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까지 섹스라는 걸 사람들이 실제로 즐길 거라는 발상 자체를 못함
마이너한 취미생활 혹은 생식행위 정도로만 이해한 듯

그러다가 고3 말에 내가 이성애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금은 21살이 됐는데 많은 게 바뀐 것 같다
그 땐 진짜 극심한 역겨움을 느꼈음
살고 싶지도 않고 세상에 순수한 사랑은 진짜 없는 것 같고
남자 자체가 거북스러워져서 좀 피해다님



근데 슬슬 현실 자각이 되더라
내가 만약에 누굴 만났을 때 스킨십 진도를 못 뺀다면 결국에는 헤어질 것이다
내가 아무리 진심으로 순수하게 사랑한다고 해도 한낮 그런 이유로 싸우고 오해받아 갈라질 것이다
여기서 진짜 엄청난 공포감을 느꼈음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내가 참을 수 있을 것 같은 남자를 만나려고 노력함



언젠가는 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이 사람도 나를 옆에 두고 그렇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걸 아니까 상상하는 일이 자세히는 아니지만 거리낌없어지더라

그런 와중에 내 뇌가 나를 보호하려는 건지
처음엔 진짜 개좆같고 자살하고 싶었지만
점점 불닭볶음면 물 없이 먹기 수준의 감정으로 내려가더니
이젠 외모가 내 취향이라는 가정 하에
내가 먼저 성욕을 느끼고 바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됨



억지로라도 성적 접촉을
애정 자유 친밀감같은 긍정적인 요소들과 연관지으니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마 덤벼라. 나는 할 수 있다.
여자가 돼서 내 남자가 원하는 거 하나 못 해주겠나?
같은 마음가짐이 되었음
어느 정도 설렘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다고 노력으로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