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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우리 엄마의 실화이야기.....jpg

개니(203.123) 2020.09.08 05:29:37
조회 198 추천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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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할머님에게도 들었던 이야기로 두 분의 말씀이 일치 하는 걸로 봐선 실화에 가까운 것 같다.
어머님이 어렸던 시절은 6.25가 막 휴전되고, 평화가 찾아와 농 민들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던 시절이었다 .

할아버지는 전쟁 통에 돌아가시고, 할머님과 어머님, 나에게는 외삼촌 되시는 어린 남자아이가 풍요롭진 않았지만 일가에서 지 원해준 전밭으로 먹고는 살 정 도였다고 한다.

그 당시 농민의 집이라고 해봐야 손바닥 만한 마당과 방한 칸, 정 지(부엌)한 칸, 방 옆에 작은 창고로 사용하 는 방을 흙벽과 기 와를 얹어 만든 집이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할머니 집에 놀러 가서 본 집안 정경이 이러 하다. 내 기억에도 이 집이 생각나는 것을 보면 아주 오랫동안 이 집에서 살았던 것 같다.

=지금부터는 어머니의 시점(시각)에서 이야기를 진행 하고자 합니다.=

그 일이 일어났던 날.. 나는 방에서 동생을 돌보고 있 었고, 엄마 는 저녁을 하시고 계셨는데 대문 밖에서 누 군가 내 이름을 불렀 다.

"숙아~ 숙아~"

목소리는 속삭이는 것 같았고, 바람결에 잘못 들은 것 같기도 하 여 그냥 있었는데... 이번에는 약간 신경질적 인 목소리가 들렸 다.

"숙아!! 숙아!!"

약간은 날이 선듯한 목소리에 친구가 밖에 와있나 보 다 생각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몇 시간 전까지 같이 놀던 동네 친구가 무 슨 일로 찾을까 생각하며 문을 열고 나가 고 무신을 신고, 눈을 들 어 대문을 바라 봤는데 헛바람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대문의 높이는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지만 대문이 허 리춤에 오는 걸로 봐서는 대략 3미터는 됨직한 여자가 머리에 양동이를 이고, 양손을 허리에 얹고, 엉덩이를 좌우로 바람 같이 흔들면서 내 이 름을 부르고 있었다.

거대한 키에 흰색 저고리, 검은색 치마, 머리는 전형적 으로 5:5 쪽머리에 비녀를 꽂은 여인이 뭐가 들어있는 지도 모를 양동이를 이고, 바람인양 엉덩이 춤을 설렁 설렁 추고 있는 모습은 너무 괴 기스러웠다.

너무나 무섭고 놀라 경황이 없었지만 여름철 저녁을 먹기 전이라 해는 길어 아직 어스름하여 괴기스러운 여인의 특징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엉덩방아를 찧어 앉 은 자세에서 도망가지 못하고, 몸은 고정되어 괴기스 러운 여인을 계속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얼굴은 쥐상으로 찟어지고 올라간 눈은 눈동자가 거 의 보이지 않 았고, 날카로운 코, 길고 얇은 입술에 길 죽한 면상을 한 그 괴기 스러운 여인은 계속 나를 부르 고 있었다.

“숙아~ 숙아~ 나와서 놀자~”

생긴 것과는 다르게 목소리는 여름철에 서늘하게 부 는 바람인 듯 부드러웠지만 얼굴은 더욱 탐욕스러워 지는 것 같았다.

'사람인가?... 귀신인가?...’

고민이 되기 시작하였고, 정지(부엌)에 엄마가 저녁을 하고 있 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엄마!!! 엄마!!!’ 목소리는 계속 입안에서만 맴 돌뿐 밖 으로 나 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이런 육시럴 년!!! 사람도 아닌 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 이 년... 썩 물러가라!!!”

갑자기 부엌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나오신 엄마는 전쟁 통에 살 아남은 여장부임을 과시하듯 그 여인을 향해 노발대발 소리를 질 러대시고는 급히 창고 방에 올라가 창고를 열어 젖히고, 겨울에 만들어 두었던 싸 리비를 급하게 꺼내어, 밖으로 나가시진 않고, 허공에 다 미친 듯 휘저었다.

“이년아 썩 물러가라!!! 썩 물러가!!! 내 이 싸리나무로 요절을 내 줘야겠다. 이년!!!”

“낄낄낄 히히히 낄낄낄 히히히힉....”

그제서야 요상한 목소리로 웃어 젖히는 그 여인은 옆 으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시선은 계속 나를 향해 있었고, 요사스럽게 변한 표정은 섬뜩하게도 더 욱 선명해 졌다. 몸은 멀어져 가면서 고개는 계속 나를 향하고, 급기야는 머리가 반대로 완전히 돌아가 서야 횡하고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렸다.

사라지면서도 계속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동시에 들려 왔다.

“숙아...숙아...같이 놀아... 기다려!!! 기다려!!!” “낄낄낄 낄 히 히히히히히”

“이런 손각씨(孫閣氏-처녀귀신)가 여기는 왜 왔노!!! 큰일났 구마 큰일이구마...”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아 저게 처녀귀신이었구나 !!’라고 생각 하였다.

엄마는 급히 뒷간으로 가시더니 뒷간 문 앞 흙을 속으 로 파서 치 마폭에 담고, 대문 앞에 한 움큼, 방문에 한 움큼 내려놓으시고는 잡고 계시던 싸리비를 나에게 넘겨주시고...

(나중에 알았지만 치귀라하여 뒷간을 지키는 신인데 ...성격이 포악하여 집으로 들어오는 귀신을 실어하는 가택신 중 하나로 뒷 간 주변의 흙을 뿌리면 잡신을 물 리치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방에 꼼짝도 말고 있거라! 귀도 막고, 말도 말고, 동생 꼭 끌어안 고 있어야 된다! 절대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 ! 알아 들었제? 만약 에 또 들어오면 싸리비로 힘껏 내 리치거라 방에선 절대 나가지 말고... 알았제?”

그제서야 나는 울음을 터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흑흑 응... 흑흑흑 응... 근데 어디가게? 어어엉”

“내 앞산 치문(緇門_승려의 다른 말)한테 다녀 올꺼구 마. 아 까 엄마한 말 명심해야된다!”

신신당부를 하고 창고에서 싸리비를 하나 더 챙기신 엄마는 그 길 로 앞산 오솔길을 오르셨고, 나는 나무로 만든 창호지문을 걸어 잠그고, 동생을 끌어 안고, 이불 을 뒤집어 썼다. 이미 이때는 해 는 져버리고, 캄캄한 밤이 찾아와 있었다.

‘앞산 치문한테 다녀오시려면 왕복 2시간은 걸릴 텐데 ...또 오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하면서 여름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흠뻑 흘리 며 덜덜 떨고 있는데...

“숙아!! 숙아!! 이년아 이리나와!! 낄낄낄낄”

그 처녀귀신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내 귀를 뚫고, 머리 속에 박히 듯 들려왔다.

“지금 나오면 놀아주고, 안 나오면 내가 들어간다... 내 가 들어가 면..키키키킥...내가 들어가면...키키키킥...”

놀리는 것 같으면서도 위협적인 목소리로 계속 나를 불렀다.

목소리는 내 귀에 선명하게 들렸지만 직감적으로 아 직 대문 밖이 란 걸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알 수 있었는 지는 모르지만 그런 느낌 이 왔다. 난 싸리비를 움켜쥐 고, 아직 잠들어 있는 동생을 안고는 바닥에 바싹 웅크 려 떨고만 있었다.

그러기를 한참 동안 하다가 어느 순간 잠시 잠잠해지 는가 싶더니 별안간 집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느낌 이 들었다. 그리고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직감적으로 마당 안으로 들어온 게 느껴졌다.

‘아 저것이 마당 안으로 들어왔구나... 어떡하지...흑흑 ‘

그러더니 더 가까이에서 들리는 목소리로 웃으면서 나를 꼬셔대 고 있었다.

“숙아!! 숙아!! 너희 아빠 있는 곳으로 가자... 내 얼른 데려다 주 마 키키킥”

“니가 그랬지!!! 니가 그랬어!!! 찟어 버릴 거야!!! 찟어 버릴 거 야!!!”

꼬시는 말로 안 되니 무서운 말로 위협 했다. 그럴 때 마나 난 더욱 이불을 끌어 안고 움크리고 있었다. 처녀 귀신의 큰 그림자가 방 문 앞 창호지문에서 어른어른 거리고, 흔들리고 있었다.

‘들어오면 어쩌지...어쩌지...엄마 빨리 와 흑흑...무서 워...빨리 와’

그런데 또 그러기를 한참 동안 하다가 어느 순간 잠시 잠잠해졌 다. 이번에는 틀림없이 방 안으로 들어올 차 례다. 공포는 이미 극 에 달해 있었다.

그런데 그때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동생을 지켜야 한다 는 일념 때문이었을까 들어오면 싸리비로 엄마가 했던 것처럼 후 려쳐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급기야 창호지를 바른 문이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 고, 금새 문 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갑 자기 봉창(창호지를 바른 창문)의 창호지가 찢어지면 서 길고, 큼직한 손이 쑥 들어 왔고, 막 휘졌기 시작했 다.

“휙 휙”

“이년 어디 있냐 이년..키키킥”

“머리채를 잡아서 나처럼 얼굴을 늘여줄까? 키키킥”

“사지를 길게 늘여줄까? 킥킥킥킥”

“이러지마 흑흑 이러지마 흑흑”

난 발악을 하며 싸리비를 휘둘렀고, 그것 때문인지 손 은 다시 봉 창에서 쑥 빠져 나갔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그 길죽한 머리가 봉 창에서 쑥하고 들어왔다. 목이 더 늘어난 건지 봉창으로 들어온 머리는 고개를 빠르게 기웃거리며 미친 듯이 웃어댔다.

찢어진 눈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입은 여전히 웃 고 있었고, 급기야는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동시에 들리면서 들어오려고 발버둥 치는지 두 손은 벽을 긁 어대어 고막을 찟을 듯 불쾌한 소 리가 들렸다.

“킥킥킥킥... 그르륵...킥킥킥킥...그르륵...그르륵”

“그냥 두지 않을거야!! 킥킥킥 흑흑흑”

처녀귀신은 목소리는 무엇인가 굉장히 화가 나고, 억 울한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 무섭고, 괴기스러운 얼굴을 쳐다보며 싸리 비를 휘두를 자신이 없어 바짝 엎드려 몸을 숨기기 위해 벽으로 붙으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마당에서 법문 외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나무 아미 다바야 다타가다야 다디야타...”

“어제, 오늘, 내일 사흘 안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 인데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간다고 하여 억울해 할 것 없소. 이곳이 끝이 아니 니 형색 고운 우리 아씨 그만하 고 가소서”

이런 법령과 넋두리가 한참 이어졌다. 마당에서 이어 지는 법문 영창이 얼마 되지 않아 귀신의 형체도, 목소 리도, 흔들림도 사라 졌다.

잠시 후 엄마가 달려 들어와 나를 덥석 안고, 덜덜 떨 고 있는 나를 달래주었다.

“아이고 우리 숙이 괜찮나? 많이 놀랬나?”

그 동안 밖에서 법문을 외던 스님이 들어와 머리에 손 을 얹으며

“아이야 많이 놀랬는가?”

나는 정신이 혼미하여 아무 대답도 못하고 엄마에게 안겨만 있었 다.

“아주머니 아이 치마를 벗겨주소”

군말 않고 엄마는 내 치마를 벗겨 스님께 넘겨드렸다.

“아주머니 같이 갑시다. 아이야 너도 가자. 아직 완전 히 끝난 것 이 아니니 매듭을 지어야지” 하시며 횡 하니 마당으로 나가버렸 다.

한참을 엄마를 부여잡고 울다가 남동생은 엄마가 들 쳐 업고 방문 을 나섰다. 스님은 치마를 대문 위에 걸어 놓고, 무언가를 중얼중 얼거리더니 앞장서 대문 앞을 나서면서 물었다.

“아이야 오늘 어디서 놀다가 들어왔느냐?”

“저...다부 언덕에 애들이랑 총알 주우러 갔었어요”

“ 이 년아 거긴 그렇게 가지 말라고 했는데...말 안 듣 더니..에 휴”

다부 언덕에 총알을 주우러 갔다는 말에 엄마는 역정 을 내었고, 스님 또 걱정을 하셨다.

“어허... 거긴 너무 많은데... 죽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 이거 어 떻게 찾는다...”

“흠...일단 가보자꾸나”

다부 언덕은 전쟁 중에 인근 주변에서는 가장 치열했 던 전쟁터로 당시 시체는 이미 다 치워져 근처 산에 매 장되었지만 총알 같은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친구들 총알을 주우러 어른들 몰 래 가곤 했다. 어른들 은 워낙 흉흉한 곳이라 애들에게 절대 오르 지 못하게 주의를 주곤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다부에는 주변 동네 민간 인들도 노역 으로 끌려가 많이 죽곤 했던 지역인데, 전 쟁의 광기에 물들었던 군인들이 민간인을 사지를 뜯 어 죽이는 못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고 한다.

다부 언덕은 집과 꽤 먼 거리여서 걸어서 한참이나 걸 려서야 산 기슭에 도착했고, 산을 오르는 중에 스님은 가시나무들을 꺾어서 한 손에 모아 쥐고, 어머니에게 도 나눠 쥐게 하여 올라가고 있었 다. 우리가 주로 놀았 던 장소에 도착하자 스님은 뜻 모를 말들을 내뱉었는 데 그 목소리가 자못 진중하고 엄숙하여 멀리까지 울 리 는 목소리였다.

“나무 사만다!!! 못 다남!!! 옴 밤!!!!!!”

주문 같은 것을 외무면서 얼마 동안 주변을 돌아다니 시던 스님은

“저기 구나!! 저기 있구나!!!” 하시면 방향을 잡고 급히 걸어갔 고, 그 뒤를 엄마랑 내가 따라갔다.

그때서야 아까 처녀귀신의 목소리가 울음소리와 섞여 다시 들려 왔다.

“못 간다!!! 못 가!!! 나를 두 번 죽이려고!!! 안 된다!!! 흐 흐흐 흑...흐흐흑”

그 목소리를 들은 스님은 작은 분묘 앞에 서시더니

“이제 축귀해야겠습니다.”하고는 정좌하고 눈을 감고 중얼 중얼 주문을 계속 외기 시작하고, 이윽고 가져갔 던 가시 덤불을 분묘 주변에다 둘러치고, 어디서 났는 지 소맷자락에서 작은 봉재 인형 하나를 꺼내 얼굴이 땅으로 가게 뒤집어 놓으시고, 합장을 하였 다.

“어딜 가나 같은 인생이지만 어둡고, 차가운 날이 언젠 가는 걷히 겠지. 부디 극락왕생하게”

“" 아바로기대 새바라야 사바하"

이렇게 하여 그날의 괴기스럽고, 무서운 하루는 잘 끝 마칠 수 있 었다. 나중에 산을 내려오면서 들은 얘기로 는 죽은 사람이 너무 많아 찾기 어려울 것 같았으나 원 한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스님의 눈이 따끔따끔하여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한다. 다른 원귀도 있었 지만 그 손각시 만한 원귀는 없었다고 한다.

이로써 어머니의 어릴 적 귀신을 겪은 이야기를 마치 고자 한다.

어머니는 아직도 그 얘기를 내 아들에게 옛날 이야기 처럼 들려주 시면서도 그 귀신의 모습이 생각 났는지 몸서리를 치곤 한다. 그 리고 여전히 할머니와는 다르 게 겁이 많으셔서 밤길을 혼자 잘 못 다니 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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