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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려, 조선의 경제 이해하기 :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lemie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6 10:33:44
조회 1793 추천 1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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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Wealth of nations)와 분업


애덤 스미스는 한 국가의 부(Wealth)의 원천은 그 국가의 국민이 노동을 통해 1인당 생산한 양(Produce)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원문은 아주 복잡하게 이를 풀어서 씁니다만 축약하면 그렇다는 겁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1인당 생산의 양이 어떻게 증가하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즉 생산성의 증가가 왜 어떻게 일어나느냐가 국부론의 핵심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야말로 산업혁명 이전의 전근대 경제사에서 우리가 공부해야 할 "경제적 관점"의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애덤 스미스는 노동을 통한 생산성 개선은 대부분 분업(Division of Labour)의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이미 애덤스미스와 국부론을 이야기했을 때 분업 이야기 나올 것은 다들 짐작하고 계셨을 것입니다. 애덤 스미스가 바늘을 제작하는 과정에서의 공정을 분리함으로서 나오는 분업화 사례의 묘사는 유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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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애덤스미스의 분업 하면 다들 이렇게 공장에서 단순작업을 반복하는걸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오해해서는 곤란합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분업화가 제조업 공장에서 높은 생산성을 제공하는것은 사실이지만, 이 분업화는 그런 제조업에 한정하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경제적으로 연결된 사회 내에서의 분업화로 이해해야 합니다.


애덤 스미스는 같은 수의 사람들에 의한 생산이 왜 분업을 통해 증가하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1. 사람이 동일한 일을 반복해서 하면 숙련도가 증가하며 이로 인해 생산량이 증가한다.


분업화는 사람이 특정한 일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게 합니다.


애덤 스미스는 못 대장장이의 사례를 드는데, 못을 제작해본 경험이 없는 대장장이는 처음 제작할 때 하루에 2~300개 이상 만들 수 없고, 못 제작을 경험해봤지만 전문적으로 하지 않았던 대장장이는 800~1000개 이상 만들기 어렵지만, 오로지 못만 만드는 20세 이하의 소년은 1일에 2300개 이상의 못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숙련된 못 대장장이가 그에 적합한 도구를 가지고 못을 제작한다면 훨씬 빠르고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은 해석이지만 이는 경제학적으로나, 그리고 인류학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전문화(Specialization)라고 하죠.


한 사람이 농사도 짓고 수렵도 하고, 농기구도 만들다가 이중 하나만 하게 되면 숙련도가 올라가니 생산성이 증가합니다. 농기구 제작자는 모든 농기구를 만들다가 낫만 만들면서 또 숙련도가 증가고 생산성이 증가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겠죠?


작업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생산성 격차는 커집니다. 뗀석기를 만들때는 분업화의 메리트가 작겠지만 철광석을 제련하고, 철을 정련하고 가공해서 철제 농기구를 만들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산업혁명 이후에는 점점 생산 시스템에 대한 관리(Management)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개별 노동자의 숙련도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우리는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겁니다.


산업 혁명 이전의 사회에서 이 전문화는 기계화된 공장이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놀라운 수준의 생산성 개선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러한 전문화가 왜 생산성을 개선하는지를 보다 잘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 애덤스미스가 설명하는 2번째 요인이죠.



2. 하나의 일(Work)에서 다른 종류의 일로 넘어가는 시간이 덜 낭비된다.


직조기로 천을 짜는 직조공이 농업을 겸업한다고 합시다. 그는 밭에서 농기구로 경작을 하다가 직조기로 가서 작업을 해야할 겁니다. 이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시간의 낭비가 발생하고 작업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든다는 거죠.


애덤스미스의 이 설명은 솔직히 좀 조잡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다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바꿔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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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소금굽기 그림. 기산 김준근 풍속화----


농지를 경작하는 농민은 생존하기 위해 소금이 필요합니다. 만약 농민이 소금을 구하기 위해서 직접 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닷가로 가서 소금을 굽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농민은 소금을 구함으로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었지만, 밭과 바닷가 사이를 이동하고 소금을 굽는 시간을 소모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농지의 경작에 투입할 노동시간이 감소하여 수확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작업의 전환과정에서 노동시간의 낭비가 발생하며, 각 작업별로 투입되는 노동시간이 적으니 숙련도가 낮아서 소금의 생산성 역시 떨어지겠죠.


사실 노동시간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농민이 농사도 짓고 소금도 구으려면 농기구도 구해야하고 소도 필요하며, 소금가마와 장작이 필요하죠. 농민이 축적한 잉여는 동시에 2가지 작업에 분산투자되어야 합니다. 당연히 한쪽에만 투자했을때 비해서 생산효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을겁니다.


농민은 농사만 짓고, 소금굽는 사람과 소금을 전달해줄 상인이 따로 있다면 이 모든 작업의 1인당 생산성이 증가하겠죠? 노동시간의 낭비가 감소하고 숙련도가 증가하니까요.



3. 분업화를 통해 생산성을 개선하는 기술의 발명이 촉진된다.


적절한 기계or도구를 사용함으로서 동일한 생산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런 대부분의 기술적 발전이 분업에 의해 발명되었으리라고 추정합니다.


이 적절한 기계(Machinery)라는 표현때문에 공장에서나 적용된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저는 보다 정확한 표현은 기술(Technology)이라고 봅니다. 생산성을 향상하게 만드는 다양한 기술, 농업기술이나 생선손질기술에 이르는 기술적 진보에 대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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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em Beukelszoon은 14세기 청어 손질법과 손질도구를 발명했다고 추정되는 어부입니다. -----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한 어부가 발명했다고 전해지는 청어 내장손질법과 도구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네덜란드 청어산업의 발전에 거대한 기여를 했다고 알려져 있죠. 청어를 잡은 직후 내장을 빠르게 제거해서 염장하도록 만들어 보존기간을 늘이고 생산량도 증가하게되었거든요.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양상에 대해서 제조업 근로자들이 기계(Machinery)를 발명하는 원인이 분업화를 통해 해당 작업을 직접 전문적으로 수행하던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이러한 실용적 기술의 발명은 전문적인 학자들보다는 실제 노동자나 수공업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면에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만 있다고 보는건 아닙니다.


스미스는 해당 작업을 직접 수행하지 않는 이들도 발명에 기여하는 경우가 나타난다고 보는데 그러한 학자나 발명가 역시 직업분화를 통해 그러한 연구에 전문적으로 골몰한 결과라고 설명하죠.


이 복잡한 설명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해보겠습니다.


A. 분업화된 작업자들은 같은 작업을 반복하면서 해당 작업의 생산성을 개선할 아이디어를 만들기 쉽다.


B. 연구에 골몰하는 지식인의 사회적 분업은 생산성을 개선할 기술과 지식을 발전시킨다.


덤 스미스는 분업을 단순히 노동의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그치지 않고 생산성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발전의 원천으로 봅니다.


이러한 분업에 대한 그의 강조와 기여는 단순히 경제학에 그치지 않고 인류학과 고고학 연구를 포함해서 인류의 역사와 사회를 연구하는 전반적인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가 말하는 분업은 단순히 제조업에서의 공정분리를 통한 생산성 개선이 아니라 사회적 분업을 통한 사회 전체의 생산성 개선과 발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러한 분업이 왜 나타났다고 볼까요?





이익의 추구는 교환을, 교환은 분업을 낳는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을 교환(Exchange)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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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뼈다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어떤 개가 뼈다귀 한개를 다른 개가 가지고 있는 뼈다귀와 공정하게 교환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동물이 사람이나 어미개, 또는 집단 내의 동료개에게서 원하는 무언가를 얻는 방법은 싸워서 뺏지 않는 한 오로지 호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인간 역시 필요한 것을 다른 인간에게 얻기 위해 구걸하거나 호의를 구하려 하기는 하지만 이는 이런 호의를 일생동안 반복되기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교환을 통해서 타인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실험에서는 오랑우탄이나 원숭이가 토큰을 특정 품목과 교환하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여튼간에 이 교환능력은 인류와 동물을 가르는 중요한 차이입니다.


교환은 자기가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거래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애덤 스미스의 표현에 따르면, 사람은 그들의 자비심이나 인류애(Humanity)가 아니라 사익(Self-love)을 자극하며, 자신의 필요가 아닌 거래할 대상의 이익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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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교환, 니가 원하는 거하고 내가 원하는 거하고 바꾸지 않을래?----


이 교환(Exchange)이 실제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대부분의 재화를 얻는 방법이며 이 거래는 양쪽 거래 당사자에게 모두 이익을 제공합니다.


거래당사자는 각자 더 필요하다고 느낀 재화를 위해서 자신에게 그보다 낮게 평가되는 재화를 넘겨줌으로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서로 이득을 보는 셈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화폐경제가 일상화된 시기에 살고 있었지만 그는 거래의 본질과 국부의 축적이 거래를 통해 귀금속으로 만든 화폐를 획득하는데 있는게 아니라 교환을 통해 양자 모두 이익을 얻는데 있다는 결정적 원칙을 제시합니다.


각자가 자신의 이익(Own Interest)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이익을 얻는 교환이야말로 분업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입니다.


타인과 거래할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서 개인은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생산활동을 통해 자기가 직접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합니다. 이를 잉여(surplus)라고 합니다.


농사를 더 잘할 수 있다면 농민이, 쇠를 다루는 솜씨가 좋다면 대장장이가, 가죽 무두질에 능숙한 이는 무두장이가 되어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재화"를 생산하고 이를 가지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가진 이와 교환하게 됩니다.


교환이 있기 때문에 인류는 자기가 쓰는 것보다 최대한 더 많이 생산할 인센티브를 가지게 됩니다.


교환이야말로 생산성을 향상하는 분업을 촉진하는 원천이며, 이를 작동하게 하는 것은 인류애가 아닌 사적 이익(Own Interest)의 추구인 겁니다.


만약 교환(Exchange)을 하지 않더라도 국가의 권력에 의해서 필요한 재화를 지배층이 획득할 수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고려시대의 수조권이나 조선시대의 선물경제처럼 피지배층의 노동력을 수취해서 필요한 현물을 조달하는 거죠.


해당 사회에서 비교적 부유하고 잉여를 가진 지배층이 자신에게 필요한 재화를 교환(Exchange) 없이도 구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분업과 교환의 순환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는 분업화를 지연시켜서 사회 전체의 생산성 증가를 약화시킬 겁니다. 교환이 없으면 분업이 발전할 수 없으니까요.


이 교환이 분업을 촉진하여 생산성을 강화시키는 정도는 시장의 범위(extent of the market)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는 전근대 사회에서 상인이 어떻게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강화시키는지 이해하게 해주죠.





시장이 넓을 수록 분업의 정도가 커지고 생산성이 증가한다.


외부와 멀리 떨어진 인구가 희박하고 고립된 지역에 거주하는 마을의 경우를 상상해 봅시다. 애덤 스미스는 그에게 익숙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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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황량한 스코틀랜드 고지대---


이런 황량한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농민은 푸줏간, 빵집이나 술집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멀리 있을테니까요. 농민은 가족들을 위해 그런 역할을 직접 수행해합니다. 분업이 제한되고 생산성이 떨어지겠죠. 농업에 전념할 시간을 잡아먹으니까요.


이런 지역에서는 대장장이나 목수들이 자신의 물품을 판매할 충분히 많은 사람을 접촉할 수 없죠. 이런 지역에서는 18세기에서도 못만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분업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전문적인 못 제조공이 하루에 1000개의 못을 만든다고 할 때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구석진 지역에서는 1년에 1000개의 못도 판매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대장장이는 전문화되지 않고 모든 종류의 철제품을 취급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분업화가 자극되지 않고 생산성을 향상할 인센티브가 제한됩니다.


분업화를 통해서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교환(Exchange)이 이루어지는 시장의 크기가 클수록 유리합니다.


하나의 마을에 국한해서 생산이 이루어진다면 분업을 통한 전문화는 제한됩니다. 이는 생산성의 발전을 제한합니다. 만약 시장의 범위가 지역으로, 다시 지역에서 국가 전체로 그리고 국가 밖으로까지 확대된다면 분업을 통한 생산성은 그만큼 증가합니다.


하나의 국가에 존재하는 지역시장이 하나로 통합된다면, 그 범위가 커지므로 각 지역이 전문화(Specialization)을 통해 분업화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철산업이나 철제도구의 생산이 특정 지역에서 발달해서 특산지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특산지에서는 생산성을 극대화하여 각 마을의 대장장이가 생산한 것보다 저렴한 농기구와 쇠못, 바늘을 생산합니다. 이 재화가 국가 전체로 공급되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개선하게 되겠죠.


애덤 스미스는 언급하지 않지만 이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는 것이 유통을 담당하는 상인의 역할입니다.


지역과 지역간의 유통망을 구성하고 마차나 선박등에 자본을 투자하여 운송비용을 절감시키면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의 크기가 커지고 이는 분업화를 촉진하여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당연히 농업을 영위하는 농민들도 이에 의해서 혜택을 얻습니다.


상인은 단지 생산지와 판매지간의 가격 격차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 하는 것 뿐이지만 그들의 이익 추구는 생산지와 판매지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시킵니다.


위에서 설명한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시장이 상인들에 의해서 영국이라는 국가의 시장에 통합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영국 남부에서 못 제조공이 전문화된 생산을 통해 대량생산한 저렴한 못이 상인에 의해서 스코틀랜드 고지대로 유통됩니다.


고지대의 황량한 지역에서는 자체적으로 이렇게 저렴한 못을 구할 수 없었지만, 시장이 통합되고 커다란 시장의 일부가 되면서 이제는 영국 남부처럼 저렴한 못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고지대의 농부는 비싼 못에 낭비되던 잉여를 자신의 농업생산력을 개선하기 위해 농기구나 소를 구매하거나,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주철냄비를 사는데 쓸수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정리해봅시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과 교환을 설명함에 있어서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어떤 원칙이 존재하고 이것이 분업과 교환을 촉진한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생활여건을 개선하길 희망하는 자기애(Self-love, 이기심과는 다른)에 기반해서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타인이 필요로 하는 물건과 교환하는 성향이 존재하고 이것이야말로 분업을 촉진시켜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 그리고 교환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키울 수 있는 지성이 분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원천이 되는겁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시작된 분업과 전문화가 다시 인류역사에서 교환(Exchange)의 네트워크를 확대시키고 시장의 크기를 키움으로서 분업과 전문화를 더 강하게 해서 생산성을 강화시킨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생산량이 늘어서 경제가 성장하는거죠.


인간의 본성에 따라서 분업과 교환이 발전하면 생산성은 증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사회에 살고 있고, 인간사회가 구성한 제도적 기반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과 교환이 이루어지는 경제활동과 그 결과에 있어서 국가의 정치적 활동과 제도적 장치가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재산권 제도는 경제활동과 관련된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제약하거나 자극함으로서 장기적으로 경제의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정치와 제도의 영향 : 재산권이 보장되는가 보장되지 않는가?


애덤 스미스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정의(Justice)를 강제하는 것이라고 규정합니다. 이는 타인의 생명과 신체, 재산과 소유물, 계약과 같은 권리를 보호하고 교환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국가의 성립이 이러한 보호를 제공할 때부터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성립되어 정의가 강제된다고해서 재산권이 완벽히 보호되는 건 아닙니다.


재산권을 위협하는 것은 국가 외부의 적으로부터의 침공일 수도 있고, 국가 내부의 구성원으로부터의 착취나 강탈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국가 자체로부터의 수취에 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국가는 재산권을 보호하는 수호자인 동시에 재산권을 침해하는 압제자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유지하는 제도에 따라서 말이죠.


애덤 스미스는 재산의 소유에 불안함을 느끼거나, 계약이 보호받지 못하거나,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변제를 공권력을 통해 강제할 수 없다면 상업이나 제조업이 결코 장기적으로 번성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빼앗길 때마다 근면하게 일할 의지를 상실하게 되며, 이는 경제적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거죠.


국가가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를 보장할 때 사람들은 위에서 설명한 개인적 이익에 의해 움직이는 분업과 교환을 통해 경제성장이 촉진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제도는 강제력을 발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경제 발전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애덤 스미스는 현실속의 국가가 이해관계가 동일하지 않은 다수의 집단으로 이루어지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산권 제도를 적용하려는 정치적 행동이 이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지배층이 법과 제도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산권을 제한할 수도 있고, 상인이나 수공업길드가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담합하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집니다.


물론 이 역시 인간의 본성에 따른 행동이겠지만, 애덤 스미스는 분업을 촉진하는 자기애(Self-love)와 달리 이러한 행동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해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재산권이란 대체 무엇이고, 재산권이 침해될 때 어떤 방식으로 분업과 교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게 될까요?


누구든 자기 자신의 노동 속에 가지고 있는 재산은, 다른 모든 재산의 근원적인 기초인 동시에, 가장 신성하고 불가침적인 재산이다. 가난한 사람의 상속재산은 그의 두 손의 힘과 솜씨에 있으며, 그가 이 힘과 솜씨를 이웃을 침해하는 일 없이 자기가 알맞다고 생각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가장 신성한 이 재산의 명백한 유린이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 1권 10장, 노동 및 자산 여러용도에서의 임금과 이윤


먼저 가장 기본적인 재산권은 개인의 신체(人身), 그 자신의 노동력에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를 가장 중요하고 불가침적인 권리라고 주장하죠.


그는 당시 영국에 존재하던 노동자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고 도제집단에 의해서 노동자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사례를 들면서 이러한 제도적 강제가 사람들의 필요에 따른 자유로운 이주와 직업선택을 제한함으로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합니다.


이러한 비판은 심지어 담합이나 정치와의 결탁을 통해 노동자와의 정당한 임금협상을 회피하고자 하는 고용주에게도 가해집니다. 이 역시 재산권 침해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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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의 챔피언 애덤 스미스는 노동자의 권리에 호의적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임금협상을 회피하고자 담합하는 고용주에는 관대하면서 임금협상 때문에 단결하는 노동자의 행위를 금지하는 국가의 개입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제한을 통한 재산권의 침해는 애덤 스미스가 설명한 분업과 교환을 통한 사회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개인의 자유와 노동의 권리를 침해함으로서 원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타인과 교환하기 위한 최적의 직업을 선택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개선할 개인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노동력이 적합하게 투입되지 못하게 만드니까요.


애덤 스미스의 이러한 견해는 당시의 노동자뿐만 아니라 이전 시대의 노예와 농노에게까지 확대됩니다.


모든 시대, 모든 국민의 경험은 노예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 얼핏 그들의 생계유지 이외에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결국은 가장 비싸단 걸 보여주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재산을 취득할 수 없는 사람은 되도록 많이 먹고 되도록 적게 노동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들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 이상의 일은 폭력에 의해서 그에게서 짜낼 수밖에 없으며, 그 자신의 어떤 관심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애덤 스미스, 국부론 3편 2장 로마제국이 몰락 후 유럽 고대 농업의 저해에 대하여


이는 단순히 인간의 자유와 권리의 정당성에 대한 도덕적 문제가 아닙니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이 자신의 생활을 개선하려는 본성에 의해 분업과 교환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생산성을 향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미스는 노예나 농노에 의해 경작되는 농업은 이러한 문제때문에 비생산적이라고 주장했죠.


만약 개인의 인신이 구속되고 그들에게 노동이 강제되며, 잉여의 축적이 제한될 경우에는 이러한 분업과 교환을 촉진하는 인간의 본성이 자극되지 않습니다. 이는 노예나 농노의 소유자가 직접적으로 그들을 노동에 투입하고 관리함으로서 달성되어야 합니다.


만약 노예제로 운영되는 개별 농장의 생산성이 자영농의 생산성보다 앞서나간다 할지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노예제도는 생산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겁니다.


노동력의 효과적인 이동과 투입을 저해할 뿐 아니라 분업과 교환을 촉진하는 개인의 의욕을 떨어뜨리며, 해당 사회에 불필요한 관리비용을 초래합니다. 노예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사회 전체에 전가되는데 사회 전체에 이익을 주지는 않으니까요.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인간의 본성과 재산권은 영국이나 유럽에서만 통용되는 것일까요?


집에는 키 작은 종 셋과 파리한 아이 종 다섯이 있는데, 이것을 보고 부끄럽게 생각하여 무딘 호미 하나를 가지고 서로 번갈아 가며 풀을 매다가 겨우 3ㆍ4보쯤 가서 걷어치운다....

이와 같이 하여 마침내는 다 없애지 못하였으니, 이것은 내가 일을 감독하는 것이 해이하고 종들이 힘쓰는 것이 게을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게으른 종들은 내버려두고 몸소 손질해서 죽은 나무의 썩은 가지는 찍어서 버리고 낮은 곳은 보태고 높은 곳은 깎아서 바둑판처럼 평평하게 만들었다.

이규보(李奎報, 1169~1241) 초당 이소원기(草堂理小園記)


고려 전기 이규보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생활자료에서는 가내의 노비들이 소유주의 엄격한 관리와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적극적으로 노동을 수행하지 않는 기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왜 고려시대에 이미 독자적으로 재산을 소유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외거노비가 존재했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즉 국가제도나 권력에 의해 개인의 가장 기본적 재산권인 자신의 신체에 대한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임금협상의 자유와 같은 노동의 권리가 침해될 경우에는 애덤 스미스가 주장하는 인간 본성에 의한 생산성 향상의 원리가 훼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전근대 한국의 조용조 체제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조용조 체제하의 피지배층은 국가나 개인이 소유한 노비가 아닌 양인이라 할지라도 국가에 의해 인신이 지배되어 거주이전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됩니다.


국가가 그들의 노동력과 생산의 결과물을 직접적으로 통제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회 전체의 부를 감소시키고 후생을 악화시킬지 몰라도,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재원과 현물, 인력을 조달하고 지배층의 이익을 보장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노비가 아니지만, 노동력의 수취가 강제되고, 그들이 선택하지 않은 다양한 현물을 납부하도록 강제됩니다. 농민, 수공업자의 호구가 등록되고 그들의 직업이 그 자식들에게 세습되는 것이 요구됩니다.


생업 이외에 국가가 요구하는 다양한 직역(職役), 예를 들어 조운선의 선원, 역참의 역졸, 수군이나 육군에 종사하며 세습이 요구되어 신체의 자유와 노동의 권리는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그들이 자신의 노동시간을 어디에 투입할지 무슨 일을 할지 자체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는 그들의 생산을 감소시켜 개인의 잉여축적을 어렵게 만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본성, 이익추구를 통해 분업과 교환으로 이루어지는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게 되는거죠.


노동에 대해서 설명했으니 이제 노동 이외의 재산권 중 토지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애덤 스미스는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요소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노동, 자본, 토지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노동의 자유에 대해서 강력하게 강조한데 반해서 토지에 대한 재산권, 토지소유권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토지소유권의 보호가 항상 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사회 전체에 국부를 증진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토지가 생산성을 개선하는데 토지소유자가 기여하기 위해서는 토지라는 자산의 개량(Improvement of the Land)을 해야한다고 설명합니다. 토지의 개량은 수리시설의 개선이나 농로의 설치와 같은 노동력과 자본의 투자가 필요할 겁니다.


만약 토지소유자가 자신이 세심하게 비용 대비 수익을 계산하고 신경써가며 토지를 개량할 수 있는 범주보다 훨씬 넓은 토지를 점유하게 된다면 보다 작은 토지를 점유하고 직접 경작하는 소유권자에 비해서 토지의 개량이 잘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애덤 스미스는 강조합니다.


여기서 애덤 스미스가 중요시하는건 침해할 수 없는 권리로서의 토지소유권 자체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토지의 개량 없이 소유권 자체만으로 토지를 임차해서 경작하거나 무언가를 생산하는 사람들에게서 지대(Rent)만 수취하는 소유권자를 마치 기생충처럼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토지소유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토지의 매매를 막는 제도적 제한을 폐지해야 하며 토지소유를 일종의 지배층으로서 신분을 증명하는 것으로 인식해 거래를 제한하는 풍습에 대해 비판합니다.


토지를 잘 개량하지 못하는 소유자가 그가 얻는 지대(Rent)보다 나은 가격으로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에게 판매하고, 토지를 구매한 이는 토지를 개량함으로서 사회 전체의 생산성은 개선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토지의 과도한 집중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제한함에도 불구하고 재산권으로서의 토지소유가 보장되고, 그 처분권이 보장되어 매매가 가능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가가 토지를 아예 독점한다거나 토지를 일정 이상 가지지 못하게 강요하거나 매매를 불가능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토지의 개량(Improvement of the land)은 토지소유자가 자신이 가용한 노동력과 자본을 투자함으로서 이루어집니다. 이 역시 그의 이익(Self-love)에 의한 것이지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인류애(Humanity)의 결과가 아닙니다.


토지소유권의 보장은 토지독점의 폐해를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토지의 개량을 촉진합니다. 자기가 소유하는 토지에 대한 재산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 토지가 보다 생산적이 되도록 노동력과 자본을 투자하겠습니까?


스미스는 그런 면에서 토지를 임차해서 농사를 짓는 임차인의 보호가 중요하며, 당시 잉글랜드가 마치 토지소유권자 못지 않게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당시 프랑스에서 토지의 임차기간이 27년에 달하지만 이 것조차도 토지를 임차한 사람에게 토지를 개량할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엔 너무 짧다고 주장합니다.


토지를 임차하여 경작하는 차지권(借地權)을 종신적으로 마치 토지소유권처럼 보장함으로서 임차인이 적극적으로 토지를 개량하도록 유도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재산권이 보호되어야 가능합니다. 토지소유권이 보장되지 않는데 차지권이 보장될 수 있겠습니까?


결국에 재산권의 보호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해서 토지의 개량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서 생산성을 개선해 사회 전체의 부를 증가시킵니다. 토지 독과점의 폐해와 지주의 지대추구행위를 경멸함에도 불구하고 스미스는 토지소유권의 보호가 필요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거죠.


자 이제 완전하지는 않지만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몇가지 경제적 원칙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나마 해봤습니다.


인간의 본질적 행동 원리에 따라서 분업과 교환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서 생산성이 증가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고 촉진하거나 또는 제약하는 것이 바로 재산권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제도입니다.


이는 농업, 수공업, 상업등 해당 사회의 경제적 생산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농업의 생산성 역시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분업을 통해 다른 생산활동의 생산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농업 종사자가 독립적으로 자급자족하고자 한다면 그의 생산성은 일정 이상 증가하기 어렵습니다. 분업과 교환을 통해 이루어지는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니까요.



이러한 경제적 원칙들은 전근대 한국 경제사를 다루는데도 적용이 될 수 있을까요?


분업과 교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이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재산권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원칙들이 10~16세기 한반도의 자급자족적 농업사회를 판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면....


그럼 지금으로부터 수천년 전, 인류가 이제 막 농경을 시작했던 시점에서는 어떨까요?



a15610aa012fb27ebeff5a5eea5ac8ddec1d590247241155adefc5e574e3eac02b2befa5a5de7e8f0d557af68b

----신석기 시대의 상상도----


인류 역사에서 분업(Division of Labour)과 이를 통한 작업의 전문화(Task Specialisation)는 적어도 기원전 11700년에서 5000년의 신석기 시대에서 최초로 싹이 트기 시작했으리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농업의 도입을 포함한 신석기혁명(Neolithic Revolution)이라고 불려지는 인류역사 최초의 경제적 혁명은 인류 역사에 분업과 "경제"라는 것을 최초로 등장시킵니다.

농업과 분업, 그리고 재산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는거죠.


인류학과 고고학을 통한 실증적 데이터들은 이 시기에는 아직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교환(Exchange)에 의한 분업화가 처음부터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알려줍니다.


그가 말한 "이익의 추구"에 의한 교환은 인간의 본성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인간이 학습하고 발명한 결과물일 가능성이 더 크죠.


하지만 이 교환(Exchange)를 촉진하는 "재산권"이라는 개념은 인류가 떠돌며 채집과 수렵에 의존하던 구석기시대에서 정착과 농경을 시작한 신석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명되어, 수십만년 동안 정체되어있던 인류의 경제적 성장을 폭발시켰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 신석기시대에 시작된 경제적 혁명이 왜 최초의 분업을 탄생시켰는지, 그리고 이러한 혁명 과정에서 어떻게 "재산권"이란 경제적 개념이 등장하여 인류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경제적 해석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왜 농업사회가 본질적으로 자급자족적이지 않으며 어업이나 광업, 상업과 수공업같은 다른 생산활동과 밀접한 상호관계를 가지는지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자료

김재호, 11-19세기 일본과 한국의 경제성장과 ‘소분기’

김재호, "부패와 시장경제의 발전, 1400-1945"

이헌창, "When and how did Japan catch up with Korea?"

이헌창, "국사편찬위원회, 한국문화사 8권, 화폐 통용책 좌절의 원인"

이헌창, "조선왕조의 經濟統合體制와 그 변화에 관한 연구"

채웅석, "고려전기 화폐유통의 기반"

애덤 스미스, "국부론", 유인호 번역

에이던 버틀러, "축약된 국부론"

김광수, "스미스와 노스의 경제사 이론체계 : 비교연구"

김광수, "애덤 스미스와 노동(시장)의 법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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