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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대회]내기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4 0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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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가가 15년 전 내기를 돌이켜 생각하고 있었다.
내 왜 그런 내기를 덜컹 걸었었는지....
그때는 이 사람, 몇 백만 마르크 정도는 우습게 여기던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그 내기에 건 돈을 치루고 나면 완전히 빈털터리 신세가 될 판이다.
 
그 내기는 이렇게 된 것이다.
어떤 파티에서 사형이냐 종신형이냐 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은행가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즉시 덜어주는 쪽이 인도적이라 이야기했는데,
글쎄 25살 정도 됐을법한 젊은 변호사는 자기가  당사자라면 차라리 살아있는 쪽을 택하겠다고 했다.
자존심이 상한 은행가는 내기를 제안했다.
"한 5년만 갇혀 지내보라고, 당신이 그것 못 견디는데 내가 200만 마르크을 걸지"
그러자 그 변호사는 당신이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거라면, 5년이 아니라 15년을 버티겠다고 했고,
그래서 이 사람은 ‘돈’, 그 젊은이는 ‘자유’를 건 그런 내기가 성립되었다.
 
사실 이 은행가는 자기가 일시적으로 너무 기분을 냈던 것이 부끄러워, 어떻게 해서든 젊은이를 설득해보려 했다.
자유의지로 갇힌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라고.
어느 순간에든지 감방을 벗어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생각 그 자체만으로도 견디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내기는 내기.  돈 많은 사람의 일시적 기분, 변호사의 순수한 물욕, 그 둘의 대결이 되었다.
 
내기의 조건은 이런 것이었다.
어떤 경우에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살아있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사람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편지도 신문도 못 받고, 악기는 쓸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와인도 마시고, 담배도 필 수 있고,
갇힌 곳에는 작은 창을 하나 내 주기는 하는데,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안 되고,
계약기간은 1870년 11월 14일부터 1885년 11월 14일 자정까지.
 
초기에 변호사는 몹시 외로움과 무료함에 시달렸고, 낮이나 밤이나 피아노를 쳤다.
그는 담배도 와인도 거부했다. 담배는 공기를 탁하게 해서, 술은 욕망을 일으키는데, 죄수에게 욕망은 최악의 적이라면서
그가 주문한 책은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사랑이나 범죄의 소설 또 환상물이나 코미디물이었고,
둘째 해에는 피아노가 그치고 클래식 음악만 요구하더니,
다섯째 해가 되자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와인도 들여보내라고 했다.
그를 들여다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저 먹고 마시고 그것이 그의 생활 전부였다.
 
여섯째 해에 들어서자 이 사람, 어학과 철학 또 역사에 관심을 보였는데, 4년 동안 읽은 책이 600권이나 되었다.
그러더니 편지 한 장이 나왔다.
"지금 내가 쓴 글이 6개 국어인데, 이들을 전문가에게 보여주시오.
만약 그들이 틀린 곳을 한 군데도 찾지 못한다면 정원에 총을 쏴주기 바라오."
그리고 이어진 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천재들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쓴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불꽃을 태운다.
내가 이제 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건 진정 행복 아닌가?"
은행가의 지시로 총성이 두 발 울렸다.
 
10년이 지나자, 이 변호사는 이제 나의투쟁만을 읽었는데,
600권의 ‘지혜’의 책을 읽은 이 사람이 일 년 내내 한 책만 붙잡고 있는 것을 이 은행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쨌든 그 후 이 변호사의 독서방향은 사상과 파시즘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15년 감방생활 마지막 두 해의 독서방향은 그야말로 파시즘만이 남았다.
그는 3년동안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파시즘에 대한 책을 읽었고 남은 2년은 나의투쟁  파시즘의 교리와 같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다
 
* * * * *
 
은행가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다.
이제 내일 열두시면 이 사람은 자유를 얻고, 난 약속대로 200만 마르크을 내어주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난 파산한다
15년 전 그때는 돈이란 게 세어보기 귀찮을 정도로 흘러넘쳤지만, 지금은 가진 것이 많은지 빚이 많은지 따져봐야 할 지경이였다.
주식시장에 공격적인 투기와 세계대전 패배로 인한 공황 거기다 사업자체도 무모하게 끌고 가다 보니, 이젠 예전의 부귀는 단지 추억일 뿐.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데 따라 몸까지 벌벌 떠는 보잘 것 없는 금융인 신세.
 
그 빌어먹을 내기!
머리를 쥐어뜯던 그에게 번개같이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 친구 왜 죽지도 않는 거지?'
‘이 친구 이제 나이 겨우 40이니, 내 마지막 한 푼까지 다 뜯어가서, 결혼도 하고, 도박도 하고, 외환투기도 할 텐데,
난 거지처럼 부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하는 신세가 될 테고. 아니, 어쩌면, 나를 내려다보면서 조롱하겠지?
"나의 이 행복은 당신 덕입니다. 이제 제가 당신을 도와드리도록 해주세요!"
내 어찌 이런 꼴 당할 수 있지?
파산과 수모를 면하는 길은 오직 하나, 저 친구는 죽어야 돼!'
 
늦은 밤. 은행가는 젊은이가 갇혀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는데, 경비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몇 번 일부러 소리를 내보지만 아무도 없다.
 
갇혀있는 그의 모습.
안색은 누런 흙빛깔이고, 뺨은 가라앉고, 등은 길고 좁고, 그의 머리 밑에 고인 손은 하도 말라 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머리는 은색으로 세었는데, 그의 수척한 얼굴모습을 보면, 그 누구도 이 사람이 이제 겨우 40이라는 것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내 이 사람을 침대에 눕히고, 베개로 누르면? 어떤 의사라도 그냥 자살이라 하겠지?'
 
그러자, 은행가의 눈에 '젊은이'가 써놓은 글이 들어옵니다. 호기심에 그것을 읽어봅니다.
"내일 자정이면, 난 이제 사람들과 다시 섞일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
하지만, 난 단언컨대, 자유와 생명과 건강과 그 외 책에서 이 세상의 축복이라고 하는 모든 것을 경멸한다.
지난 15년간, 난 이 세상에서의 삶에 관해 열심히 공부했다.
향기로운 술을 마시고, 요정의 노래를 듣고, 악마의 날개를 건드리고, 바닥없는 심연에 빠지고,
사슴과 멧돼지를 사냥하고, 천상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인들을 사랑하고, 시인과 천재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
책 속의 높은 산에 오르고, 또, 그곳에 떠오르는 태양이 얼마나 장엄한지를 느꼈고, 새로운 믿음을 전파하고, 기적을 만들고,
세상을 내 손에 넣고, 도시를 불태우고, 이 작은 머릿속에 수세기에 걸친 지식을 꾸겨 넣었다.
난 이제 누구보다도 더 현명하다.
하지만, 이제 난 안다. 이 모든 것이 헛되고 공허하다는 것을. 다 신기루와 같을 뿐이라는 것을.
유태-볼셰비즘이 아직 살아 명맥을 잇는 한 우리가 꿈꾸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유태-볼셰비즘이 있는한 모든것이 공허해 질 뿐이라는것을.
게르만족이여 단결하라 우리의 사명은 하나뿐이다.
유태-볼셰비즘은 우리 위대한 게르만족이 척결해야하는 악이다.
게르만족이여 우리는 하나의 철인 아래에서만 유태-볼셰비즘을 척결하고 우리의 정당한 권리인 레벤스라움을 누릴수있다.
나는 이제 당신의 자본주의를 혐오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내 한 때 천국으로의 수단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경멸하게 된 200만 마르크을 받을 권리를 포기하려,
약속기간이 끝나기 5분 전에 여기를 나가, 계약을 어기는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다음날 아침, 경비가 헐레벌떡 은행가에게로 달려왔다. 그 사람이 도망쳤다고.
은행가는 우선 테이블로 달려가 '젊은이'가 남겨놓은 편지부터 급히 금고 속에 챙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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