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SS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인피니트 덴드로그램 11권을 읽은 후 읽어주세요.

2045년 3월 21일·왕국모처

이른 아침의 황야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달리고 있었다.

기계황국 드라이프를 제외하면 판타지인 세계에서 달리는 그 오토바이는, 그러나 기계가 아니었다.

그 오토바이는 헤르모드라는 이름의 오토바이 형태의 〈엠브리오〉였다.

헤르모드를 운전하고 있는 것은 풀 페이스 헬멧……가면(마스크)을 쓴 남자.

그것도 한때 특촬 히어로 같은 디자인의 마스크였다.

그의 이름은 마스크드 라이저.

왕국 결투 랭킹 제6위이며 ‘가면기병’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졌다.

그날 라이저는 데스 페널티가 끝나자마자 로그인했다.

프랭클린이 일으킨 기데온의 테러 사건. 그는 그것에 맞섰고 그 와중에 데스 페널티가 되었던 것이다.

사건이 끝나고 데스 페널티가 끝났을 때 그는 먼저 어떤 곳으로 헤르모드를 몰았다.

향하는 곳은 그의 홈타운인 기데온이 아니라 그것보다 북쪽에 있는 어떤 마을.

아니……마을이었던 장소다,

이윽고 그가 도착한 곳은 쓸쓸한 분위기의 탁 트인 땅이었다.

사방에 눈을 돌려도 건물은 없고 하나의 비석……위령비만 있다.

이곳은 성채도시 크레밀……있었던 곳이다.

주민이 전멸한 거리는 재건되지도 않았고 [글로리아] 사건의 위령비만 놓여 있다.

이미 세이브 포인트조차 소실되었다.

운영하는 왕국도 이미 이곳을 마을로 보지 않는다.

어쩌면 때가 되면 재건될지도 모르지만, 지금 왕국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현실과 덴드로를 오가는 〈마스터〉의 시간 간격은 복잡하지만, 내부의 시간에 한정하면……그 사건으로부터 1년 정도가 지났다.

『…………』

오토바이에서 내린 라이저는 천천히 위령비로 걷는다.

그리고 아이템 박스에서 꽃다발을 꺼내 위령비 앞에 섰다.

보면 위령비의 앞에는 여러 송이의 꽃다발이 놓여 있다.

그가 데스 페널티가 되었을 때 같은 생각을 한 친구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이저는 마스크를 벗고 위령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조라 씨, 에리카 씨, 모두……오랜만입니다.”

무덤 앞에 꽃을 바치며 그는 한때 죽은 티안 친구들을……지키지 못한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지금까지 두 번이, 왕국을 지키는 것에 실패했다.

첫 번째는, 이 땅에서. 클랜의 동료와 같이 [글로리아]와 싸웠지만, 힘이 미치지 못해 패배했고……그들의 홈타운이였던 크레밀은 소멸했다.

두 번째는, 황국과의 전쟁. 그는 참가한 소수의 랭커였지만……황국 측의 랭커 [마포왕]과의 싸워 패배했고……왕국도 전쟁에서 패배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어제였다.

“……이번에는, 지켜냈습니다. 제 힘이 아니지만……”

그가 꽃다발을 바치러 온 것은 기데온을 지킨 것 보고하기 때문이다.

“어쩌면……변하기 시작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왕국에 새로운 바람이 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라이저는 위령비 앞에서 일어나고 마스크를 쓴다.

『나는……그 바람의 속을 앞으로도 달려갈 겁니다.』

그는 위령비를 등지고 자신의 오토바이인 헤르모드에 올라탄다.

『……언젠가 오너나 샤르카 씨와 함께……꽃을 전하러 올 수 있으면……』

또는 그때 자신들의 클랜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이저는 생각했다.

오토바이의 질주에 맞추어 흐르는 경치 속에서 라이저는 『그 두 사람은 지금, 어떨까?』라는……조금 생각했다.

◇◇◇

□ 2045년 3월 21일·천지

〈바빌로니아 전투단〉의 서브 오너 [초부여술사]인 샤르카는 지금 수라의 나라라고도 불리는 천지에 있었다.

천지의 클랜에 식객으로 지내며 재적은 하고 있지 않지만, 생활을 같이하며 퀘스트에서 협력하는 관계이다. 버프에 특화한 초급 직업인 샤르카는 전투뿐만 아니라 생산을 비롯한 비전투 행동에도 큰 도움이 되는 인재였다.

“이 곳에 온 것이 2개월. 참 빠르네요.”

그가 식객으로서 본거지에 사는 곳은 천지의 톱 클랜 〈샤라쿠 일좌〉.

격렬한 싸움이 일어나는 천지의 톱 클랜이면서 비전투계……가부키나 연극에 의한 흥행을 주목적으로 하는 변종 클랜이다.

우연히 클랜 오너와 알게 된 것이나 다른 클랜이나 다이묘 집안이 너무 피비린내가 나는 이유도 있지만, 그는 우여곡절을 거쳐 이곳에 신세를 지고 있다.

아침식사 전에 가벼운 버프 작업을 하고 그는 신문……속보를 훑어보았다.

그것은 천지 속의 사건뿐만 아니라 외국의 사건도 취급하는……이른바 국제뉴스였다.

분명히 아즈치 모모야마(일본의 전국시대,1467년)로부터 에도 시대(17세기 초)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천지에서 국제 뉴스라는 것은 기묘한 물건이었지만 현실에서 일본인이 아닌 샤르카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애초에 천지가 따로 쇄국을 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 환경의 위험함이나 그랑발로아와의 불화 때문에 국가 출입에 상응하는 전투력이 요구될 뿐이다.

그런 이유로 속보를 읽는 샤르카였지만 어떤 기사를 보고……기분이 좋아서 표정이 풀어졌다.

그것은 그의 옛 보금자리였던 왕국의 기데온……거기서 일어난 사건을 다룬 것이었다.

“어떻게 하고 싶어 샤르카? 오늘은 대개 기뻐 보이는데.”

“아, 샤라쿠 씨. 안녕하세요.”

샤르카는 본거지의 안쪽에서 걸어온 남자……가부키 배우와 같이 흰 화장을 한 미남에게 인사를 했다.

그의 이름은 샤라쿠 카도. 배우 계통 초급 직업 [천량역자(그레이트 액터)]이며 천지에서 여섯 명인 〈초급〉의 한 사람이다.

“그 속보 재밌어?”

“네. 제 옛 보금자리에서 좀 유쾌한 일이 있어서요.”

그것은 황국의 〈초급〉인 프랭클린의 계획을 왕국의 〈마스터〉들이 무찔렀다는 기사였다.

지금까지 계속 당하고 있던 왕국이 황국에 되갚아주었다.

그것도 루키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였고 거기에 따라 〈초급〉도 다시 움직였다는 뉴스.

지금까지 없던 밝은 뉴스였고 샤르카는 매우 기뻐했다.

“아~, 소문으로 들은 〈초급〉들이 결투를 했다는 이야기이려나.”

샤르카가 가진 속보의 문자를 보고 샤라쿠가 중얼거렸다.

“무섭,나요.”

“〈초급〉끼리의 싸움이라니 그건 무섭지? 휘말려버린 사람들은 견딜 수 없겠지. 뭐 도시 밖이니까 좋았겠지만.”

그럴 만도 하다. [파괴왕]과 [대교수]의 격돌이 〈잔드 초원〉이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기데온 안에서 발생했으면 대사건일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교수]는 어찌 됐든 [파괴왕]은 분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있었으니까 발드르의 화력을 이용해 야외에서 숨통을 끊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뭐, 우리 애들은 그다지 부딪치지 않으니까 말이야. 어디에서 사는지 알 수 없는 ‘기교최강 [그녀석]’은 어찌 됐든 간에. 다른 곳은 북쪽의 빅맨이나 사키, 남쪽의 자우엘, 동쪽의 니쥬하치 토도로키. 사대 다이묘 명가끼리는 부딪치지 않으니까 식객으로 있는 저 녀석들도 부딪치지 않아. 나도 그렇지.”

〈샤라쿠 일좌〉은 남쪽의 사대 명가, 세이하쿠도가가 후원하고 있다.

겉으로는 가부키·연극의 후원자로서의 지원이지만 전력상으로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티안 무예자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몬스터의 대처에 〈샤라쿠 일좌〉가 출장을 오기도 한다.

“나는 다른 녀석들 달리 거친 일 같은 건 취미가 아니지만, 그런 것보다는 연극 실력을 단련하고 싶어. 모처럼의 3배 시간인 걸.”

“…………”

샤르카는 알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샤라쿠도 〈초급〉에 어울리고 막상 싸움이 시작되면 강한 전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초급〉이란 이런 존재다.

그리고 자신들이 그렇게 되지 못한……지켜야만 하는 것을 지키지 못한 샤르카는 계속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샤르카는 강해지고 싶은 게 아니었어? 그렇다면 우리 클랜보다 다른 곳에 가는 곳이 좋지 않아? 소개장이면 써주겠는데?”

“아니요, 지금은 이곳에서 신세 지고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샤르카는 생각한다.

단순하게 레벨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분명 〈초급〉에 도달할 수 없다.

아마도 자원 이외에 계기가 존재한다.

그것을 찾기 위해 전투에 열중했던 〈바빌로니아 전투단〉의 무렵과는 다른 행동에 중점을 두기로 했던 것이다

샤르카 또한 자기 방식대로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나는 천지에서, 뒤를 맡긴 라이저도 왕국의 랭킹에서 분투하고 있어. 그럼……우리들의 오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때때로……자신들을 이끌었던 남자의 지금을 생각했다.

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