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너가 안해봐서 그런거라고 해서 나도 그런건줄 알았다.
너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여서 그런거라 해서 그런줄 알았다.

실제로 로맨틱한 드라마 웹툰 소설 등을 보면서 설레기도 하고
야한 영화 보면서 성욕을 느끼기도 해서 무성애자는 절대 아니겠거니 했다.

남자도 좋아해보고 여자도 좋아해봤다. 그래서 아 평범하지는 않구나 바이섹슈얼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실제로 남자도 사귀어보고 여자도 사귀어봤다.
서로를 존중해주고 아껴주고 길가다가 그 사람이 생각나고 뭐든 다 해주고싶은 마음이 들어서 행복했다.

근데 그게 스킨쉽으로만 넘어가면 너무 힘들었다.
왜 포옹과 손잡는것만으론 안될까?
왜 꼭 그 이상이 되어야하는걸까?

좋아하니까 만지고싶은거 이해한다.
강아지가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쓰다듬고싶고 뽀뽀하고싶은것처럼 좋아하면 스킨쉽 할 수 있지.
근데 그렇다고 강아지랑 키스하고 섹스하고 싶은건 아니지않나.

왜 꼭 데이트의 마무리는 잠자리가 되어야하는가.
같이 미래를 상상하고 커리어를 존중하고 하고싶은 일을 응원해주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감정을 나누는 하루로는 왜 부족하다고 하는걸까?
너와 잠자리를 가지는것보다 같이 차를 마시며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더 즐겁다.

너의 생각이 궁금하고 너의 의견이 궁금하지 너의 몸이 궁금한게 아니다.
너와의 소중한 시간의 마지막이 꼭 우리 쉬다 갈까? 가 되는게 너무 싫다.
싸구려 모텔에 들어가는것도, 잠자리를 가지기위해 어거지로 분위기를 잡는것도, 몸을 섞기 위해 노력하는것도 싫다.

오히려 관계를 가지고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이런 시간보다 너와 한마디라도 더 얘기하고싶다는 것을.

관계를 잘하고 못하고와 상관이 없다.
그냥 이 행위자체가 싫다. 필요성을 느낄수가 없다.
하지만 유성애자인 이 친구는 절대 이해할 수 없겠지.

나는 이번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