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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조선시대 선비의 성당 방문기

삽질少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8 02:26:51
조회 1503 추천 35 댓글 2
														

순조 대에 이름 전하지 않는 한 비장(裨將)이 있었는데


상관 따라서 1800년대에 연행사 가서 일기를 씀.

부연일기(赴燕日記)라는 제목으로 남았는데


이 안에 책 중 왕환일기(往還日記) 무자년(1828) 6월 25일을 보면


북경의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한 기록을 남김


------------------------

맑음.


아침에 아라사관(俄羅斯館)에 가 보니 문의 편액을 ‘회동관(會同館)’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옥하관(玉河館)’으로서 옥하교의 서쪽 길가에 있었다. 당초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무르던 곳인데, 지금은 남관(南館)으로 옮긴 것이다. 집이 넓고 시원하여서 남관에 비하면 배나 되고 또한 빈 땅이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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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제도가 정밀하고 기묘로우며 기물이 치밀하고 특이한데, 세밀하게 만든 도수 재는 기형(機衡) 등의 기구가 방마다 없는 데가 없었다. 여기저기 걸린 그림이 세세히 사람, 가축, 궁실, 수목, 산수 등을 묘사하였는데 길이와 너비가 두어 자씩이고, 특이한 나무로 틀을 만들어 유리로 덮었는데 벽마다 걸려 있었다. 멀리서 보니 모호하기에 곧 노인의 안경을 가져다 끼고 나아가 보니 한 치나 되는 말, 콩만 한 사람이 살아 움직이듯 세밀하였으니, 그림 솜씨가 능하다 할 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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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명종이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데 방마다 놓아 두었고, 어떤 곳에 가니 마치 매감(梅龕)과 같은 높은 것이 있는데 이마에 유리로 된 구멍이 있고 크기가 달만 했다. 때가 되면 우는 비둘기 한 마리가 구멍 속에 나와 있다가 시간에 맞추어 우는데, 또한 숫자가 있어 갑(甲)ㆍ기(己)ㆍ자(子)ㆍ오(午)의 아홉 수에 의하여 울다가 끝나면 도로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매 너무도 기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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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명악(自鳴樂)이 있으니 역시 매감 모양과 같은데, 사람이 가닥을 들어 고동을 굴리면 음악이 크게 일어나서 사(絲)ㆍ죽(竹)ㆍ금(金)ㆍ석(石)의 소리가 우렁차게 번갈아 연주된다.


아라사국 사람들은 10년씩 번갈아 머무는데, 그 사람들은 얼굴이 희고 털이 누르며, 코가 날카롭고 우뚝하며, 눈이 우묵하고 누르며 키가 8척이나 되는데, 10여 명을 보았으나 대체로 비교하면 다 그러하였다.


좌우에 서적이 많이 있는데 모두 횡서로 쓴 서적으로 글자를 잘 알 수가 없었으며, 중국 경서도 섞여 있었다.


그들 나라의 풍속을 알아보면, 이른바 천주학(天主學) 외에는 다른 학문이 없었다. 그들의 서적 가운데 더러 중국 글자로 번역하여 종이에 써놓은 것이 있기에 두서너 줄을 보고 분명히 이단임을 알았다.


생각건대, 그 학문이 유독 이들뿐만 아니라 서쪽이나 남쪽의 먼 변방은 애초부터 오도(吾道 유교를 말함)를 모르고 서양 등지는 천주학을 하지 않는 데가 없을 듯하다. 대체로 저 오랑캐가 관에서 사는 것은 그들의 풍속을 숭상하는 것이 이렇기 때문에 중국의 글을 가르치기 위하여 10년 기한으로 20명을 교대하여 살며, 중국 문자를 익혀 귀국시켜 전달하게 하여 먼 지방으로 하여금 성인의 도가 있음을 알게 하려는 것일 것이다. 언어와 문자가 너무도 중국 사람과 맞지 않고 보면, 이렇게 관에서 살게 하는 방법이 아니고서는 가르쳐 알게 할 수 없을 것이니, 그야말로 사람을 교화시키는 좋은 규정이다.


두루 구경하고 어떤 곳에 이르자, 문이 근엄하게 잠겼기로 자물쇠를 열게 하여 들어가니, 외간에 가로 막은 칸막이가 있는데 모두 특이한 나무로 조각을 하여 만들었고, 칸막이마다 모두 산발한 사람을 그렸다. 방 안은 구부정하게 사방을 벽돌로 높이 쌓았으며, 둥근 창문이 서로 비치는데 모두 유리를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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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칸막이를 열고 안 칸으로 들어가니 주벽(主壁)에 죽은 사람 하나를 걸어 놓았다. 대체로 벽 위에 십(十)자로 된 나무 판자를 붙이고 사람의 두상과 사지(四肢)에 모두 쇠못을 박아 내걸어, 마치 거열(車裂)하는 형상과 같은데 완연히 옥골(玉骨)인 사람이었다. 피부와 살, 손톱과 털이 꼭 산 사람과 같은데 온몸이 나체로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으나, 머리에서 발까지 쇠못 자리에서 붉은 선혈이 쏟아져 뚝뚝 떨어지는데, 그 면목을 보니 방금 죽어 식지도 않은 것 같아 현기증이 나서 바로 보기 어려웠다.


또한 방 안에는 침향(沈香)ㆍ단향(檀香) 재목을 많이 사용하여 향기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고, 또 한 점의 바람도 들어오지 않아 음습한 기운이 냄새가 되어 피비린내가 완연하니 속이 메슥거리며 안정되지 않아서, 우연히 오게 되었지만 후회스러웠다.


마두가 그 연유를 물으니, 관의 오랑캐가 말하기를,

“옛날 야소(耶蘇)가 바로 서방의 신명한 성인으로서, 도학이 고명하고 영험한 변화가 헤아릴 수 없었는데, 요망하고 허탄하다고 죄를 삼아 이 같은 형벌을 받아 죽으매, 서양 사람들이 슬퍼하며 사모하여 사당에 모시되 형상대로 소상(塑像)을 만들었습니다. 이 뒤로부터 서양 사람들이 모두 머리를 풀어뜨리고 맨발을 하여 풍속이 되었소.”

하였다. 그리하여 사학(邪學)하는 무리들이 형벌로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진실로 이 때문임을 알았다.


------------



요약 : 러시아 대사관 방문해서 사실적인 회화도 보고, 자명종이랑 오르골도 구경하고, 성당도 방문했는데 십자고상이 참혹해서 보기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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