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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생삼세 보리겁 번외 (침상서 스포)

(119.199) 2017.07.12 13:17:19
조회 31663 추천 43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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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일반적으로 만약 어떤 중병에 걸려 누워있는 사람이 갑자기 되살아나 팔팔해졌다면 나는 그녀의 친구로서 자기 본지의 특산품을 들고 방문하여 자신의 기쁨과 위로를 표현할 것이다. 그래서 구중천상이 보내온, 내 손에 든 금박 쪽지에 동화의 "귀한 선물을 챙겨 와라"라는 필체를 보자 받아들이지 못했다.

 

물론 봉행이 내게 일깨워줬다. 나는 침대에서 십수 만년 동안 사경을 헤맨 게 아니라 십수 만년 동안 땅에 묻혀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내가 죽었다고 여겼기에 결과적으로 내가 아직도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나도 내가 어떻게 깨어난 것인지 알지 못했다. 아마도 하늘은 내가 일으킨 재앙이 사해팔황의 재앙으로 충분하지 않았다고 여기나 보다.


나는 다시 초청장을 꼼꼼히 살펴보고 동화는 내가 어두컴컴한 관속에서 원기를 회복하고 이제 막 깨어나자 일각도 지체하지 않고 만월(滿月. 중국은 출생 후 만 한달이 되면 축하함)의 아들로 내 금품을 갈취하려는 것이라 여겼다. 정말 의리가 없다.

 

내가 봉행에게 물었다.

"내가 십수 만년을 자고 있는 동안 너희들이 내 재산을 쓸데없이 탕진하진 않았겠지? 아직 내세울 만한 게 있는지 나 대신 찾아봐라."

 

봉행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나를 보며 말했다.

"조종, 동화제군의 초청장에 응해 구중천에 가시려고요?"

 

나는 그가 심히 놀란 꼴을 보고 이 아이가 십수만 년 동안 유일하게 냉정을 배우지 못했다고 여겼다. 내가 그를 달래며 말했다.

"동화가 비열하게도 이렇게 내 재보를 가로채려는 속을 빤히 보이지만 어쨌든 여전히 나를 생각해주고 있어. 이 사해팔황에서 나를 기억하는 이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봐라. 이리 생각하면 내가 가는 게 당연하지."

 

나는 턱을 매만지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리고 동화가 독신 생활을 마치게 한 역사적인 아가씨가 얼마나 용맹한 미인인지 보고 싶구나. 내가 오랫동안 잠드는 바람에 많은 경사를 놓쳤으니 이번엔 놓친다면 하늘이 나를 깨어나게 한 것을 저버리게 되겠지." 

 

뜻밖에도 장군인 사병은 훌륭한 경리가 아니라는 게 증명되었다.

 

나는 한 층의 얇은 금박으로 된 큰 깔때기를 보자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내가 십수 만년 동안 죽어 있긴 했지만 내가 죽었을 때 이 깔때기가 가득 차있었는데..."

 

봉행은 내 안색이 나쁜 걸 보자 전전긍긍하며 말했다.

"요 몇 년 동안 그, 마족이 천재지변을 많이 겪어서 재해를 막고 구제하느라... 조종께서도 아시지만 우리 마족이 워낙 나태해서 이런 일에 자산을 기부하는 걸 꺼리잖습니까. 그래서 조종의 재산을..." 

 

나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원래 상징으로 여기고는 내가 살아있을 때 나를 일족의 대표로 만들었는데 내가 죽으니 내 재산을 몰수했다.

 

형편없이 적은 사금을 보다가 봉행이 창피해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자 그를 달랬다.

"내가 그때 갑작스럽게 죽는 바람에 유언을 남기지도 못했지. 너희들이 그런 것도 이해한다. 그 많은 금이 거기에 꼼짝도 않고 놓였으니 참기 힘들었겠지. 하지만 동화 아들의 만월례에 가져갈만한 게 없어 씁쓸하구나."

 

내가 구중천에 가길 바라지 않는 봉행의 제안에 근거하면, 이 단순한 아기의 눈과 마음엔 천족은 뭔가 좋은 놈들이 아니었다. 그는 조종께서 깨어나신 바니 다시는 그곳에 가지 마시라고 하였다. 지금은 예물도 준비할 방법이 없는 데다 그가 매일 내 귓가에 동화의 초청을 거절하라고 쫑알거리자 차리리 몇 년 동안 관짝을 닫는 게 낫겠다 싶었다.

 

나는 정말로 동화의 부인이 어떤 모습인지 보고 싶었는데 당초에 내가 깨어나자마자 제일 처음 반응한 일이 이 늙은이가 시집가지 못한 것이었다. 그 후 생각났는데 어차피 동화도 억만 년 동안 독신이고 나보다 나이가 더 많으니 나는 창피스러운 것이라 할 수 없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봉행이 내게 동화가 이미 혼인했고 신부는 겨우 3만 살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또 사해팔황에서 독신인 신선 중 가장 연장자가 되었다. 경멸스러운 동화 이 늙은 소가 어린 풀잎을 먹었으니 이 어린 풀잎은 치가 떨리게 하는 동시에 나는 그 부인을 몹시 숭배하게 되었다. 동화의 주먹은 일반인이 견딜 수 있는 게 아니다. 

 

봉행이 나를 일깨웠다.

"조종, 동화제군이 장가든 부인은 싸움 상대가 아닙니다."

 

나는 한참동안 생각했다. 예물이 이렇게 문제가 될 줄이야. 사실 귀중하든 귀중하지 않든 마찬가지고, 실용적이든 실용적이지 않든 마찬가지다. 동화에겐 부족함 없는 보물이어야 마땅할 텐데 어떤 진기한 보배를 보내기보다는 차라리 그 부인에게 예전에 그가 받아서 내가 그곳에 보관해둔 연서를 보낸다면 이는 비교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는 초청장을 쥔 채 하늘을 바라보았다. 동화, 네가 먼저 모질게 굴었으니 내가 의롭지 못한 걸 탓하지 마라. 






연재된 건 이걸로 끝. 근데 곤곤이가 200살인데 만월이라니 둘째 생겼나?


그리고 찻집에서 당칠이 보리겁 뒷내용 썰풀었다길래 찾아봤는데 또 팬픽이더라 서치하느라 헛수고했어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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