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주로 삶의 터전을 찾으려 예전, 짐승이었던 사람이 몰려오자.
이걸 본 노인이 말했다.


"병주의 여 장군은 보오. 과연 저들이 장군의 밑에서 사람처럼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


노인은 그들을 보며 쯧- 하고 불편한 기색을 내뱉었지만, 여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의 스승께서 말씀하셨지. 한 번 검은 물에 몸을 담갔더라도, 하얀 옷을 입고 죽을 때까지 몸을 깨끗이 한다면 묻은 검정 또한 언젠가 빠질 것이라고 말이오."
"더럽혀졌다고 가만히 있거나 계속 그것을 품는 것을 볼 바에야, 변방의 군인으로서 저들 또한 사람으로 다시 올라서는 걸 도울 것입니다."


그러한 여포의 말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노인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 영정과 한무제 같이 자신의 영생을 위해서 스스로 재계를 하고 사람을 부리길 마다하지 않은 건 보았어도. 변경을 지키는 무인이 그들보다 낫단 말인가! 내가 삼천갑자나 살아왔지만, 검은 것을 하얗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무인은 처음 봤소이다!"


하며 껄껄 웃으며 사라졌다.

이 대화를 듣고 놀란 순유가 이 노인에게 바로 대꾸를 하려고 했지만 정작 그 말을 하려 주위를 둘러보니, 그 노인은 애초부터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는 찾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