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ㅇ 17군번 아저씨임

일단 난 해안부대 출신은 아님

보직은 알려줄 수 없고, 파견을 자주 다니는 전투병과로서 32사단 지역 내 부대를 몇몇 돌아다녀봤음

일단 우리부대는 구막사 이긴한데 100% 1층 침대 보급된데다가 에어컨, KT기가 인터넷 TV, 무려 공기청정기까지 있는 생활관임

내가 있을때는 금방이라도 다른부대랑 통폐합 될 것 같던 분위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장비나 생활여건면에서 지원을 째깍째깍 받았던걸로 기억함

덕분에 군생활 편하게 했지

내 2년이 달린 운명은 신교대에서 갈렸어

신교대 거의 수료 할 무렵에 타 부대에서 모집을 와

우리는 ㅅㅂ 장애인들만 모아놓은 중대라 그런지 어디서 지원하라고 모집관들이 거의 안왔음

해봤자 훈련기간 중에 조교나 군악대 지원받는다고 한두번 공지나 나왔을 뿐이지

그 와중에 유일하게 따로 사람이 찾아와서 모집 나온데가 해안부대였음

난 원래 해안부대를 가고 싶었어

어렸을때 부모님이랑 서천 쪽 바다 여행갔을때

해안 순찰중인 군인들을 본적이 있는데 너무 멋진거야

마침 자대가 32사단이고 평소에 내 기억에 남은 군인들의 모습을 동경해와서

해안부대 지원을 하기로 결심하고 면접에 나갔어

면접엔 10~20명 정도 모였더라

다 모이고나서 면접관이 해안부대를 가면 받는 혜택 같은 걸 처음에 알려주는데

휴가 몇 일 더 주고 또 월급을 더 받나? 그런식이었어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네

그 다음에 해안부대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말해주는데

여기서 지원 철회하고 싶으면 나가도 된다고 면접도중에 한 3번정도 기회를 줬더니

거의 다 나가고 나 포함해서 한 4~5명 남았음

남은 사람들은 포상이나 해안부대원으로서의 긍지와 명예를 위해 지원하고자 모인 사람들이었어

이것저것 물어보는 도중에 지원 받는 부대가 어딘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98이더라

원래 97로 생각하고 지원한거였는데

나중에 또 오겠지 하고 그날 최종 면접에서 지원 철회했어

결국 훈련기간 막바지 병과 지원주까지 97에서 면접이 안와서 TOD 지원했다가 한번 떨어지고

지금의 병과로 다시 지원해서 쭉 군생활 했음

정말 거기 사람 다좋고 생활여건도 내가 군대를 온건지 캠프를 온건지 모를 정도로 너무 잘 되있어서 만족스러운 군생활을 하던 중에

18년도에 일병 쯤되서 마침 우리 부대가 해안부대로 파견을 가게 되었음

해안은 과연 어떤 곳일까ㅎㅎ

선임들은 창문만 열면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고

내 동기도 거기가 자대라 오랫만에 반가운 동기 만날 생각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서

해안부대에 도착했어

파견나온 우리부대 인원들은 막사 뒤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가건물에 들어갔어

엄청 큰 방같은 곳인데 안에 하나뿐이지만 화장실도 있고 냉난방도 되고 괜찮았어

원래 우리부대는 몇명씩 생활관 별로 분대가 나눠져서 생활하다 보니 같은 분대가 아니면 같이 못자는데

거긴 그냥 방이라 평소에 친한 선후임끼리 같이 잘 수 있어서 오히려 좋더라..

물론 잠깐이니까ㅋ

우선 개인 짐 다풀고

훈련목적으로 파견 간거라 바로 지통실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세팅하던 중에 동기를 만났음

그 쉑은 상근이라 퇴근보고 하려고 지통실 들어왔다가 서로 마주쳤는데

서로 자대간 이후로 페메만 하다가 처음 만난거라 존나 반갑더라

잠깐 수다 떨다가 화장실 가려고 동기를 따라 가게됐어

복도에서 걷는 중에 생활관이 보이길래 힐끗 봤는데

일단 침상형 생활관이었고

이건 진짜 아니다 싶을 정도로 사람을 욱여넣은 모습이었어

훈련소때보다 사람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사람한테 할 소린 아니지만 바글바글하더라

옛날 90년대 생활관을 보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아

그때 거기 모습에 충격받아서 해안에 갖고 있던 환상 기대 다 사라져버리고

내 자대가 해안이 아니라서 다행이란 생각 밖에 안들더라

그래도 피엑스 헬스장 싸지방 있을 건 다 있긴해.. 크기가 좀 작긴 하지만ㅠ

이후로도 몇번 더 파견 다녀왔고

그냥 바다구경 하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어..

경치 좋고 휴가, 돈 더 준다고 해도 거기서 생활은 못하겠더라

덤으로 TOD 분위기도 짧게 얘기하자면

일단 TOD는 영상 감시병이야

감시장비를 설치 및 유지/보수하거나 CCTV 보면서 책임구역 해안을 감시하는 그런 일인데

생활 여건은 나쁘지 않아

우리 부대처럼 침대 생활관에 적은 인원으로 생활하고

일과 시간엔 자리에 앉아서 감시만 하고 따로 나가서 하는 훈련은 없대

근무 시간에 따라서 밤낮이 바뀔수도 있다는 점 제외하곤 개인 여가시간도 많은 것 같아서 좋아보였어

근데 근무가 좀 빡세

보통 다른 전투병과는 훈련을 하지만

거긴 훈련이 없는 대신에 24시간이 실전이야

얼마전에 중국인 보트 밀입국 사건때 엄청 난리났었지?

걔네가 간첩이었음 엄청 위험한 상황이었어

이렇게 경계가 뚫리면 제일 먼저 털리는 곳이 일선의 경계 책임 부대들이야

작년인가 강원도에 북한 목선 들어온거 못잡아서 해당부대 털리는 바람에

그때 TOD병 한명이 자살했던걸로 기억해

그래서 그런지 근무서는 모습이 정말 살벌했어

고함치고 소리지르고

두 명은 근무서다 동료랑 싸워서 간부한테 뒤지게 혼나고 있고 (그렇다고 때리진 않음 말로 한시간 갈구더라)

여튼 내 눈엔 그렇게 보였음

이렇다고 너무 겁먹진 말고

시키는 것만 잘해도 반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