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회 초창기에는 블루존, 드랍율 같은 설정들이 일반 게임이랑 똑같았어. 공방과는 달리 초반에 파밍을 안정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안정적인 파밍을 보장하고 초반 파밍시간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설정을 실험했지. 과도기 시절 선수들의 헌신적인 실험에 힘입어 작년부터 전세계 공통으로 적용되는 SUPER가 규정되었고, 지금까지 큰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어. 이 글에서는 뉴비들을 위한 용어설명 + 고인물들도 몰랐을 법한 내용들 위주로 다룰거야. 

2. 블루존

* 용어설명

지연: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기 전에 생기는 딜레이. 페이즈 1의 90초 지연은 비행기가 뜨자마자 원이 뜨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야. 2018 PKL 하반기에는 이 지연을 없얘서 비행기가 출발하자마자 원이 뜨게 설정한 적이 있는데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다시 롤백했어. 참고로 일겜에서는 페이즈 9에도 지연이 있는데, 마지막 자기장이 늦게 뜨는 이유가 바로 이것.

대기: 다음 원이 뜬 후 자기장 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말해. 

이동: 말 그대로 원이 줄어드는 동안의 시간.

초당 피해량: 말 그대로. 참고로 배틀그라운드에는 거리 비례 대미지 라는게 있어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자기장이 더 아프다.

축소: 이전 자기장에 비해 원의 크기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의미해. 0.4는 이전 자기장 크기의 40%(반지름)라는것.

확산: 자기장 정중장에 위치할 가능성(likelihood)를 의미해. 최대 10까지 설정할 수 있고 이때는 다음 원이 무조건 자기장 정중앙으로 걸린다.

육지 비율: 다음 자기장의 중앙이 육지에 위치할 가능성을 의미해. 0.1은 10%, 0.5는 50% 이런식이야. 물론 0.5처럼 확률적인 설정은 의미가 없어서 대회에서는 페이즈 4, 8에 1(100%)라는 꽤나 강력한 설정을 하고 있어. (사녹은 페이즈 3, 7) 축소, 확산과 상호적으로 작동해서 결과적으론 육지 비율이 더 큰 쪽으로 잡힌다고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어.

완벽한 이해를 하고싶은 친구들을 위해 PGC 2019 Final M1 경기를 가져와봤어. 사진을 보고 스스로 이해해본 다음 설명을 읽어봐.

(자기장 정중앙은 흰색 점으로 표시함)

축소값이 0.6이기 때문에 반지름이 0.6배로 줄어들거야. 따라서 다음 원의 중앙은 직접 그린 주황색 원 내부에 위치할 수밖에 없지. 저 주황색 원 바깥에 중심이 위치한다면 이전 서클을 넘어버릴텐데 그럴 순 없잖아? 

육지 비율 값이 1이므로 결국 가능한 경우는 위에 노란색으로 칠한 부분밖에 없지. 저 쪼그만 부분이 걸릴 줄을 누가 알았겠어? 다시봐도 정말 미친 운이 젠지를 도와준 것 같다,

아무튼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가보자.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초반 자기장 템포를 올려 지루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초당 피해량을 늘려서 중후반 자기장 메타를 방지하고 있어. 축소에 해당하는 값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커지는것은 자기장이 튀어도 어느 정도 극복을 할 수 있게끔 의도된 부분이야. 그리고 이렇게 계속 누적된 축소값은 마지막 자기장의 크기가(일겜과 비교하면) 상당히 크게 하는 효과도 있어.

일반 게임의 블루존 설정이야. 페이즈 9에 지연 30초가 붙어있는게 보이지? 이스포츠 룰셋에서는 지연을 아에 없얘버리고 대기시간조차도 10초밖에 없어. 대신 비교적 넓은 자기장과 느린 이동속도는 클라이맥스인 극후반 전투를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이지. 이것마저 없었다면 아마 후반 한타는 정말 별볼일 없었을지도 몰라.

3. 아이템 드랍율(스폰)

고인물들도 아이템 드랍율에 대해 정확한 기전을 잘 모르는거같더라. 꽤나 복잡해서 그런지 잘못 아는 경우가 많았음.

우선 아이템 스폰 유형을 먼저 확인해야함. 스폰 유형에 따라 아래의 아이템 배율의 의미가 완전 달라지니까 주의해야해.

먼저 고정된 비율 & 조정 가능한 전체 수가 있어. 가장 기본적인 설정인데, 말 그대로 탄약의 배율을 2x로 설정하면 스폰율이 2배가 되는식이야. 나머지 두 개의 설정과 달리 다른 아이템의 스폰율에 서로 영향을 주지 않지.

두번째로 조정 가능한 비율 & 고정된 전체 수가 있어. 여기서 탄약 배율을 2x로 설정하면 스폰율이 2배가 될까? 아니, 답은 2배보다 약간 낮게 나온다는 거야. 왜 그럴까? 이는 명칭에서 답을 찾을 수 있어. 고정된 전체 수라고 했잖아. 아이템 각각의 배율을 아무리 늘리거나 줄여도 아이템 전체 양은 변하지 않는게 핵심이야. 대신 상대적인 비율을 조절할 수 있어. 

가장 단순한 예시로 아이템이 2가지만 있다고 치자. 전체 아이템 수는 100이고, 기본 배율에서 12게이지는 25, 90mm는 75만큼 나온다고 하자. 12게이지가 2x, 9mm가 1x로 설정하면 50:75이 되겠지만 전체 아이템 수는 100으로 고정이니 12게이지는 40, 90mm는 60만큼 스폰되겠지. 결국 아이템 각각의 배율은 서로 상대적이게 작용하는게 핵심이야.

마지막으로 이스포츠 룰셋에서 사용되는 조정 가능한 비율 & 조정 가능한 전체 수가 있어. 두번째 설정의 업그레이드 판인 격인데, 전체 아이템 개수의 배율을 설정할 수 있어. 이는 아이템 각각의 배율과 서로 상호작용해서 복잡하게 작용하겠지. 여러 커뮤니티에서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스폰율 배수)x(아이템 배수)를 한 값이 실제 배율이라고 아는 사람도 있더라고. 실제로는 아이템 배율이 서로 상대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사실 정확한 아이템 배율은 딱 떨어지게 말하는 방법이 없어.

규정집에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직접 글로 설명해봤어. 뉴비는 뉴비대로, 고인물들은 고인물대로 이 글을 통해 대회를 더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