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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짧은글) 독일 제국 국가건설 과정에서의 예정된 파국?

ㅇㅇ(14.35) 2023.02.23 22:07:49
조회 361 추천 6 댓글 7
														

비스마르크 체제와 독일 제국에 관한 몇 가지 글들을 보면서, 솔직히 외팔이 팔병신이 팔병신짓 한건 맞지만, 나는 그게 결국 독일 형성 과정상에 있어 어찌 보면 '예정된 미래' 였다고 생각을 하고 있음.

 

이 의견을 개인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어서 써 본 글이고, 참조한 글들은 밑에 정리함.

 

 

 

세줄요약:

 

1. 독일은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통일 국가를 형성하면서, 그 과정에서 프로이센이 겪은 전쟁들로 대표되는 '배타적 경험들'을 민족 형성의 기틀로 삼음.

 

2. 비스마르크 체제는 독일 제국의 팽창 및 침략 욕구를 조절하는 데 기여한 바 있음.

 

3. 그러나 비스마르크 체제는 장기적으로 존속이 어려웠고 독일과 주변국의 갈등은 예정된 것이었음.

 

 

 

 

 

독일의 민족 형성과 '기억'의 활용: 7년 전쟁, 나폴레옹 전쟁, 그리고 보불전쟁

 

대붕이들이 많이 알다시피... 독일 통일은 1870년대 초입에서 이루어졌는데,

사실 이 때는 이미 대충 아프리카 식민지 갈라먹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타이밍임.

 

비록 대부분의 침략이 1880년대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이미 영-프는 남아프리카, 알제리 등을 사이좋게 갈라먹으며 유리한 위치를 점했음.

이 과정에서 민족주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며, 19세기 후반 이래 식민지는 유럽 국가에서 '민족적인 자긍심'을 부여하는 기초가 됨.

대붕이들이 많이 쓰는 표현을 참조하면... 단체로 판도딸을 쳤다고 봐도 될 것 같음.

 

근데 이런 식민지 잔치를 상대적으로 늦게 통일한 독일은, 어찌 보면 참여할 기회자체를 한 번 놓치고 시작한 셈.

이것은 반대급부로 독일 제국이 외적 통일을 마치고 내적 통일을 이룩하는 방식에 있어서 영-프로 대표되는 선두 열강과 차이점을 가지게 했음.

즉 식민지 경영 등의 경험보다는, 독일 통일의 주축인 프로이센이 겪었던 침략과 항쟁의 경험들을 민족 형성의 기틀로 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음.


(대충 보불전쟁 이겼다도르 빌헬름1세 왕관쓰는 그림 짤)


 

특히 비스마르크는 숙련된 외교관으로서 소위 비스마르크 체제를 형성함과 동시에

이 시기 독일 제국의 내적 통일을 이룩하는 데 막대한 노력을 투여함.

이때 좀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은, 내적 통일의 과정에서 프로이센이 겪었던 유럽 국가들과의 항쟁들이 핵심적인 경험들로 다뤄졌다는 점.

 

특히 7년 전쟁, 프랑스 혁명기와 나폴레옹 전쟁, 그리고 보불전쟁이 역사 교육과 기념에 있어서 아주 많이 다뤄짐

당장 제2제국 당시에 세워진 동상들이 카이저 빌헬름 1, 프리드리히 대왕 등이 다수를 차지한 걸 보면 사례가 될 듯.

 

이들의 공통점에 대해 나는 프로이센이 침략받았던경험이 중요하게 다루어졌다고 봄.

그리고 이것은 결국 새로 형성된 독일 제국의 민족적 정체성을 배타적, 침략적(이렇게 표현하는게 적합할지는 다소 의문이 있으나)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봄.

 

이 때문에 비스마르크는 독일 제국 내부의 힘을 빼기 위해특징적인 외교 정책과 식민지 정책을 전개하게 됨.

 

 

비스마르크 체제: 다른 열강과 싸우지 않고 식민지 만들기...모순과 균열

 

앞 단락이 배경을 설명하느라 길어졌는데, 결국 나는 비스마르크가 하고 싶었던 것은 식민지 정책그 자체가 아니고 독일 제국의 안정적인 경영이었다고 생각함. 식민지 정책은 여기서 일종의 수단 역할을 했다고 봄.

 

그래서 외교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프랑스를 고립시키고,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는 한편 식민지 정책에서는 선두 열강인 영프를 다소 덜 건드리면서 아프리카에 부분적으로 영향력을 확보하는 정책이 전개됨.

 

그런데 이건 많은 역사가들이 증언하듯이 비스마르크니까가능했던 모순적인 정책이었음. 그리고 그가 없어지면 불가능한 것이었음.

 

왜냐하면 독일 제국의 내적 통일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결국 다른 국가(특히 프랑스로부터;;)’로부터의 침략을 받아온 기억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

결국 독일 제국의 민족의식은, 너무 러프하게 쓴 김이 있지만 이렇게 정리될 듯.

 

1. ‘프로이센과 독일 황가를 위한 충성심의 형성

2. 동시에 프랑스와 영국 등 독일을 괴롭혔던 서방에 대한 적대의식

 

이라는 굉장히 배타적인 것으로 이루어지게 됨.

 

이 때문에 나는 결국 독일 제국이 성장할수록, 대외 정책에 있어서 독일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점점 극단적으로 - 전쟁도 불사할 정도로 -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봄.

 

그렇기 때문에 빌헬름 2세가 카이저가 되고, 비스마르크가 은퇴한 이후 독일 제국의 성공(?)을 보장해온 소위 비스마르크 체제는 더 이상 존속이 불가능해졌음.

 

 

독일 민족에게 합당한대외정책의 추구 - 예정된 파국

 

나는 우리의 외팔이빌리가 참 많이 모자란 사람이긴 했는데

그의 의지 역시 독일 제국의 국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함

특히 팽창정책에 있어서, 나는 비스마르크가 억눌러온’ 독일 국민의 배타성이 결국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봄.

 

그리고 이것은 그 동안 형성되어 온 독일 제국 내의 배타성을, 더 이상 뻗어갈 곳이 없는(아시아가 있긴 했지만) 다른 세계가 아닌 유럽 국가 당사자들에게 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고 봄.

 

물론 몇 년 정도는 봉합할 수 있었지만, 결국 1차 세계대전이 독일이라는 국가의 형성과정과 깊게 연관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다만 나는 여기서 반대되는 국가인 영국, 프랑스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이 부분은 대붕이들이 찾아봐야 될 듯.

 

그럼에도 내가 설명하고자 했던 점은 독일이라는 정치체의 형성 과정이 내적으로 단기적 성공을 거두었을지는 몰라도 이미 그 과정 자체가 기존 열강에 대한 배타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파국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것.

 



 

참고한 문헌은 대략적으로,

 

개론서는 배영수 외 <서양사 강의>랑 홉스봄의 <시대> 3부작.

 

논문은...


최호근. 2015. “특집논문 : 역사적 신념공동체의 창출? - 독일제국기의 국가권력과 역사정치.” 서양사론, 124, 35-64.

 

박상욱. 2020. “1차 대전 시기 독일의 ‘1914년의 이념들에 나타나는 역사 해석과 정체성.” 코기토, 91, 147-174.

 

이영관. 2014. “독일제국 빌헬름 2세의 식민지정책과 동아시아.” 중앙사론, 39, 321-354.

 

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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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랑 별개로... 솔직히 이 판도를 유지하면서 평화를 해 보겠다는건 망상 아닌가? ㅋㅋ 하는 생각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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