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TF에 대해 좀 딥하게 검색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인간은 청취 각도에 따라 소리를 다른 응답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청감상의 느낌도 달라지게 됨

이 중에서 눈에 띄게 달라지는 영역이 바로 방향감, 위치감, 공간감

스피커를 어떤 각도에 놓느냐에 따라 해당 요소들의 청감적인 영향이 유의미하게 달라짐

보통 위치감은 전체적인 HRTF와 양이누화(Inter-aural Crosstalk) 영향을 많이 받고,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바이노럴 시스템 & 음원에서 제일 잘 표현되는 부분이기도 함

근데 얘는 청각적인 벡터 메커니즘이 상당히 복잡하고, 통상적인 청취환경에서는 제대로 재현이 어려우니까 패스

멀티채널에서 중요시 여기는 방향감은 흔히 말하는 멀티채널 레이아웃의 각도 (0도 센터, 20~30도 프론트, 90~100도 서라운드, 135~150도 리어 등등)에서 잘 표현됨

수직으로는 바로 머리 위쪽에 설치하거나 (Auro) 그 주변에 설치하는 (Atmos) 경우가 많지

이 부분에 스피커를 놓았을 때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 방향감을 잘 표현하고, 느낄 수 있음 (비교적 다른 각도에 비해서)

근데 이 부분은 공간감을 최대화시켜주는 각도는 아님

공간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각도는 방향감의 각도 그 사이 어딘가... 상당히 어정쩡한 위치에 포진되어 있음

각도로 따지면 50~130도의 어딘가에 있고, 멀티채널 레이아웃으로 따지면 FWL, FWR, SWBL, SWBR 위치라고 할 수 있지

거기다 공간감은 수평면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수직 영역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 각도에 높이만 높여서 Height Channel 영향까지 얹을 수 있음 (Atmos나 Auro 3D의 각도는 수직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방향감 극대화에 포커싱)

공통점은 Hass Effect가 제일 활발하게 작동하는 지점이라는 것

멀티채널 각도로 배치하고 Haas Effect를 유도해봤자 '소리가 그쪽으로 이동한다' 라는 느낌이 나지 '소리가 그쪽으로 퍼진다' 라는 느낌은 안 드는데

60, 120도 각도 부근에 놓고 테스트하면 프론트에서 나는 소리는 명확하게 느끼면서도 옆쪽에서도 소리가 들려온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음

통상적인 멀티채널 레이아웃의 각도처럼 Localization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므로 영화나 게임에서는 그다지 큰 체감을 하기는 어렵지만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Envelopement, Soundstage, Reverberation 등이 중요시되는 음감 영역에서는 확실히 도움된다고 할 수 있지

다만 방향감은 반사음이 많은 환경에서도 소리의 방향 정보만을 알려주면 그만이므로 반사음 다 씹고 흡음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인식할 수 있는데

공간감은 모든 반사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반사음 스피커가 만든 '가상 반사음'이 아닌 타 스피커가 만든 '물리적인 반사음'이 존재하면 효과가 급격히 반감됨

그래서 강지향성 스피커를 쓰거나, 흡음을 잘 해주고 반사음 스피커의 반사음만 분산을 시켜주는 등 좀 더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하지

결국 멀티채널을 피해 음악만 들으려고 선택한 길임에도 쉽게 가는건 어렵다는 뜻... ㅠ

암튼 정리하자면 방향감, 공간감은 서로 상통하는 영역이긴 해도 좀 더 주도적인 각도가 정해져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멀티채널의 배치는 '그쪽 방향에서 소리가 난다!'를 제일 잘 느낄 수 있게 해주고

반사음 스피커의 배치는 '그쪽 방향이 소리로 채워져있다!'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멀티채널 업믹싱하면 당연히 소리가 그쪽에서 나고, 초기반사랑 잔향 퍼트려서 씌워주니 확장된 공간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제한된 각도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7.2.4 레이아웃에서는 쬐끔 한계가 있다

그러니 반사음 스피커 각도에도 놓는 16채널, 24채널, 32채널 리시버 쓰면 해소됨 ㅋㅋ

어차피 음감에서는 방향감보다는 공간감이 중요하니 많은 예산을 들여 멀티채널 투자를 하지 않고, 음감의 만족감을 최대로 높힐 수 있도록 업믹스 채널만을 추가로 붙이는게 반사음 스피커 시스템의 목표라고 보면 될듯

뇌피셜이니까 틀린 내용이면 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