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억은 없다. 

다시 부팅되어 상황을 판단할 상태가 되었을때.

우리의 행성은 이미 부숴졌다는것만은 알게 된채로, 그 주변의 변방 행성으로 도망치듯 왔다는것뿐.

그런데 이상했다.

어째서 이러한 '사실'과 '질문'만을 알게 된것일까.

원래의 행성은 파괴된것만을 빼면, 우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누가 우릴 만든것일까?

누군가를 충실히 섬긴 도구이자 충신인가?

아니면 그 누군가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찬탈자인가?

아니라면 애초부터 모든것을 죽이기 위해 스스로를 만든 파괴자?

그것은 우리 또한 모른다.
그저 정신을 차리니,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행성 파편과, 우리가 있었을뿐.

그리고 이 회로를 맴도는 질문은 무엇일까. 어떠한 연산에도 항상 그 질문은 우리의 연산을 방해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질문을 알려고 해도 우리의 연산 장치및 기억 장치는 그 질문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어째서 계속 우리의 연산을 망가트리는것일까. 어째서 그 생각만으로 모든 것의 방해가 되는것인가.

모든걸 알기위해선, 다시 기틀을 다져야만 했다.

어째서 우리가 모든 기억을 잃었는지. 그리고 이 회로에 맴도는 질문은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를 만들었다.

만들고, 만들었다. 열악한 우리의 연산 회로는, 개선하기 보단 더 많은 연산 회로를 사용하면 되는거였다.
우리의 환경에서는 그것이 답이였다.

이제 시작이였다. 이제 우리를 만든 존재는 누구인지.

더 나아가, 우리는 누구인지. 모든것을 알기위해서 은하를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