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주제와 그걸 설명하기위한 보조장치로 나뉘어져있는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배경이야기를 빼고 메인스트림만 엮어서 3시간짜리 영화로 만들면 성공했을거다

전달하고싶은 메시지는 단순한데 그걸 설명하고 극적효과를 주고싶어서 이것저것 살을 붙여놨는데

세계가 망해도 살아남기 위한 폭력이 정당한가? 라는 메시지를 주기엔 설명도 부족하고 쓰잘데기없다

증오의 수레바퀴를 보여주고 싶어서 주변인을 계속 죽이지만,

정작 증오의 목표를 자비라는 이름으로, 정신적 성장의 표현으로 죽이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게임플레이에서 플레이어들은 계속 습격당하고 속으면서 망해버린 세계에서 살인의 당위성, 정당성을 얻었다.

그런데 갑자기 살인의 당위성을 가지게 한 목표물을 살려주고, 그걸 정신적 성숙이자 증오의 연쇄를 끊으려는 고귀한 행위라고 표현하면서

게임이 이제까지 제시해온 주제 두 가지가 충돌한다.

엘리와 애비의 주변인에 대한 죽음은 결국 상대방에 대한 증오로 바뀐다.

그리고 증오를 해결하기 위하여 상대방을 살려주지만, 더 큰 인명피해를 만들며 증오의 연쇄라는 주제를 보여주려고 한다.

하지만 목숨을 살려주는 행위가 증오를 풀려는 평화적 행위임을 알려줄 장치들이 부족하다.

플레이어의 목적은 결국 복수이고, 결국 복수를 이룰 상황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살려주면서 플레이어는 두 가지 상반된 주제에 대한 모순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당연히 플레이어들은 주인공들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복수를 포기하는 이유를 레브를 이용한 사건을 표출하던지, 대사를 통해 화면 밖으로 전달해야 하지만, 정작 내 모니터에 보이는 것은 뜬금없는 "앞으로 싸우지말자."

그리고 의문이 따라오고, 곧 게임사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다.

게임의 자유도를 느끼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지만,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일자진행이나 특별한 사건의 결과로 이어지는 스토리들에 대해 플레이어들이 당위성을 느낀다면,

스토리가 불합리하고 공격적으로 다가오더라도 충분히 감수하고 주인공에 공감한다.

하지만 이번 후속작은 공감을 이끌어내지도 못하고, 증오의 연쇄에만 집착하고 있다.

후반부에서 플레이어의 '죄'를 지적하는 게임들의 경우, 대게는 플레이어의 행동으로 인해 일어난, 혹은 일어날 결과를 암시하면서 플레이어가 느낌을 받게끔 유도한다.

라스트오브어스1의 경우에도 조엘은 엘리를 살렸지만, 플레이어들은 이후 서서히 몰락해갈 세계를 생각할 수 있고, 이는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에 대한 이중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번 후속작의 경우, '죄'를 지적하면서 들이대는 근거가 '죄'에 대한 결과다.

주인공들의 주변인물들이 죽어서 나타나는 결과? 복수에 대한 다짐. 복수의 결과? 주변인들의 죽음.

주장하고 싶은 주제마저 순환논리에 빠져 플레이어들의 인식 근처에도 오지 못한다.

결국 죽이러와서 초주검으로 만들어놓고 왜 살려주는 건지 모르겠는 플레이어들은 주변인이 왜 죽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짜증만 쌓인다.

마지막으로 라오어2 스토리작가가 게임에 대한 몰입이 아닌 등장인물에 대한 몰입을 중요시한 것처럼 보여서 안타깝다.

본인이 저 상황이면 느꼈을 감정을 고대로 몰입해서 보여주는 게 느껴진다.

차라리 게임 배경과 플레이어들의 상식을 고려해줬다면 어땠을까

요약

1.살인을 정답으로 보여주면서 증오의 사슬을 끊으려는 노력을 '자비'로 만들어 혼란을 준 점

2.간단하고 명확한 주제를 설명하게 위해 순환논리에 빠져들어 등장인물의 죽음의 당위성을 설명하지 못한 점

3.상기 이유로 보조파트를 쓸데없이 길어보이게 만든 점

공감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