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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앱에서 작성

po39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25 02: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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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비가 온다. 외투에 비가 묻는다. 순간적으로 놀랐기에 건물 안으로 몸을 숨겼다. 코트에 빗자국이 생겼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깨진 창문 너머로 빗방울을 봤다. 꽤나 심한 날씨다. 아무래도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못할 듯 보였다.

코트를 벗고 누웠다. 횟가루가 풍겼다. 잔기침이 났지만 참았다. 기침으로 코트가 더 하얘질 것 같았기에. 가만히 누워있자니 횟가루가 가라앉았다. 기침도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한다. 오직 빗방울만이 움직인다. 멀리서 본 빗방울은 꽤나 크다.

그는 그가 왜 비에 이토록 민감한가를 생각해 보았다. 몸이 젖어 찝찝하니까. 축축해져서 쉽게 병에 걸리게 되니까. 하지만 빗소리는 듣기에 좋다. 듣는다면 행복해진다. 눈을 감으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그는 생각한다. 만약 저 빗방울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지금이라도  뛰쳐나갈 수 있다고.

물론 어림도 없는 소리다. 빗방울은 그와 더불어 세상을 싫어했다. 빗방울은 부모도, 형제도 없다. 하물며 친구는 더더욱 없고. 그러나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았다. 빗방울은 그저 그들을 싫어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럴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렇기에 빗방울은 위험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비 오는 날 우산을 챙기는 것을 선호했다. 허나 이 정도 날씨라면 우산도 필요 없었다. 어쩌면 우산을 믿은 객기로 길가를 달려가다 자빠질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커다란 물웅덩이 위로 쏟아질 수 있었다. 새옹지마라고, 세상의 흐름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우산의 틈새와 옷의 이음매가 하나로 이어졌을 수도 있었다. 그는 빗방울을 맞을 수도 있었다. 그럼 그는 놀랐을 것이다. 아마 거죽 위로 내려앉는 촉감에 깜짝 놀라 저수지 너머로 빨려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저수지를 싫어했다. 비가 그치고, 건기가 시작되어도 저수지는 마르지 않았다.

건기가 되면 땅도, 하늘도 몸을 비틀며 땀방울을 빼낸다. 앙상해지다 삐쩍 말라버리는 것이다. 그때는 밖에서 자도 무방하다. 그 위에 돗자리를 깔아 눕는다. 피가 없는 상처 위로 몸을 누인다. 몸을 뒤척이다 지쳐 잠이 들면 된다. 그럼에도 저수지는 축축했다. 건기에도, 우기에도.

저수지는 마르지 않았다. 마를 수 없었다. 건기만 된다면 세상 물기는 모두 저수지로 가서 힘을 기르는듯했다. 건기가 끝난 첫날. 빗방울은 구름보다 더 시커멓게 변해있는다. 그때는 비를 맞는 것이 더욱 공포스러워진다. 돗자리는 낯이 되어서도 물기를 머금고 있는다. 그는 두렵기도 하고 더럽기도 해서 돗자리를 버려버렸다.

그래도 돗자리 정도면 나쁘지 않다. 훌륭한 방어였다. 그는 항상 마지막은 좋게 생각하기로 다짐했다. 빗방울이 거세게 몰아치지만 괜찮다. 빗소리도 더욱 커질 것이니. 빗방울은 점점 작아진다.

마침내 그는 왜 빗소리가 듣기에 좋은지 알 수 있었다. 머리를 땅에다 으깨버리는 소리이기에. 그는 할 수 없던 복수를 매일매일 대신하고 있던 소리이기에. 이 모든 것이 스스로의 의지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리이기에, 빗소리는 너무나 듣기 좋던 것이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랜만에 써서 이상한 거 많을 것 같다. 그런 건 댓글 달아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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