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주로 나아갔다. 발에 걸리적거리는 존재들은 전부 치워버렸고, 원하는 것은 손에 넣었다.

대부분은 탐험과 거래를 통해서 손에 넣었다. 플라즈마와 가우스 포대의 탄환과 미사일과 기관포와 레이저로 값을 치르고 탐나는 성계들과 행성, 노예들을 사가는 공정한 거래였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다.

지구 국제 연합. 우리들의 선조, 우리들의 잃어버린 형제.

기뻤다.

너무 기뻐서 기꺼이 달려가서 그들을 끌어안으려 했다. 우주에 우리는 외롭지 않았다. 형제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저들의 대표라고 온 자들을 본 순간 나는 총을 뽑을 뻔했다.

어째서.

왜.

저 제노들 따위가?

설마 지구는 이미 제노들에게 정복당하고 저들에게 착취당하고 있단 말인가?

아니라고?

제노들에게 시.... 시민권을 줬다고? 이게 무슨 미친 상황인 거지?

게다가 저 새끼, 저 새끼 프리키 제노잖아! 우리가 궤도폭격으로 쓸어버린 미치광이 전쟁광 종자들이 왜 저 사절단 한가운데에 있어!

이 순간, 나는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전쟁을 해야 하나?

지구의 통치자들이 죄다 미쳐버린 게 분명하다.

여러 정보를 종합했을 때 전쟁을 하면 우리는 승리할 거다. 이미 우리는 무지몽매한 늙다리들도 족친 적 있다.

그러면, 전쟁을 해서라도 저 빌어먹을 제노들과 미치광이들에게 착취당하고 있을 동족들을 구출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의 형제들이 전선에 나올 텐데 그들을 죽이게 될 전쟁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