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이너한 소재를 픽한 것은 좋았으나...

고려시대, 특히 무신정변기를 다룬 대역물은 적었다는 점에서 소재 픽에는 점수를 주고 싶지만, 문제는 '의종으로 빙의해서 무신정변을 막는다'는 목표가 너무 초반에 일찍 달성되어 버렸다는 거임. 이 이후에는 배경만 고려시대인 개발딸? 비슷하게 흘러가 버린다는 점에서 애써 고른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도 못함.

2. 너무 설명문 태가 많이 나는 문장.

소설은 '이야기'이며,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설명문'과는 문장이 달라야 함. 그런데 본작의 문장은 대체로 설명문에 가깝다 보니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 보다는 고려시대 정보글 / 헤이안 시대 정보글을 읽는 느낌에 가까움. 이게 역사글이면 몰라도 소설이니까 당연히 좋은게 아님.
전작, 전전작에서도 나왔던 이야기이긴 하지만 본작에서도 역시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하고.

3. 거대한 위기가 없음.

1번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무신정변을 막는다는 것은 초반에 해결되어 버리고, 이후에는 큰 위기가 보이지 않음. 고려를 위협할 만한 주변국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내에 주인공에 대항할 만한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님. 템포가 빠르고 텐션이 높아야 하는 현 웹소 메타에 맞게 대역계도 바뀌었는데 사건이 무난하게 흘러가 버리니까 독자들을 붙잡을 만한 매력이 낮음.

4. 적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

사실 소설에서 적을 설정하는게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적을 바보로 만들어서 주인공을 승리하게 만드는 방식은 그리 좋지 못함. '적이 예상하지 못할 계책을 주인공이 써서 승리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적이 바보여서 주인공이 무난하게 이겼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음. '적을 바보로 만들어서 주인공을 이기게 만드는' 것이 작가가 쓰기 편할지도 몰라도, 독자들의 니즈가 이런걸 좋아하지는 않거든.

5. 총평
개인적으로는 '근조'는 소재의 참신함 때문에 좋아했던 작품이었는데, '효명조선'은 참신함이 훨씬 떨어져서 도중에 하차했었음. 그리고 고려무신은...... 효명조선보다도 더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