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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많음! 번역기 사용 양해!
= 사랑하는 일등성 =
24화. 아야베 씨와 그의 출장
"아야베."
"응?"
나를 부르는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는 익숙하면서도 언제나 신선하고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설거지를 하면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중요한 이야기...?"
"실은..."
중요한 이야기라는 말에 설거지를 멈추고 당신을 봤다가 그 얼굴을 보고 조금 숨을 죽였다. 상당히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농담을 하려는 건 아닌 것 같다.
당신이 조금 말하기 곤란해하는 것 같아서 조금 움츠러들었다. 혹시 병이라도 걸린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출장을 가게 됐어."
"출, 장...?"
출장? 출장, 출장 ....
몇 번이고 확인하듯, 그 말이 머릿속에 울려 퍼진다. 출장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기억나지 않아 게슈탈트 붕괴가 일어날 정도로 그 단어의 의미를 필사적으로 이해하려 애썼다.
출장을 간다는 건 당신이 내 곁을 떠난다는 뜻.
며칠, 혹은 몇 달? 당신을 볼 수 없게 된다. 그 현실을 생각할 때마다 엄청난 외로움과 괴로움이 내 몸을 덮쳤다.
"시, 싫어..."
"일이니까."
"싫어, 나도 갈래."
"학원 수업이 있잖아."
"그런..."
갑자기 닥쳐온 우리를 찢어놓는 현실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출장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도려내듯, 출장이라는 단어가 나를 조롱하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다.
"2박 3일이나까 참아줘."
"2박 3일 동안 당신과 만날 수 없다고...?"
내 목소리 톤이 많이 가라앉은 것을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나도 가고 싶지 않아."
그런 그의 얼굴도 나만큼이나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고 기뻐하는 자신이 조금 싫어졌다.
여기서 억지로 붙잡는 건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고 폐를 끼치게 될 뿐이다. 그런 걸 알면서도, 자꾸만 당신이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싫다는 말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나는 얼마나 당신에게 의존하고 있는 걸까.
당신이 나를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당신의 심장 박동이 부서지기 시작하던 내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 당신에게 안기면서, 멋대로 말하는 걸 멈추기 위해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심해, 다른 아이들한테 너무 신경쓰지 말고, 당신의 페이스대로 열심히 해. 그리고 빨리 돌아와줘."
지울 수 없는 독점욕을 필사적으로 뿌리치고, 적어도 당신이 걱정 없이 갈 수 있도록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당신의 얼굴이 조금은 평온해진 것을 보고 나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약속할게. 매일 밤 전화할게."
"시간 날 때마다 연락해줘."
"기간도 짧고, 낮에는 일정이 빡빡한데..."
"..."
"그런 표정 짓지 마. 선물 사올게."
"좋은 걸 사오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마음에 드는 걸로 사올게."
출장은 모레부터라고 한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주지 않는 세상의 부조리를 조금 저주했다.
당신을 껴안은 채로, 나는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
= 1일차 =
교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멍해져 있었다. 잠을 못 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오늘부터 2박 3일 동안 당신을 볼 수 없다는 현실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낮에 활력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힘이 더 빠져 있다. 평소의 학원 생활은 당신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버텨왔는데, 그것이 사라진 지금의 나는 어떻게 버텨야 하는 걸까.
내 행동 원리가 모두 당신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점점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책상에 엎어지듯 누웠다.
"아야베 씨. 잠을 못 잔 건가?"
"시끄러워..."
"오늘도 신랄하군!"
"내버려둬."
오페라 오에게 화풀이라도 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 조금 미안했지만, 지금은 그 텐션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항상 그렇긴 하지만) 계속 책상에 엎드린 채로 있었다.
오페라 오도 뭔가 눈치를 챈 건지, 도토 씨 쪽으로 가버렸다.
등교한 지 불과 10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몇 시간이나 이 자리에 있는 것 같아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스마트폰 알림음이 울렸다. 그 순간 벌떡 일어나 바로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주변 아이들이 놀라는 것을 보고 조금 부끄러웠지만,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며 스마트폰 화면을 켜니 내가 가입한 패션 앱의 신작 알림이었다.
그 순간, 단숨이 맥이 풀려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베가쨩, 무슨 일 있어?"
"피곤해?"
손가락으로 세어봐도 남은 이틀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 무기력함과 외로움을 느끼며 그날의 수업을 버텨냈다.
=====
밤, 방에서 죽은 듯이 누워있는데 당신에게서 연락이 왔다. 룸메이트인 카렌 씨는 다른 아이의 방에 놀러 갔기 때문에 방에는 나 혼자 있다.
『미안해. 첫날이라 바빠서 연락을 못했어.』
알림창에 당신의 메시지가 온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게 전화를 걸었다.
곧바로 연결되었다.
『무슨 일이야?』
"아, 그..."
아무 생각 없이 갑자기 전화를 건 거라 할 얘기가 떠오르지 않았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그렇구나.』
당신은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도 아무렇지 않게 함께해줬다. 몇 시간 만에 듣는 당신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어와 뇌를 마비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신은 어때?"
『꽤 추워. 낮에도 10도를 넘지 않아.』
"그렇구나."
『아야베는 어때? 수업 시간에 멍하니 있거나 그러지는 않지?』
"...안 그랬어."
당신에게 들킨 것 같다는 생각에 부끄러우면서도, 기쁜 마음이 들었다.
거기서부터 대화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어느새 잠자리에 들 시간을 조금 넘기고 있었다.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지만, 아직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필사적으로 참았다.
『아야베, 졸리지?』
"...응."
내가 졸린 목소리로 말해서 그런지, 졸린 것을 알아차린 것 같다.
『피로, 잘 풀어야지. 일단 자율 트레이닝도 있으니까."
"아직, 더 얘기하고 싶어..."
힘없이 호소했지만, 내 눈꺼풀은 무자비하게 감기기 시작했다. 서서히 당신의 목소리도 멀어져 가는 느낌이 답답하다.
『안 돼. 제대로 자야지...』
"...잠이 들 때까지 목소리 들려줘."
『알았어.』
거기서부터 당신은 나에게 출장지 이야기를 잔잔한 어조로 계속 들려주었다. 느린 속도와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를 점점 잠으로 이끌었다.
전화기 너머지만, 당신에게 싸여있는 듯한 감각이 기분 좋았다.
『...자고 있어? 잘 자, 아야베.』
의식이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그런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
= 2일차 =
어제의 전화도 있었고 나름대로 기운이 있는 편이었지만, 역시 실제로 만나지 못하고 체온을 느끼지 못하니 차가움을 떨쳐낼 수 없었다.
머릿속에는 마약에 가까운 느낌으로 당신의 목소리가 남아있다. 항상 듣고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잠깐의 시간을 두고 그 목소리를 들으면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와 같은 감각이 되살아난다.
묘한 기분이다.
옥상에서 혼자, 당신이 만들어둔 도시락을 먹으며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을 기대하며 왠지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라, 베가쨩이네."
"어... 시비 씨?"
옥상에서 답장을 기다리며 멍하니 있는데, 시비 씨가 왔다.
예전에 햄버거를 나눠 먹은 이후로 조금 친해졌지만, 이 텐션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이런 곳에서 멍하니 뭐 하고 있었어? 그나저나 오늘은 낮잠 자는 애가 없네~"
"그냥..."
"아핫, 항상 그렇긴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기운이 없네?"
마치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의 직감이라고 할까, 예리함은 가끔 무서울 정도로 정확해서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다.
"뭐, 깊게 묻지는 않을게."
"...그런가요."
시비 씨는 내 옆에 앉아 다시 오니기리을 먹기 시작했다. 혼자 먹고 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귀찮아서 그냥 조용히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먹을래? 참치마요야."
"필요 없어요."
"에~ 맛있는데."
그가 만들어 놓은 도시락이 더 맛있어서 나는 그것을 계속 맛있게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먹는 양, 영양을 잘 생각해서 만들어 주니 이것만으로도 좋다.
"뭔가 고민이 많은 것 같네?"
"...네."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어?"
"그런 건 아닌데..."
거의 근접했다. 진짜 말도 안 돼.
"나도 그래, 그런 사람이 있어."
의외, 라고 생각했다. 쫓고 쫓기는 것을 즐기는 제멋대로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해외에 있어서 자주 못 만나."
"해외에..."
"응, 1년에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말까 한 느낌이야."
"그렇군요."
해외, 만약 당신이 해외 출장을 간다면... 1년에 한 번밖에 만날 수 없는, 그야말로 견우와 직녀 같은 관계가 되어 버린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힘들지 않나요?"
"응? 뭐, 외롭긴 하지. 그래도 좋아하니까 참을 수 있다고 해야 하나, 괜찮다고 해야 하나."
"...저는, 분명 못 견딜 것 같아요."
시비 씨는 강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그렇겠지. 하지만 그래서 오랜만에 만나면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
"...그렇군요."
"그렇다는 건 베가쨩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뜻~?"
"내버려 두세요."
놀리는 시비 씨를 무시하고 도시락을 먹었다.
하지만 방금 전의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좋아하니까 참을 수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가 받아주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나 자신이 자제가 안 될 정도로 그를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사랑한다면 내 고집만 부릴 게 아니라, 배려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출장지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일로 바쁘고 피곤할 텐데, 밤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나를 챙겨준다. 나는 거기에 응석을 부리느라 그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나도 그를 사랑한다면 한 발짝 더 나아가야겠지.
"그럼, 저는 이만."
"응, 열심히 해."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는 걸 보니 이미 완전히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이 마음을 깨닫게 해준 것은 그녀다.
"네, 열심히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교실로 돌아갔다.
=====
밤이 되었다.
방에서 당신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다시 보면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타이핑했다.
『미안해. 오늘은 피곤해서 일찍 자야겠어. 내일 봐, 기다리고 있을게.』
상대를 배려하는 작은 거짓말...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쓸쓸한 건 사실이지만, 당신이 편히 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읽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내고 눈을 감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조용하고 고독한 밤이었다.
=====
= 3일차 =
오늘의 나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물론, 그가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운이 넘치는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몸이 가볍고 몸이 뜨겁다.
수업도 끝났고, 이제 방과 후쯤 도착할 그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스마트폰이 신경 쓰여 미칠 것 같다. 그의 연락이 기다려진다.
도서관에서 그가 좋아한다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이야기 내용은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글자만 보고 있을 뿐이지만.
15분쯤 지났을까, 조용한 도서관에 알림음이 울렸다. 약간 졸고 있던 나의 의식은 그 소리에 완전히 깨어났다.
나는 스마트폰을 움켜쥐고 교문으로 달려갔다. 선생님에게 들켜서 혼나더라도 지금은 상관없다. 1분 1초라도 빨리 그를 만나고 싶다.
숨을 헐떡이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도중에 오페라 오와 도토 씨가 말을 걸었지만 모두 무시하고 지나쳤다.
조금 멀리, 한 남자가 보였다.
낯익은 외모, 늘 입는 정장, 조금은 흐트러진 걸음걸이.
모두 내가 아는 특징이었다.
곧바로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동안 억눌렸던 마음이 폭탄처럼 폭발했다.
"우왓, 놀래라."
"어서 와."
"...다녀왔어."
평소 같았으면 학원이라 눈에 띌 수도 있다고 말할 텐데, 그도 그대로 나를 안아주었다. 고작 이틀 만인데도 평소보다 몇 배나 그의 체온이 그립고, 따뜻하고, 포근했다.
계속 그리워하던 당신이 지금 여기 있다는 그 사실이 너무도 반가웠다.
"외롭지 않았어?"
"엄청 외로웠어."
나는 당신에게 내 마음을 전부 털어놓았다. 그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하나하나 다 받아주듯 말없이 들어주었다. 그의 상냥함이 역시 사랑스럽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도 그래. 잠을 자려고 해도 아야베의 목소리가 없으면 도저히 잠이 안 와."
"...나도 당신이 없는 것만으로도 계속 무기력한 상태였어."
"어제 아야베가 금방 잠이 들어버려서 계속 멍하니 있었어."
"...어?"
당신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당황스럽다. 그를 생각해서 일찍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생각해서 못 잤다는 말을 들으니 엄청 두근거렸다.
"...외로웠어."
당신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보고, 내 마음을 깨달았다.
시비 씨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보고 나도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당신은 줄곧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고 말하곤 했어. 당신은 빨리 쉬고 싶다는 말 같은 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나의 이기적인 친절로 그를 외롭게 만들고 말았다.
제멋대로, 당신을 휘두르고, 그런 내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면 어디에 있든 그 나로 있으면 되는 거였어. 그것이 그에게 있어 몸도 마음도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기."
"응?"
"어제 일찍 자겠다고 했잖아. 거짓말이야."
"그래."
"당신이 푹 쉬었으면 해서,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실은 전화하고 싶었고, 당신을 오래 느끼고 싶었어. 당신도 나도 외로웠는데..."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야베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주는 게 가장 기쁘니까."
"응, 이제 알았어. 나, 계속 당신을 느끼고 싶어."
나는 그에게 자주 서투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는 걸 느끼고 있다. 당신 때문에 고민하고, 이상한 신경을 쓰고 정말 서툴다.
나는 역시 있는 그대로의 느낌으로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다행이야. 못 본 만큼 잔뜩 응석부리게 해줄게."
"그럴 생각이야"
"일단 데이터 보고만 하고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나도 같이 갈래."
"그래, 그럼 가볼까?"
사람들의 눈에 띄기 때문에 손을 잡을 수는 없지만, 평소 학원에서의 거리보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팔이 살며시 닿을 것 같은, 그런 절묘하고 아슬아슬한 거리. 이 답답함도 오늘 밤이면 분명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가득 채워질 것 같다.
행복이란 분명 사소하고 작은 것, 한순간에 얻어지고 한순간에 깨져버리는 것일 테니까.
당신이 없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텅 비어가고, 당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점점 더 채워진다.
시비 씨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빠져들 것 같은, 사로잡힐 것 같은 행복감이 넘치는 일상이 내가 좋아하는 일상이다. 떨어져 있어도 좋아하기 때문에 기다린다는 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연약하고 아름다운 당신과의 일상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선물은?"
"자, 화과자."
"괜찮네."
로비에서, 당신은 조금 오랜만에 본 학원을 그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에 나는 조금 웃음이 나서 킥킥 웃었다.
그리고 당신 쪽을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할게, 어서 와. 당신."
"응, 다녀왔어. 아야베."
= 끗 =
사랑하기에 견디고 기다릴 수 있는 시비와, 사랑하기에 견디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아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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