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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트립한국 개그단편) K-컨텐츠 인베이전앱에서 작성

체자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5.16 17:04:34
조회 2446 추천 53 댓글 32
														

~거인의 역주행~


1945년, 미국의 한 중산층 가정

올해 60의 연세에 접어든 제임스 린던은 지금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저녁 TV를 시청중이었다. 평소대로의 그였다면 이 시간엔 흔들의자에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사색에 잠겼겠지만, 요즘은 아들내외와 함께 TV를 시청하는 것이 그의 새로운 저녁 루틴이었다. 어느날 아들내미가 뭔 새로운 최신 TV랍시고 고장없이 멀쩡한 TV-산지 6년밖에 안된 흑백 브라운관 TV였다-를 갈아치웠던게 전조였다. 화면이 크긴했지만 그 비싸다는 컬러 TV를 사왔을 때는 살림 좀 폈다고 제 허영심을 체우려 사치를 부리려는 것 같아 못마땅했고, 실제로 첫날부터 보기에만 그럴듯한 쓸데없이 비싼 TV는 팔아버리고 적당한 중저가 TV나 사오라고 윽박질렀었다.

그러나 막상 며칠 틀어놓고보니 과연 최신 TV라는 아들의 장담대로 총천연색 컬러화면은 'TV는 뉴스나 보려고 사는 것'뿐으로 여겼던 제임스에게 나름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고, 그 혹함은 최신 TV에 대한 거부감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 최신 TV만이 가진 '특별한 콘텐츠'가 쐐기를 박으니...

"그러니까... 곧 시작할 드라마가 그 미래국가에서 히트쳤던 드라마라는거냐?"

"NBC에서 튼 예고를 보니 내용이 아버지도 꽤 좋아하게 될걸요."

"흥, 그건 내가 보고 알 일이지. 아, 이제 시작하는건가?"

최근 거부감이 좀 덜해지긴했지만 아직도 새 TV가 못마땅한 아버지를 겨우겨우 데려온 존은 내심 미래국가의 드라마가 아버지의 꼬장을 완전히 날려버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NBC에서 편성 예고로 안 보면 인생의 손해라느니 하도 호들갑을 떨던 드라마의 첫회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강남, 한강의 남쪽. 실개천이 흐르고 송아지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던 이 강남 땅에서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개발의 서막이 시작됐다. 불과 40년만에 강남의 땅값은 수십만배나 올랐다.

...이 황금의 땅을 둘러싼 싸움은 그 어떠한 전쟁보다도 비정하고 처절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느날 갑자기 미래에서 나타난 한국이란 나라는 1940년대에 80년간의 미래스포라는 엄청난 정보쇼크를 몰고 왔다.

그 결과 초창기엔 여러가지 컬쳐쇼크와 혼란이 일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혼란은 점차 가라않고 20세기의 지구촌은 이 미래정보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혼란과 적응이라는 것은 20세기의 지구촌만이 아닌 21세기의 한국에도 해당되는 것이었는데, 해외에 자산을 뒀거나 관련이 큰 기업들 그리고 각종 업계들이 여기에 해당했다. 하지만 혼란은 곧 기회라했던가? 시간이 흘러 정세가 안정되자 21세기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20세기에서 한탕 건져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각종 업계와 기업들 구분없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고, 이는 방송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상파 방송사나 케이블 방송사나 평소라면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만 느껴졌던 거대한 미국시장을 21세기 미래컨텐츠라는 희대의 프리미엄을 무기로 손쉽게 공략할 수 있다는 달달한 환상에 차서 해외컨텐츠 시장과 방송국 네임벨류의 상승을 노리고 미국 방송계와의 접촉을 물색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난관에 부딫혔으니, 바로 21세기와 20세기의 인프라 차이였다.

끽해야 흑백 브라운관 아날로그 방송이 최신기술이라고 존재하는 시대에 UHD화질 디지털 규격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냅다 방송할 수는 없는 노릇, 대박흥행이 보장된 프로그램을 수출해도 그것을 방송할 인프라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단걸 깨달은 대다수의 방송사들은 미래를 기약하며 입맛만 다신 채 본래의 내수시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방송사가 있었으니, 바로 SBS였다. 태생이 순수한 민영방송사라 돈이 되는 방송을 쫓는 성격이 강한데다 런닝맨이라는 희대의 국제급 예능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던 그들의 심리는 '아~ 미국에 프로그램 수출해서 대박치고 싶다!'에 가까웠다. 그래서 미국시장 진출을 단념하지 않고 와신상담의 집념으로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이 기다림의 집념은 기어코 기회를 포착하는데, 그것은 우연히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슬슬 해외수출 계획을 뚜렷하게 잡았다는 내부정보를 우연히 입수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내부정보는 SBS의 한 전략기획실 직원이 대학동기인 삼성전자 사업부 직원과 같이 술을 마시다 사업부 직원이 술김에 정보를 흘린 것이었다.

...LG쪽 정보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흘러들어갔으니, 참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다웠다. 어쨌건 이 정보는 SBS상부에게까지 전해졌고, 덕분에 해외시장에 진출할 타이밍을 가늠해 가장 먼저 준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편 LG전자와 삼성전자 역시 트립초기 상당한 양의 해외시설이 증발한 탓에 혼란을 피할 순 없었으나, 정부의 기업 피해보상책 지원과 새로 한국의 땅으로 편입된 북한지역에 급한대로 추가 생산공장을 짓는 것으로 일단 내부의 혼란을 정리한 그들은 다시끔 해외시장, 그것도 미국시장에 눈독을 들인 상태였다. 물론 21세기 기준으로 상당히 후달린 20세기의 인프라 탓에 UHD 디지털 규격에 맞춰진 그들의 최신 TV를 당장 팔아먹을 순 없었고, 제품 카테고리를 거슬러 올라가 적당한 성능의 저해상도 아날로그 LCD TV부터 시작해야했다. 점차 기술공유로 디지털 규격이 도입되면 그때부터 다시 카테고리를 적절히 정주행하면서 스펙을 올려나갈 계획이었다.

...다만 그조차도 표준 아날로그 전파인 NTSC 방식이 아닌 흑백 아날로그 전파를 송출하던 시절이라 미국 방송계와 호환될지 미지수였고, 호환이 된다 하더라도 애초에 방송이 흑백이라 컬러TV란 의미가 흐려졌다. 결국 더 이상 스펙을 타협할 수 없었던 삼성과 LG는 한국 방송계와 협력해 한국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던 NTSC 송출기술을 발굴해서 미국 방송계에 전해주기까지 하는 눈물의 쌩쇼를 벌이고 나서야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미국 방송계는 54년에서야 채택했던 원 역사보다 훨씬 빠르게 NTSC 방식을 채택하게 된다.

어쨌건, 삼성과 LG가 협력을 구할때서야 알아차린 다른 방송사들과 다르게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던 SBS는 삼성과 LG가 컬러TV를 들고 미국 시장을 두드릴 때에 맞춰 미국 방송사와 접촉을 시작했다. 이들이 접촉한 방송국은 다름아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방송국이자 원 역사에서 SBS와 제휴관계이던 NBC였다.

-"흠, 그래서... 지금 이 드라마들을 저희 방송사를 통해 수출하고 싶으시단 겁니까?"

-"그렇습니다. NTSC 송출기술을 전해드릴 때 짐작하셨으리라 생각되지만, 곧 저희 한국의 전자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겁니다. 그중에서 TV는 가장 저렴한 기종이라도 컬러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죠... 무엇보다도, 한번 보고나면 방영하고 싶으실거라고 장담합니다."

NBC에게 SBS관계자가 틀어준 것은 다름아닌 모래시계와 자이언트였다.  왜 이 2가지인가 하면, 우선 이 두 드라마는 아직 한국에서 NTSC 아날로그 전파가 송출되던 시기에 만들어진 드라마라서 디지털 방송 전환을 기다리거나 NTSC 변환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수고로움을 덜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래컨텐츠 소모 속도-너무 미래의 드라마를 풀면 그 이전 세대의 드라마를 풀기 애매해지기 때문-를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단연 SBS 최고의 역작이라는게 주된 이유였다. 모래시계는 SBS가 개국초기에 사활을 걸고 제작한 작품이었고, 자이언트는 창사 20주년이란 타이틀을 달고 야심차게 제작된 작품이었으니까. 무엇보다도 처음 도전하는 미국 드라마 시청률이자 크게 아울러선 전반적인 분야의 프로그램 수출이었기에 SBS로선 최고의 드라마로 길을 개척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두 드라마를 감상한 NBC의 반응은 SBS의 불안이 무색할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NBC는 바로 SBS와 이 드라마들의 송출계약을 맺는 동시에 미래에 자기들이 맺었다는 제휴까지 다시 맺게 되었다.

그 결과 NBC에서 전미 역사상 최초로 한국 드라마가 방영한다는 국-뽕스런 전개가 일어났으니, 이 소식을 접한 한국인들은 과연 모래시계와 자이언트가 미국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으로 미국인들의 근황을 기다렸다.

어쨌건, 모래시계와 자이언트는 NBC에서 자사의 성우들로 새로이 더빙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방영을 시작했고...


그렇게 전설을 써내려갔다.


한국 수출시장이 개방되어 컬러TV가 원 역사보다 빠르게 미국에 보급된 시기에 맞춰 발빠르게 방영된 명작드라마 둘은 각각 월화수와 목금을 양분하며 미국의 시청률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미래국가의 초히트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걸고 방영된 모래시계와 자이언트는 아무래도 한국 근현대사를 기반으로 한 만큼 미국인들에게 생소한 소재였고 실재로도 초반엔 그저 미래국가 프리미엄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으나, 이내 두 드라마는 각자의 탄탄한 매력으로 시청률을 쓸어담는데 성공했다.

이때 모래시계와 자이언트중 어느 드라마가 더 인기있었나 꼽으라면 의외로 자이언트였다. 처음에는 느와르물을 연상케하는 모래시계의 평가와 인기가 훨씬 더 높았지만, 무려 60화짜리 대하드라마인 자이언트와 달리 모래시계는 24부작이라 자이언트에 비해 너무 짦았다.

당시 한국에서 방영하던 것처럼 주 4일이 아닌 주 3일만 방영했음에도 자이언트에 비하면 체감상 너무 짦게 끝나버린 것이다. 물론 그 짦은 순간에도 미국 평균시청률 39.8%에 최고시청률 57.2%를 기록해 초대박을 쳐 본전을 뽑고도 한참 남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일찍 끝나버린 모래시계는 자이언트의 흥행에 상승기류로 작용했다. 모래시계가 종영한 뒤 재방송만으론 'TV에서 재밌게 즐길만한 컨텐츠'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없어 허덕이던 모래시계의 시청자층이 그대로 자이언트로 유입된 것이다.

마침 시기도 잘 탔던 것이 모래시계가 끝나갈 쯤에 자이언트는 해어졌던 남매들이 모두 재회하고 강모가 삼청교육대에서 고생하다 출소해 한강건설을 설립하는 등 비로소 복수의 서막을 올리던 시점이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자이언트의 평가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것은 모래시계가 말 그대로 서슬퍼런 5공 시절에서 조폭과 카지노등이 엮인 뒷세계를 중심으로 인간군상들이 풀어나가는 느와르물인데 반해, 자이언트는 어느 정치군인의 욕심에 의해 한 집안이 풍비박산나며 어린 남매가 뿔뿔이 흩어졌고 훗날 그 아이들 중 하나가 세계적인 건설회사를 세우면서 동시에 원수의 치부를 드러내어 복수하는 내용이란 것에 이유가 있었다.

즉, 부패한 정치군인과 그의 자본가 아들에게 맞서는 '아메리카, 아니 코리아 드림으로 일어선 정의의 자본가'라는 플롯이 미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었다.

그동안 미국인들의 인식속에서 자본가의 적은 언제나 나치 아니면 공산주의자들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그야 '사악한 자본가들'에게 반발하여 나타난 사상이 공산주의였으니 이런 인식은 굳이 미국인들만 아니라 공산계 사람들이나 자본계 사람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부패한 정치인과 자본가를 징벌하는 자본가'라는 요소는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렇기에 어릴적 온갖 인간역경을 겪고도 좌절하지 않고 개포지구 땅을 바탕으로 번듯한 자본가로 성장해 조필연과 그 아들 조민우에게 맞서는 이강모의 모습은 미국인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기 충분했다. 심지어 이 인식은 나중에 조민우가 만보건설을 먹어치우면서 본격적인 '악의 자본가'로 자리잡자 절정을 찍었다.

여기에 최종보스 조필연 또한 정의의 자본가 이강모의 상대로 걸맞는 순수 거악으로서의 면모가 주목받았다. 비상한 두뇌로 승리와 성공을 쫓아 일개 군인에서 기어코 국회의원까지 올라간 조필연의 끝없는 권력욕과 그 과정에서 그가 자행한 악행들에선 비정하고 탐욕스러운데 교활하기까지 한 악한의 모습을 부각시켰고,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때론 그 스스로도 위기를 겪으면서도 온갖 더러운 방법으로 빠져나와 특유의 독설과 비웃음을 날리며 이강모에게 묵직한 반격을 가하는 모습은 지옥의 아기리에서 기어나온 악마를 연상케 했다.

이렇게 마치 현실에서도 있을법한 냉혈한이자 악의 근원이 인간의 탈을 쓴 것만 같은 행보로서 발산되는 카리스마는 그간 아시아계 악당의 대명사이던 '푸 만추'의 푸 만추 박사와는 색다른 논픽션적 매력이 있었다.

거기에 웬만한 백인 악당배우도 비교조차 못할만큼 현실적이면서 새련되고 소름끼치는 정보석의 악역 연기가 합쳐지자 조필연이라는 캐릭터는 미국영화와 문학계에 새로운 충격을 선사했고, 이후 느와르계열 미디어물에서 조필연을 벤치마킹하거나 거의 대놓고 모방한 악역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는 계기가 된다.

덧붙여 이강모-황정연과 조민우-이미주 러브라인은 미국의 여성 시청자층까지 광범위하게 끌어모으는 쐐기를 박았다.

그 정도로 자이언트의 인기는 절정을 달렸고, 그래서 한국에선 모래시계 때문에 일어났던 사회적 현상들이 미국에선 자이언트로 인해 일어났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는 20~30대 남성이 자이언트를 보기 위해 귀가를 서두르는 통에 '귀가거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직장에서도 자이언트가 방영하는 날에는 야근, 회식이 중지되었다고.

당시 자이언트가 방영되던 시간대엔 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차도에 도로들까지 차량 하나없이 텅텅 비어서 미국의 밤 치안이 한시적으로 95%가까이 상승했다. 가정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엄마 아빠 TV 보시니까 조용히 해야 했다. 아니면 같이 자이언트를 보거나.
유흥업소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난리법석이었다. 그래서 그 난리법석 끝에 나온 대책이란 것이 술집에서도 TV를 사다놓고 입구에 '자이언트 방송 중'이라는 문구를 써놓는 것이었다. 단순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만약 가게에 한국산 컬러TV를 둘 형편이 되지 못했다면 일찍 가게 문을 닫아야 했는데, 어차피 손님들도 TV 보느라 안오고 점주도 자이언트를 보러가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래 한국에선 없었던 현상까지 일어났다. 이강모나 조필연 등 자이언트의 등장인물들을 극화체나 춘화체, 또는 그 둘을 융합시킨 그림체로 묘사한 팬아트들이 우르르 나오는가 하면 발빠르게 SBS및 NBC와 제휴를 맺고 실사 피규어를 만들어 파는 회사도 등장했다. 피규어는 내는 족족 팔렸다고.

그리고 총기의 나라 미국답게 조필연이 사용한 권총들이나 비슷하게 생긴 권총들의 판매량이 펄쩍 뛰어올랐다. 특히 자신이 좀 날린다고 여기는 암흑가 보스나 간부들이라면 거의가 거악의 상징으로서 갖고 있을 정도였다. 한술 더 떠서 강모의 형 이성모가 사용한 총기는 사업가들이 호신용이나 장식용으로 하나쯤 소장해야할 필수품이라고 여겼다.

이렇게까지 초대박을 치니 SBS고 NBC고 모두 입가가 귀에 닿을 정도로 올라가며 샴페인을 터트렸다. NBC는 미국의 시청률을 쓸어담다시피 했으며 미국 제 1의 방송국의 입지를 굳혔다. 트립 전부터 적자에 시달리기 시작하던 SBS는 시장을 활짝 열어젖힌 것도 모자라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막대한 부수입에 열광했다. 소문으론 SBS회장이 자이언트 오프닝 ost를 틀어놓고 '우린 살았어! 우린 살았어!'라고까지 외쳤다고 한다나...

이 기이한 역주행에 자이언트를 찍었던 주조연 배우들은 뜻하지 않게 치솟은 인지도 덕분에 미국진출의 기회를 잡게 되어 미국 토크쇼에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중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건 이범수였다. 자이언트 이후로 선구안이 영 빗나가 소수의 작품 외엔 죽을 썼던 그는 이 참에 영어를 익혀 미국 할리우드와 방송계로 넘어가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SBS와 NBC가 모래시계와 자이언트로 미국 방송계를 휩쓰는 동안 다른 미국의 방송사들과 한국 방송사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자이언트가 종영될 때까지 기나긴 겨울나기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자이언트가 너무 강력한 존재감을 떨친 탓에 이제와 새로운 미래한국 드라마를 계약해서 방송한다 해도 MBC의 까레이스키마냥 자이언트에 뭍혀서 폭망할 미래가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국 방송사들은 손가락이나 빨며 배아파하는 정도였지만, 미국 영세 방송국들은 이 시기에 사람들이 자이언트를 넘어 뉴스던 뭐던 NBC채널을 하루종일 애용하기 시작해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다수가 폐국하거나 폐국 직전까지 몰렸었다.

허나 아무리 대단한 것이라도 끝이 온다는 모래시계의 격언따나 마침내 자이언트도 최종화까지 방영되었다. 해피엔드로선 미묘하지만 여운이 남는 인상적인 엔딩과 함께 평균 시청률 46%에 최종화 시청률은 무려 77.4%를 찍는 신화를 이룩하면서 위대한 길을 걸어간 거인은 화려한 피날레로 막을 내렸다.

그렇게 자이언트의 시대가 마무리되자 한국 방송계는 대수출 시대를, 미국 방송계는 대수입 시대를 맞게된다. 자이언트의 종영에 맞춰 NBC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국들도 일제히 한국의 방송사와 계약한 드라마를 더빙 혹은 자막작업을 거쳐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 수출수입의 물결은 처음엔 드라마였지만 점차 예능과 애니의 영역으로도 범위를 넒혀갔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채널을 풍부하게 만들어 미국인들을 즐겁게 했으며 한국인들은 그들대로 K-드라마를 보는 미국인들의 반응을 즐겼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이언트 정주행하다가 뽕차서 써본건데 즐겁게 읽었다면 좋겠고, 대역팬픽은 생판 처음이라 개연성 같은게 좀 어색해도 양해해주면 진쟈 감사함니다...

반응 나쁘지 않으면 나중에 런닝맨 같은 예능 주축으로 2편도 써볼까 생각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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