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0세기 중반 이후의 변화

- 20세기 중반은 현행 예배 형식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소. 천주교는 이 시기에 2차 바티킨 공의회의 결과로 새로운 미사 양식을 수립했고, 성공회를 비롯한 많은 개신교회 역시 새로운 예배 형식을 보급하게 되었소.

- 자료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겠으나 이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초대교회에 대한 역사적 연구들이오. 종교개혁자들이나 트리엔트 공의회의 주교들이나 모두 자신들이 초대교회와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믿었소. 개혁자들이 중세 교회가 덧씌운 것들을 벗겨내고 성서에서 가져온 요소들을 더 많이 추가하면서 형태상 초대교회를 모방하려 했다면, 천주교회는 초대교회부터 내려온 주교좌의 연속성과 성전의 연속성에 충실한 미사를 드리려 했던 것이라 볼 수 있겠소.

- 20세기에 여러 계기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만남이 잦아지고 초기 자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면서 전례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고, 구조를 보는 관점이 유행하게 되오. 전례 전체의 순서뿐만 아니라 성찬기도의 구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교단들마다 그 구조 안에 자신들의 유산을 재배치하는 시도를 하게 되오. 그렇게 하는 것이 중세 이전의 더 초기 전례로 돌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오.

- 2차 바티칸 공의회 역시 당대의 전례연구 분위기를 받아들여 회중의 참여를 독려하고 지역적 다양성을 허용하는 전례헌장을 반포하오. 그 후 수립된 '새 미사'는 크게 네 부분(시작 예식, 말씀 전례, 성찬 전례, 마침 예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감사기도(성찬기도)는 천주교 고유의 요소를 많이 보존한 양식과 동방교회의 양식을 차용한 것, 현대적인 것 등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소.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감사기도(성찬기도)의 구조가 세부적인 내용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듯하오.

- 성공회쪽 자료에서는 1950년에 나온 남인도교회 기도서가 중요한 자료로 많이 언급되오. 여기에서도 성찬기도를 구조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를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오.

- 20세기 전례의 변화에는 초대교회로 회귀하려는 열망 외에 한 가지 의도가 더 영향을 미쳤는데, 전례를 현대화 하려는 의도가 그것이도. 천주교는 트리엔트 공의회판 라틴어 경본을 사용하고 있었고 성공회는 1662년 기도서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소(한국 성공회의 경우 개역성경 말투로 된 1960년 미사예문을 사용했소). 이런 전례들이 문화적으로 현대인들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교회 지도자들이 갖고 있었고, 초대교회의 단순한 전례로 돌아가는 것이 문화적으로도 더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소.

- 대한성공회는 1980년 미사예문을 통해 전례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언어를 현대화하는 시도를 하오. 이 과정에서 성찬기도 1양식과 축복기도 예문 등은 1549년 기도서에서 차용한 것이 그대로 남았으나 신자들의 기도 강조, 평화의 인사 확대, 성찬기도(감사기도) 다양화 등의 시도는 천주교에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오.

- 싱거운 결론일 수 있으나 지금 시점에서 성공회 감사성찬례와 천주교 미사가 비슷한 이유는 두 전례가 모두 중세 서방교회 전례의 후손이며 20세기 전례개혁의 후손이기도 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소. 그리고 이 두 전통의 후예에는 성공회와 천주교 전례만 있는 것이 아니고 개혁주의, 루터교, 감리교 전례 또한 포함되오. 아마 특별히 세부적인 요소를 보지 않는다면 이 전례들은 잘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오.

*남인도교회의 1950년 성찬전례 예식문

http://justus.anglican.org/resources/bcp/India/SIndia_euchr.htm

*감리교회 성찬예배

*루터교회 성찬예배

*성공회 감사성찬례

*천주교 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