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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이야기

세무사(116.34) 2017.12.16 01:54:33
조회 346 추천 8 댓글 4
														

안녕하세요. 개봉한 라스트 제다이를 감명깊게 봐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적이려고 합니다.


라스트 제다이 자체만이 아닌 평소에 영화를 보며 하던 생각들도 다 적겠습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이미 다 아는 사실을 굳이 길게 늘여놓은 거에 불과할 거지만요.





1. 정치적 올바름(PC)


헐리웃 영화사들, 특히 디즈니는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에 정치적 올바름을 투영하고자 온갖 노력을 쏟는다.


스타워즈 씨퀄 최근작이었던 깨어난 포스도 예외는 없었다. (심지어 동물 해방까지)


아예 주인공 레이(심지어 제다이)는 여성이며, 자유의지를 지닌 최초의 스톰트루퍼 출신인 핀이 흑인인건 두말하면 잔소리에다


자주 언급되진 않지만 X윙 지휘관 포 다메론마저 히스패닉이다.


이에 신작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로즈라는 동양인 캐릭터까지 가세시킨다.


과연 잘한 일일까?


한국 영화에 한국 배우만 출연하는 게 보편적인 상황에서


백인들이 세운 헐리웃에 거의 백인들만 출연 하는 게 정의롭지 못한 걸까?


사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관대하다.


(사족을 달자면 결국 인종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는 세상이 유토피아일 것이다. 진정 이퀄리즘을 이룩해낸 사회라면, 페미니즘 운동 또한 없지 않겠는가)


동양인의 이야기를 각색하면서 모든 인물을 백인으로 세탁하는 경우만 아니면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공각 기동대나, 뮬란 실사화 배우가 확정되기 전 백인 여배우가 뮬란 역을 맡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에 대해서만 비판적이란 뜻이다.


이외 영화에서는 어느 인종이 배역을 차지하든 크게 관심은 없다.


오히려 공산주의가 인민들에 일용한 양식을 분배하듯, 각 인종에 배역을 고르게 배분하는 기계적인 정치적 올바름 추구가 거북함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런데 얼핏 보면 스타워즈가 그렇다.


다시 반복하면, 미국의 건국 신화라고 불리기 까지 하는 백인들의 세계였던 스타워즈를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선 새로운 논의가 필요해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라스트 제다이를 아우르는 주제 의식이 뒷받침 된다면 이러한 역할 배분은 성공으로 기억될 것이다.


예컨대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를 보면, 영화의 내러티브 자체가 주제의식과 잘 맞아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수미쌍관 구조의 영화일지라도 헵타포드의 비선형적인 언어를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영화에서의 수미쌍관이 더 마음에 와닿지 않겠는가?




2. 만물 포스설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포스의 개념을 확장시켰다.


루크의 가르침대로 포스는 어디든 존재한다. '포스수저'의 종식을 의미한다.


사실 이러한 설정이 라스트 제다이에서 처음으로 재정립된 것은 아니다.


다만 프리퀄 및 클래식에서 "말만" 했다면, 라스트 제다이에선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영화는 카일로 렌이 레이와의 접촉에서 그녀의 부모를 봤다는 이야기로 출생의 비밀에 관한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지만


스노크를 양단하고 "너는 천민의 자식이야"라 외치는 카일로 렌의 목소리로 그 기대를 단숨에 묵살해버린다.


카일로 렌이 진짜 레이의 부모를 보았고, 레이를 자기 수중으로 끌어들일 마음이 있었다면


거짓말까지 해가며 굳이 그런 도발을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자세한 언급을 피하여 팬들의 기대를 에피소드9로 이월시키는 안정적 방법을 택하는게 기존 거대 영화사들의 편리한 해결책 아니었던가?


따라서 레이가 천민의 자식이란 카일로 렌의 대사는 영화의 메시지다. 영화가 그렇게 단언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엔딩에 등장하는 마굿간 꼬마는 포스로 빗자루를 끌어 당긴다.


그렇게 만물 포스설의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3. 선이나 악이나


철학에서 약방의 감초인 선과 악에 대한 담론은 영화사적으로도 끝없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알다시피 기존 스타워즈는 흑백논리에 가까운 선과 악에대한 이분법만이 존재해왔다.


제다이는 선이고, 시스는 악이다.


붉은 광선검은 악이다.


공화국(저항군)은 선이며 제국군은 악이다.


영화는 자칭 골수팬들을 저버리고 기존의 틀까지 부숴가며 모험을 감행한다.


일단 루크를 절대선에서 배제해버린다.


물론 그는 멋지게 퇴장했지만, 카일로 렌과의 관계에 있어 의문점을 남긴다.


가장 멋진 악당이 되려면 우선 악의 정체성을 확립하는게 최우선과제 아니던가? (다스베이더처럼 그 정체성이 깨지는 건 최소한 확립이 된 이후부터이다.)


정체성이 너무 잘 확립되어 수치스러움마저 감안하는 헉스의 결단에 비해 카일로 렌은 너무 우유부단하다.


이는 씨퀄에서 루크와 카일로 렌이 자칭 골수팬들에게 욕을 얻어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스트 제다이의 주요 서스펜스를 담당했던 레이의 내적 갈등은 말할 것도 없다.


카지노 플롯 자체가 아쉽다는 점에는 상당 부분 공감하지만,


(초반에 언급한 동물해방 메시지와 SF 활극의 즐거움을 제공해준다는 좋은 점을 배제하더라도)

거기서 훔친 무기상의 비행선이 시사하는 점은 위의 논의와 맞닿아 있다.


클라이맥스의 붉은 소금에서 묘한 울림을 받은 관객이라면 영화의 이러한 메시지가 잘 전이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핀과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스톰트루퍼 지휘관 깡통인간은 최후를 맞이하기 전에 부서진 헬멧 너머 인간의 눈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감정없는 깡통인간이기 이전에 인간이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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