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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대충 북미 원주민이 바이킹 만나는 머역 - 6

ㅇㅇ(218.50) 2022.07.03 22:23:05
조회 493 추천 18 댓글 15
														






Ep.6 호혜(4)


낯선 사람들이 줄줄이 회의장에 들어오자, 동석한 사켐들을 의문과 경계심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들을 어디를 봐도 전사들임이 분명했다. 이는 두 유럽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특이 새로 등장한 원주민을 이끄는 자는 누가 봐도 노르드인이 핏줄이 아닌가 의심할만 했을 정도였으니까.


“대모님, 저들은 누구입니까?” 한 사켐이 물었다.


“소개드리지요. 마히카니툭 강(=허드슨 강)의 피쿼트족 일파입니다. 우리 회의에는 처음 오는 것으로 아는데, 맞나요?”


“그렇소. 웅카스요.”


거구의 사내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회의장을 가득 채운 사켐들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남쪽? 농사도 잘 되고 사람도 많을 놈들이 갑자기 여기는 왜 찾아온단 말인가. 여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농사만으로는 빠듯한데. 물고기라도 사가려나?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여러분들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요.”


********


“어떻게 생각하니?” 아하누가 아카피에게 물었다.


“네?”


“저 웅카스란 인간 말이다.”


“뭐, 절박한 것 같기는 하던데요. 그렇다고 저희가 나설 이유는 없지 않아요? 우리들이랑 저 모호크인지 뭔지 하는 놈들이랑 뭐 억하심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웅카스의 용건은 간단했다. 동맹이 되어 달라는 것. 그의 말대로라면 모호크족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야만인인데, 자신들만으로는 맞서기 어려우니 오시아가 부족들이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그들보다 남쪽의 부족들에도 연락을 보냈다고도 했다.


아카피가 기억하기로는 모호크족이 그 정도로 야만적이지는 않았다. 미국이 건국될 당시에 모호크족이 속해있던 이로쿼이 연맹의 제도를 참고했다는 말도 있었으니까. 허나 이 시기면 또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건국과 지금은 대략 700년 정도 차이가 나니까.


아카피는 새삼 억울함을 느꼈다. 누구는 인생 2회차여서 막 나치랑도 싸우고 떼돈도 벌고 하던데, 자기는 뭐 미래 지식이 있어봤자 뭘 할 수도 없는 처지 아닌가. 게다가 세상의 이쪽은 역사를 바꾸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뭐 기록이 남아있어야 뭘 알고 바꾸지.


“우리들이야 그렇지. 하지만 당장 아베나키들은 찬동하고 나섰잖느냐. 가장 목소리 큰 놈들이 그러는데, 우리가 거기서 거부하는 것도 좀 묘해.”


아카피가 억울해하든 말든, 그의 이모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사실 이 안건을 무턱대고 거부하기도 좀 그렇기는 했다. 모호크들과 국경(오늘날의 그것과는 동떨어진 의미다)을 맞대고 있다는 것은 곧 아메리카 대륙 내륙지역에 더 가깝다는 의미다. 구리, 흑요석 등의 원자재와 옥수수 등의 식량, 질 좋은 토기까지 모두 아베나키 영토를 거쳐야 대서양 연안 부족들에 공급될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가 자급자족을 못 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당장 할아버지 대에는 딱히 내륙과 교류가 없었다던가. 우리 아버지가 내륙 지역에서 이주해 와서 내륙과의 교통이 트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건… 저나 이모부 선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지? 사람을 좀 보네야겠다.”


두 사람의 눈이 근처에서 빈둥거리던 칩초웩으로 향했다. 발이 빨라 슬픈 인간인 칩초웩은 또다시 전령으로 부려먹히고야 말았다.


******


두 숙질이 고민하고 있는 동안, 안토니오는 다른 추장들과 안면을 트기 바빴다. 안토니오의 언어적 재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어런저런 통역은 필요했지만, 인사 정도는 주워들으면서도 익힐 수 있지 않은가.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들입니다. 전 안토니오고, 이쪽은 레이프입니다.”


“반갑소. 당신 칼이 참 인상적이오?”


“제 고향의 문양입니다. 더 화려한 것들도 있죠.”


유럽의 초기 중세를 대강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동쪽의 마자르, 북쪽의 바이킹, 남쪽의 이슬람. 그나마 존중받는 기독교 사제니 이 정도지, 평민이었다면 같은 유럽인들도 적이다. 상황이 이랬으니, 안토니오가 자기방어용 검 한 자루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레이프야, 바이킹이니 굳이 설명은 필요 없으리라.


이런 풍습이 두 유럽인에게 의도치 않은 도움이 되고 있었다. 이곳의 부족장들은 흑요석 단검 하나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칼집의 모양과 문양으로 자신의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 풍습이었으니 말이다. 쉽게 말해 칼집이 일종의 문장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안토니오와 레이프의 유럽풍 장식은 뭇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이는, 웅카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칼, 한 번만 봐도 되겠소?” 웅카스가 여러 번의 통역을 거쳐 뜻을 전달했다.


“Con piacere(얼마든지).”


안토니오는 검집 채로 웅카스에게 칼을 건넸다. 허나, 웅카스는 칼집보다는 칼날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었다.


‘무슨 칼날이 이렇게 길지?’


그의 호기심은 검집을 뽑고서도 해결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늘어만 갔다.


“이건 뭘로 만든 거요?”


“여기 말로는 딱히 단어가 없습니다. 어…Ferro(철)?”


“신부 양반네 말로는 그런가? 우린 Jarn(야른)이라 그러는데.”


레이프도 한마디 거들었다. 어디 거들다 뿐인가, 직접 높으신 분들 앞에서 몸소 금속문명의 위대함을 설파하고자 했다. 그 의지에 애꿎은 나뭇가지 하나가 그의 도끼에 희생당했지만, 웅카스에게 그따위 것은 아무래도 좋을 뿐이었다.


“당신들, 그것(도끼) 많이 가지고 있는가?”


웅카스의 눈빛이 돌변했다. 꽤 굵은 나뭇가지를 자른다면, 꽤 단단한 머리통도 쪼갤 수 있지 않겠는가.


“지금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더 가져다 줄 수 있수다.” 딱히 뒷일은 생각치 않는 레이프였다.


“우린 서로 도움이 될 것 같군.”


두 전사는 손을 맞잡았다.



******


아 하필 올려도 프로 작가님 다음에 올렸네 글 비교되게....

쪽팔린 거시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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