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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2022 한국과학문학상 총집편

창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1 20:02:57
조회 670 추천 17 댓글 2
														



각 리뷰 링크는 여기 있으니 여기선 가볍게 평하고 넘어감



루나(서윤빈)


특별함에 대해 다룬 우주해녀 SF단편. 국뽕 서술만 넘기면 무난무난하다가 막판 반전이 좋은 충격을 줬다. 대상감은 솔직히 아니라고 생각함.



블랙박스와의 인터뷰(김혜윤)


젊작상을 위시한 겉절이 주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익숙한 주제의 변주. 딱히 SF적인 설정은 무시해도 좋다. 심사평에선 SF적 설정에도 주목했지만 이 단편이 그만큼 그 소재를 심도 있게 다뤘냐고 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함. SF를 썼다기보다는 주제를 위해 SF를 이용했다는 느낌.



옛날 옛적 판교에서는(김쿠만)


적당히 가볍고 경쾌한 소설. 서술이 AI의 독백이었다는 반전과 함께 과거에 대한 향수를 적절하게 풀어냈다. 거창한 것도 없고 심오한 것도 없어서 뒷맛이 깨끗함.



책이 된 남자(김필산)


중세 하드 SF. 중세에 뇌를 책으로 백업해 영원을 추구한다는 발상을 정말 그럴듯하게 풀어냈다. 에코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지도? 개인적으로 이게 진짜 대상감이라고 생각함. 고증, 발상, 전개, 대사, 인물, 감동,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진짜 G.O.A.T. 분량이 이중에서 제일 긴데 개꿀잼이라 노상관이었음.



신께서는 아이들을(성수나)


왜 SF인지 모르겠음. 심사위원들은 이게 SF의 외연을 더 넓혀줄 소설이래. 공감 안 됨. 애초에 이걸 이해하려면 SF로 읽으면 안 되는데 왜 SF여야 하는 거임? 본격소설처럼 읽어야 그나마 이해할 여지가 많이 생김.



후루룩 쩝쩝 맛있는(이멍)


지구인의 혈관이 외계인에게 좋은 식재료라면? 식재료로서 거래하기 이전엔 가축으로 사육 당했었다면? 이라는 발상의 소설. 발상만 좋고 이걸 끌고 가는 실력은 부족했다. 대사는 걍 안 읽는 게 좋음.



-



심사평은 심사위원들 전부 써놨는데 심사위원들도 그렇게 합치된 건 아닌 듯했다. 예심 올리던 심사위원은 본심작보다 떨어진 작품들 언급을 더 많이 하고, 다른 심사위원들 중엔 수상작 얘기만큼 떨어진 작품 얘기도 많이 하고, 또 어떤 심사위원은 수상작만 얘기하고......


근데 공통적으로 성수나 작품은 SF 논란이 있었지만 이것도 SF라고 하죠? 라고 하고, 블랙박스도 되게 좋은 소설이다~ 뭐 이러고, 또 어느 심사위원은 대놓고 SF소설은 본격소설과 다를 바 없다(구분 안 지어도 될 듯?)라고 하는 그런 면에서...... "과학문학"상이지만 사실 (사회)과학문학상은 아닌가~하는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예, 뭐, 어쩌겠어요. 심사위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심사했다는데!


와타시도 여기 투고했었단 사실을 2년 만에 심사평에서 언급된 걸 보고 깨달아서 굉장한 우연의 아이러니를 느꼈지만,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니 넘기더라도 SF문학상에서 젊작상의 향기를 되게 은근히 맡을 수 있었던 게 몬가 몬가였음.


뭐 문단 주류가 그쪽이니 그렇다고 말하면 반박할 말도 없다지만~ 뭐랄까, 장르소설이 굳이 본격소설처럼 시사적인 얘기를 해야 하고 사회와 우리네 삶에 대해 어떤 날카롭고 유의미한 지적이 있어야 하고~ 그러는 건 너무 피곤하고 폐쇄적인 시각은 또 아닌지 생각이 들거든요~ 김필산의 책이 된 남자가 나머지 다섯 작품 다 씹어먹는데도 가작따리인 걸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도 들고~


근데 진짜 김필산이 필력도 준수하고 고증도 훌륭하고 발상도 전개도 재밌게 끌고 간 몇 없는 꿀잼유잼 하드SF를 써냈으니까 가작인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고? 바꿔말하면 문단 주류 사상에 편승하지 않고 등단이든 수상이든 하려면 김필산 수준은 돼야 장려상 가작도르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솔직히 김필산의 대수학 토론 장면이란 이멍의 대사 센스 비교하면 진짜 천지차이나 다름 없어서 하는 말임...


김혜윤은 기성 작가 보는 줄 알았다고 평하는 것 역시 그건 기성작가가 실컷 우려먹은 주제를 변주한 작품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뭐 심사위원들이 그렇다니 별 수 있나 싶기도 하고?


젊작상은 애초에 그런 상이었다셈 치더라도 과학문학상은 내가 이번에 처음 접해서 그런가 여러모로 좋다! 라고 느낀 것과 이것도 젊작이랑 다를 바가 없노 싶은 게 있음. 한국이 그나마 SF소설이 먹히는 건 적어도 장르적 "재미"(중요)가 중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문단 주류 사상, 시사성 따위에 가점을 부여하면 정녕 SF소설이 재밌어질까? 하는 의문이 계속 떠나지 않는 건 나뿐?


근데 뭐 진지하게 파고들기엔 가볍게 쓰기로 했으니까 물음표는 이쯤 찍으면 된 것 같고, 수상작품집만 계속 읽는 것도 머리 아프니 당분간 수상작품집 말고 딴 거 독서하면서 쉬어야겠슴.


언젠가 2023 한국과학문학상으로 돌아옴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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