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에서 공매도는 애초에 국가적 규모로 할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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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4

[일반] 대역에서 공매도는 애초에 국가적 규모로 할 수가 없어앱에서 작성

ㅇㅇ

2024.04.03 06:36:00

조회 479 추천 9 댓글 20

0e9b8403b3846cfe23eb8791469c706f2bde2963cfd992ae85daee70dc499651996260626d19529bc863c222a85509d9dcfcf3c1

공매도는 그냥 칠 수 있는게 아님.

공매도를 걸려면 증거금을 예치한 후에 주식을 기존 보유주주에게 거래소를 통해서 빌려야 함. 그래서 뵐갤시대 컴퓨터 트레이딩이 활성화 되기 이전에 규모있는 공매도를 하려면 OTC로 브로커 또는 대주주와 직접 협상하거나, 뉴욕 증권거래소의 loan post 라는 정해진 구역에서 만나서 이자 몇 %, 마진 증거금은 매일 오전 9시에 몇 % 보전 이런 식으로 계약을 따내야 (locate) 했었음.

그리고 당연히 소액의 이자를 벌려고 이런 귀찮은 짓을 하려는 주주는 전체 시장의 극히 일부분임. 역사적으로도 공매도 물량은 항상 미국 주식시장의 5% 미만이었고, 그나마도 좀만 물량이 늘어나면 내야하는 이자와 증거금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빌려주는 주식의 잔여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니까), 공매도를 대규모로 치는 것도, 그걸 며칠 몇주가 아닌 장기간 보유하는 것도 매우 힘들어짐.

괜히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잠깐만 들고 있는 포지션이라는 의미에서 숏이라고 부르는게 아님. 시간이 흐르면 자동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라 존버가 쉽지 않거든. 그리고 공매도 시장의 제한적 특성상, 개인이 단타로 돈을 벌기에는 차고도 넘치는 크기지만, 그거 하나로 NYSE 전체를 뒤흔드는건 현실적으로 너무 힘듬.

더군다나 타국에서 자금이 들어와서 주식시장을 교란시키려면, 적어도 열강급 국가 예산급 규모의 돈을 투척해야 하는데, 이것 자체도 문제점이 많음.

1) 일단 달러로 돈을 교환해야 하는데, 당시 외환시장의 규모가 그렇게 클 수가 없음. 뵐갤시대에도 수백억, 수천억 달러 규모의 환전은 중앙은행끼리 프로그램 만들어서 스왑하는거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고, 과거에는 더더욱 힘들었음. 굳이 따져보자면 금태환으로 하면 되긴 할텐데, 애초에 수백톤 규모의 금괴를 마련해서, 그걸 태평양을 가로질러서 운송한 후에 상대방 중앙은행에 가져간 후에, 아무런 의심을 받지도 않고 달러로 바꾸는거는 억지가 너무 심함.

2) 달러를 마련했다고 해도 그 돈은 브로커가 확인할 수 있는 미국내 신탁에 예치된 상태가 아니면 인정이 안 됨 (counterparty risk). 즉 신원 증명을 해줘야 하는데 (안 그러면 빌려준 주식을 현금화한 후에 튀니까), 그런 거금의 소재처와 주인을 대충 확인할 브로커 또는 주주는 없다고 봐야 함.

3) 빌릴만한 주식의 절대적 양이 부족하다는건 아까 말했으니 넘어가고, 애초에 loan post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밀실이 아님. 즉 몇천만 달러만 투척해도, 그 물량을 구하려면 대대적으로 광고를 때려야 하기 때문에, 삽시간에 뉴욕 증권가 전체에 소문이 나버림. 즉 대규모의 숏을 치려면,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베팅 규모가 얼만지, 짐작할 만한 세력이 누군지 금방 윤곽이 잡혀버림. 그리고 그 규모가 위험하다 싶으면 거래소에서 바로 공매도 금지령을 때리는게 가능함. 전간기 원역에서도 꽤나 자주 보이던게 바로 그 금지령이었고.

4) 공매도는 매도 타이밍을 기존 주주 맘대로 강제할 수 있음. 이게 뭔 소리냐면, 빌려준 주주가 “나 내일까지 주식 돌려줘” 라고 문의하면, 공매도한 세력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자동 청산 되어버림 (buy-in risk). 극단적으로 말해서, 작전세력이 포드의 대주주 중 3명에게 주식을 빌려서 숏을 쳤는데, 그 3명이 “저 공매도 ㅆㅂ놈들 아니꼽네” 라고 판단하고 동시에 주식을 리콜하면, 그 작전세력은 단시간 내로 공매도를 청산해야 하고, 주식을 가격에 상관 없이 되사야 하기 때문에 숏 스퀴즈에 걸려서 막대한 손해까지 끼얹는 것도 가능함. 그러니 국가적으로 주가에 장난치다가 걸렸다? 타이밍 제대로 걸리면, 공매도를 시도한 댓가로 손목 하나 날라가는건 각오해야 함.

5) 모든 난관을 다 극복하고 돈을 쓸어간다고 가정해도, 정작 번 돈이 증거금의 형태로 미국내 신탁에 잡혀있음. 빼내서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환전이나 태환은 더더욱 불가능함. 즉 이익금 뿐만 아니라 국가 예산 규모로 때려박았던 원금이 통째로 (법적으로건 실질적으로건) 압류당할 리스크가 99%임.

… 그러니 그냥 숏칠 돈이 있으면 1차대전 직후에 국부펀드나 하나 차려서 코카콜라, RCA, GM, 보잉 같은 기업에 레버리지 롱으로 몰빵을 한 후에 이코노믹 애니멀 소리나 듣는게 낫지 않을까?

고정닉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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