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왔던 사람? 손님들 중에 누가 뭐 두고 가기라도 했어요?

그런게 아니고 아까 왔었던 양복 입었던 사람? 그런 사람은 많았던 거 같은데...키 크고 잘생긴 사람이요? 양복 입고 키 크고 잘생긴 사람?

엥...그런 사람이......아까 저랑 얘기도 했었다구요? 얘기......? 앗......설마......프로듀서님 얘기하시는 거에요!? 저희 사무소!?

엄청 멋있었다고......우와...선배, 완전 잘못 생각하신 거에요 그거~ 프로듀서님이 얼마나 칠칠치 못한데~

어떻긴요~ 맨날 참견하고, 잔소리하고, 암튼 엄청엄청 귀찮거든요! 선배 사람 보는 눈이 없으시네~

엣, 소개시켜 달라구요? 선배 스타일이라고? 우, 우와~ 진짜 잘못 생각하시는 거라니까~! 생긴 것만 멀끔하지 진짜 빵점인데~

상관없다구요? 아, 아니! 그러니까, 맨날 밤늦게까지 일하다 꾸벅꾸벅 졸고, 밥도 못먹어서 컵라면 같은 걸로 때우고, 그래서 뭐 남는 거라도 가끔 챙겨주면 바보같이 좋아하고, 사무소에 자켓이나 겉옷도 맨날 구겨지게 걸어두고, 그래서 제가 고쳐두면 머쓱하게 웃으면서 뒷머리나 슥슥 긁고, 가끔은 진짜 아저씨같고 귀찮고, 괜찮다고 해도 맨날 현장까지 데리러 오고, 너무 늦으면 바래다 주고, 아까 전에도 오늘 쉬는 날인데 괜히 뭐하나 싶어서 보러 왔다 그러고, 쓸데없이 상냥하게 굴고......아, 암튼! 프로듀서님은 선배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니까!

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왜 그렇게 자세히 아냐구요? 하, 하아!? 가, 같이 일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알게 되는 거 뿐이거든요! 

어쨌든! 프로듀서님 완전 보이는 거랑 딴판이니까요! 에, 저 말하는 거 보니까 소개 안 시켜줘도 된다구요? 이미 선수 뺏긴 거 같다고......아, 아니라니깐요! 그런거 진짜진짜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