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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1943트립1공화국

ㅇㅇ(121.130) 2024.05.13 17:18:41
조회 403 추천 8 댓글 4
														
전황은 순조로웠다.

공세종말점에 도달한 북괴군은 인천상륙작전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붕괴되었고, 서울수복이 끝난지 채 얼마지나지 않아 국군이 38도선을 돌파했다는 보고가 엊그제였다.

아마 그때쯤이었다. 무언가 기이한 현상들이 연달아 발생했음을 말이다.

부산과 인천항에 정박해있어야할 미해군 함선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보고가 들어올때 부터,
주둔지에 있어야할 미군과 UN군들이 하역된 장비들과 물자만 남겨둔채 송두리째 사라졌다는 보고가 들어올때 부터,
북진과 평양탈환계획을 논의해야할 맥아더 사령관과 그외 미군 수뇌부들과의 연락이 하루아침에 두절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올때 부터..

허나 무엇보다 이들의 머리에 충격을 줄만한 보고는 다른곳에 있었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눈앞에 놓여져있는 선명한 일장기.

단순히 일장기 하나만 덩그러니 배달되었다면 그저 왜정시절이후에도 남아있던 왜놈들의 깃발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허나 여태 각지에서 들어온 보고와 개성방면으로 들어간 국군 부대가 사로잡은 병력이 북괴군이 아니라 이미 수년전에 사라졌어야할 일본왜경들이었단 점과, 개성형무소에 수감된 인원들의 신상에 대해 추가보고를 받게 된 이후로 이들은 이 말도 안되는 일이 현실로 일어났음을 염두해둬야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선 다들 어느정도 머리속으로 정리가 되었으리라. 단지 군통수권자의 상황결정을 위해 침묵하고 있을뿐.

허나 대통령이 현상황을 받아들이는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상국무회의
1943년 10월 3일

날짜는 그렇게 정해졌다.


----

"당장 북진해야합니다."
"철기!"
"이건 하늘이 우리 민족에게 준 기회입니다! 각하! 어서 2군단에 명령하여 평양으로 진군하라 하시지요!"
"철기, 그댄 이제 더이상 국무위원도 아니지 않소. 향후 군사작전에 관한 논의에 대해선.."
"신장관께서 나에게 그 말을 할 처지라고 보는거요?"
"어허, 이 사람! 당신이야말로...!"

비상국무회의실이 언제 조용했냐는듯 이제는 소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온갖 주장들이 쏟아나왔지만 모두 지금 상황을 일종의 기회라고 여기는건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누구의 발언이 영향력을 끼치냐가 더 중요한 관건.

대통령이 이러한 국무위원들의 발언이 가진 속내를 모를리 없었다.

"정총장."
"예, 대통령 각하."
"북진 가능하겠소?"
"당장의 북진은 가능합니다만 지금 더 중요한것은 현 전선을 유지하는데 있다고 사료됩니다."
"왜 그렇지..?"

순간 참모총장은 저 질문이 정말 몰라서 물은게 아니라는것을 눈치챘다. 그나마 북진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두고 했는 말인데도 자신의 발언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것 같다. 허나 이미 내뱉은 말이 있으니 적어도 이유는 설명해야할 터

"첫째로 미군과 UN군이 사라진 관계로 UN군 지시아래에 편제되어있던 국군을 이제는 국군 주도의 지휘체계로 바꿔야 하며, 기존의 미군이 있다는 전제하에 세워진 작전계획도 전면 수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만약 북진을 한다고 해도 이제 우리가 상대해야할 적은 이미 붕괴되어가던 북괴군이 아니라 만주에 버티고 있는 100만 관동군임을 명심해야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우리 국군은 후방의 방비 또한 염두해둬야 합니다.
만약 일본해군이 이남지역에 상륙 부대를 전개하고 그와 동시에 관동군이 남하를 개시하면 우린 양면전선을 감당해야합니다."

말은 조리있게 하는듯 하지만 원로들 사이에서 가장 짬밥과 나이가 안되는 참모총장은 연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얼추 정리해보면 그의 발언은 현상유지인것 같지만, 미군이 사라져 군사작전에 대한 책임소재에 한층 가까워진 그였기에 대비를 위한 시간 좀 달라는 언동.
자신의 위치에 비해 나름의 소신을 밝히는 듯한 발언이었으나 이는 곧 다른 국무위원들의 공격의 대상이 되리라는것을 의미했다.
하물며 대통령의 '왜 그렇지..?'라는 말의 뉘앙스를 눈치 채지 못한 자가 여기 과연 있을까.

"이보게 정총장, 자넨 우리 국군장병들이 그깟 관동군 하나 못 막아내리라 보는가."

그리고 이 전총리의 발언을 시작으로 참모총장이 자신의 말실수를 후회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왜정시절 청산리 전투때부터 직접 일본군과 싸워본 그가 정말 그깟 관동군이라고 여기겠는가.
저 말에 담겨진 '까라면 까'라는 의도를 참모총장이 못 알아채진 않았다.

"총리님, 제가 어찌 감히 우리 국군장병들의 투지를 무시하겠습니까? 다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양면전선을 감당한 사례는..."
"그러니 더더욱 북진을 해야지! 수도도 가까운 이 넓은 38선 방면에 방어선을 치는것보단 평양-원산까지는 진격해야 수월한 방비가 가능하단 말일세!"
"그 제 말은..."
"혹시 만주군 시절에 미련이 남는건가?"
"제... 제가 어찌 감히 그런 헛된 생각을 품겠습니까...!!"

참모총장의 머릿속엔 반론을 할만한 문장 몇가지가 떠오르긴 했지만 지금 그딴걸 내뱉을 만한 처지가 아니다.
어쩌면 대통령이 일부러 이런 상황을 유도했는지도 모른다. 아직 30중반도 되지 않은 젊은 그였지만 적어도 여태 먹어온 눈치밥이란게 있으니 지금 자신이 행해야할 처신이 무엇인지는 알리라.

"대통령 각하, 관동군이 100만이라 하나 지금 이 시기엔 대륙 전역과 동남아 등지에 흩어져 있습니다. 또한 일본해군은 미해군을 상대하고 있으니 저들도 전력을 우리에게만 집중할 수 가 없습니다. 저들 또한 이미 양면전선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대통령은 침묵을 유지하되 이 전총리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얼추 계속 말을 이어보라는 뜻으로 알아들은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말을 이었다.

" 1년입니다. 저 왜놈들이 패망할 날까지 1년하고도 겨우 10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기회입니다! 우리가 우리 힘으로 조국강산과 동포를 해방하고 분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정확히 대통령이 원하는 말을 해줬다고 생각한 이 전총리는 말을 멈추고 대통령의 명을 기다렸다.
잠깐의 생각에 잠긴듯한 대통령은 좌중을 한번 살핀 후 참모총장을 향해 넌지시 손짓을 했다.

"정총장."
"예, 각하."
"북진을 개시하게."
"알겠습니다, 각하!"

그렇게 그들이 감당해야할 새로운 전쟁은 이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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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필력임에도 불구하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이런 주제의 트립한국 시리즈가 궁금해서 한번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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