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많이 있음. 짝사랑도 꽤 해봤음. 그 사람을 위해 내가 헌신하고, 희생하고, 무언가를 주고, 그래서 그 사람의 고마움과 애정(성애적 의미x)을 받고 사이가 좋아지고 뭐 그런 생각을 자주 해봤음. 근데 정작 단 한번도 그 사랑의 대상과 사귀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음.

어릴적엔 커서 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긴 한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보통 사랑의 결말이 연애, 결혼으로 결론나는게 당연하다는 인식이니까 그거에 영향받고 '난 저 사람을 사랑하니까 나중에 결혼해야지~' 하는 느낌이었던 것 같음. 그때도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연애를 하고 꽁냥거리고 결혼생활을 하고싶다 이런 생각은 전혀 들지도 않았고, 종종 상상해 봐도 특별한 감흥이 없었음.

같은 맥락으로 야동이나 야설이나 야한 캐릭터 같은걸 보면 성욕이 생기고 딸치고싶고 그거보고 실제로 친 적도 많은데, 정작 나의 성욕을 불러일으킨 그 매체 속의 인물/캐릭터와 성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든 적이 없음. 아니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성욕이 생기긴 했지만 왜 그 사람이랑 굳이 성관계를 해야함?? 혼자서 해소하면 되지 왜 굳이 함께 성욕을 풀어야함?? 어릴 적 부터 야한거 보고 딸치고 싶은 적은 많았는데 성관계를 하고 싶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음. 야한 상상을 하면서도 거기에 언제나 나는 들어가있지 않고 그냥 제 3자들만 등장함.

완벽하게 내 취향의 얼굴이랑 몸매랑 성격을 가진 이상형이 내앞에 있으면 한번 쭉 구경하고 만져보고 더듬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 행위를 상상하면 행복한 감정이 들기도 하는데 절대로 성적인 끌림은 아닌 느낌. 약간 예쁜 풍경이나 아름다운 예술품 같은 것들을 볼 때 느끼는 그런 감정같은 느낌이 듦.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진 않음.

무성애자 같기도 한데 좀 아리까리하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찾아보니까 오토코리 같기도 하고 님들 보기엔 어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