면서 몰락했다.  

근로인민당 인사들의 향방은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3대 당수 장건상은 나중에 자유당에 입당했고, 2대 당수 홍명희처럼 월북을 택한 사람도 있었다. 그냥 낙향한 사람도 있고. 

다음은 박헌영이다. 박헌영은 공산당이 1928년 12월 테제를 통해 해체하자 '재건파'를 이끌어 꾸준히 조선공산당 활동을 이어나갔다. 공산당 내에서 그한테 대적할 사람은 없었지만, 어쨌든 박헌영은 지식인 계급이었고 소련은 그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신탁통치 정국에서 박헌영은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냈고, 대부분의 좌익 세력은 그를 따라 찬탁 진영에 합류하게 된다. 미소 공동위원회 협상이 결렬되자, 1946년 7월에는 우익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여운형, 백남운과 힘을 합쳐 남조선로동당을 만들었다. 백남운은 쩌리였고, 여운형과 박헌영은 남로당 안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싸워댔다. 여운형의 위원장 사퇴 이후, 공산당의 활동은 불법화되고 박헌영은 미군정의 체포령을 받게 된다. 

총파업으로 정국을 바꿔보려 했으나, 유혈 충돌을 통제하지 못해 오히려 민심만 잃게되는 자충수가 됐다.  그 이후에는 미 군정의 체포령을 피해 월북했다. 

그 이후에는 다들 아는것처럼 38선 이남에 군을 보내면 남로당원들이 호응해 통일조국 건설이 가능할것이라는 드립을 쳐 한국전쟁을 일어나게 했고, 휴전 직후 미제 스파이의 죄목을 달고 당직에서 쫓겨나게 된다.

마지막.? 마지막에는 동료 남로당 인사들하고 같이 죽었다. 지금은 그의 시체가 어디있는지조차도 모른다. 

나머지 인물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보자. 김원봉은 임정이 결성한 한국광복군의 부사령관이었고, 해방 이후에는 사회주의 단체가 총집결한 민주주의민족전선의 지도자로 활약한다. 월북 이후 한국전쟁에 반대하기도 했으나, 막상 개전하자 전쟁 수행에 적극 협조했다. 그후에는 '중립화 통일방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1958년 숙청당했다.

조소앙은 김구의 한국독립당 요인으로, 좌우합작운동에 참가하지 않고 반탁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김구와 김규식과는 달리, 남북한 협상에 회의감을 느끼고 단정 수립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그리고 한국독립당에서 탈당, 자신만의 정당인 사회당을 만들게 된다. 사회당에 대한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진다.

( 좀 틀린 부분이 있을수도 있다. 해당 시기를 잘 아는 사람의 지적을 받으면 바로바로 수정하겠다.)

(2편은 조소앙의 사회당, 조봉암의 진보당, 제2공화국 시기의 혁신정당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