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서구 사람들이 성지(聖地)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해 벌인 일련의 시도는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이 땅에서 하나 둘 희망이 사라져갈수록, 사람들은 더더욱 희망을 찾고자 노력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사제왕 요한의 전설이다.

그러나 전설은 전설일 뿐, 한낱 이야기는 결코 그들을 구해줄 수 없었다. 마침내 십자군 국가들이 하나 둘 레반트 땅에서 축출당하기 시작하고, 한 때 하늘 아래, 지상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졌던 자, 교황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기 시작하자 서구 사람들은 두려움에 빠졌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두려움이 크면 클 수록, 사람들은 더 큰 희망을 찾고자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영혼의 안녕을 위해서, 사제왕 요한의 이야기를 믿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제왕 요한의 군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이 모든게 한낱 망상임이 밝혀졌음에도, 어떤 사람들은 포기 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대한 제국조차 결국 시간에는 이길 수 없었던 것 처럼,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사제왕 요한의 이야기는 점차 잊혀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리스본의 한 항구에서 온 에우로파를 들썩이게 할 소식이 당도했다.

황금과 향신료를 가득 실은 채 나타난 그들은, 일종의 종교적 환희와 열정-눈썰미 좋은 몇몇 사람들은, 이것이 단순한 종교적 열정이 아님을 단번에 깨달았다.-에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이 말했다. 근동보다 더 멀리, 더 동쪽... 인도를 넘어, 중국 동쪽 땅에 사제왕 요한의 나라가 실존했노라고.

그것이 바로 디오시온, 이른바 됴선 왕국이다.

디오시온 왕국의 국장

14세기 말, 몰락해가던 경교 사제들의 세례를 받은 여진족 왕 이성계가 끝내 여진족을 통합하였고, 이내 이들은 고려를 쳐 멸망시켰다.

초대 왕 이성계의 십자가 아래 결집한 여진족 기병들과 고려인들은 전쟁으로 단련된 강인한 군세들을 통솔하였고, 당시 복속한 여진족과 동북면의 고려인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던 새로운 신앙의 이름 아래에서 디오시온은 빠르게 활력을 띄었다.

이들의 종교적 열망-여러모로 뒤틀린-은 초기 디오시온 왕국이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원동력이자 근거가 되어주었다.

이 당시 디오시온 사람들은 남쪽과 서쪽 모두를 정복해야 할-그리고 올바른 신앙으로 이끌어야 할- 대상으로 여겼는데, 특히 요동과 만주를 신이 약속한 땅이라 믿었다. 당시의 종교적 열정은 실로 엄청났던 것으로 보이며, 이는 오늘날에도 다양한 사료에 남아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때 당시 디오시온 내부에 있었던 수많은 절과 사원들이 교회로 개조되거나 파괴되었고, 그에 따라 많은 귀족들과 승려들이 바다 건너 열도나 대륙으로 도망쳐야만 했다. 훗날 이들의 요청에 따라 명이 디오시온을 정벌하기 위해 원정군을 꾸리니, 원이 멸망한 뒤의 혼란을 진압하고 서서히 평화를 되찾아가던 동아시아 정세는 서쪽에서 온 믿음으로 인해 급변하게 된다.

사실 쓰다가 글 날아가서 여기까지만 적음

분명 간만에 만족할만한 글을 썼었는데...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