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생활자의 수기 2 - 반도네온 마이너 갤러리

반도네온 갤러리
마이너

한국에서 독일 악기 반도네온(Bandoneon)을 연주하고 배우는 사람들의 공간

매니저

없음

부매니저

없음

개설일

2019-08-08

지하생활자의 수기 2앱에서 작성

존윌리엄스

2020.09.21 15:50:45

조회 125 추천 2 댓글 3

“자네, 시체 볼 수 있겠나?”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을 받고 찾아갔다.

무슨 일을 하는건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내가 인터넷(잡코리아)에서 본 채용공고엔

장례식장 직원구함.

월급 180만원

저렇게 두줄만 적혀있었다.

50대쯤 되어보이는, 한눈에 봐도 가발이라는게 느껴지는걸 쓴 사무장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물어본건 정말 간단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뭐... 볼수도 있겠죠..”

“알았네. 일단 돌아가고, 나중에 연락주지”

당시 거처하던 고시원으로 돌아가고 난 뒤,

왠지 채용이 되지 않을것 같아, 다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1년간 전주 현대자동차 버스/트럭 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어느정도 돈을 모았고.

클래식 기타 제작공방이 있던 일산으로 다시 올라와 일을 하며 공방을 다녀볼 심산이었다.

그래서 대화역 바로 앞에 고시원에 들어가 벌어놓은 돈을 까먹지 않기 위해 알바라도 하려했지만.

20대 후반의 외지인에게는 아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최대한 가까운곳의 채용공고를 훏어보던 나는

내 인생관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일을 하게된다.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전화다.

“아 좀 전에 면접 본 분이죠?”

“네..”

“저는 J팀장이라고 하는데. 다시 여기로 와볼래요?”

전화를 끊고 걸어서 15분 거리의 병원으로 다시 찾아갔다.

장례식장 입구에 다다르니,

스포츠 머리를 한 체형 좋은 사내가 검은 양복을 입고 나에게 따라 오라는 손짓을 한다.

“사실... 뽑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가 사무장한테 얘기해서 뽑는거야. 내일부터 출근하면 돼.”

그렇게, 나는 장례식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출근은 오전 8시.

퇴근은 다음날 오전 8시

24 시간 근무이고 2교대

쉬는날은 없고 공휴일도 없다.

팀은 팀장 한명에 주임 2명.

총 3명으로 근무를 한다.

처음 두달간은 시체는 커녕, 전시 해놓는 관짝 구경도 못하게 했다

도망갈수도 있으니까.

매일 그저 단순한 잡일만 했다.

시신이 내려오면 분향소를 셋팅하고. 빈소내 판매할 음료와 각종 물건들을 진열하는 일을 배웠다.

너무 쉽고 편해서 이렇게 월급을 받아도 될까 고민할 정도였다.

하루는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K팀장에게 진지하게 물어봤다.

“시체 보면 무섭지 않나요?”

장례식장 경력 5년의 젊은 팀장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죽은 사람은 무섭지 않아.

살아 있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거야.

죽은 사람은 그냥 가만히 있잖아.”

계속

- dc official App

고정닉 1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공지	반도네온 워크샾 (역사, 원리, 음향학적 분석 등) 2018년	*존윌리엄스*	21.03.17	50	0
83	반도네온 = 피아졸라 원툴	ㅇㅇ(210.123)	23.11.07	28	0
82	갤주님아 반도네온 연주해보고 싶다	ㅇㅇ(211.63)	23.03.25	74	0
81	여기 반도네온 배우는분은 안계신가요?	ㅇㅇ(112.160)	22.12.22	60	0
77	프랑크푸르트 도착	존윌리엄스	21.08.22	118	0
76	2주만 [3]	존윌리엄스	21.08.09	99	0
75	수리할거 1	존윌리엄스	21.07.26	68	0
74	반도네온 조율 뮤직 비디오 (feat. 한영애) [1]	존윌리엄스	21.07.22	60	0
73	오늘 연주 처음 들어봤는데 멋있었다 [1]	ㅇㅇ(27.177)	21.05.20	95	0
72	와 반도네온갤.. [1]	ㅇㅇ(222.233)	21.05.19	177	0
71	글을 많이 쓰고싶은데 [2]	존윌리엄스	21.04.28	85	0
69	세이노 선생님과의 대화 4 - 2017년 4월 17일 월요일 - [6]	존윌리엄스	21.03.14	709	0
68	세이노 선생님과의 대화 3-2	존윌리엄스	21.03.14	110	0
67	세이노 선생님과의 대화 3-1 -뒤에 짤려서 이음-	존윌리엄스	21.03.14	111	0
65	세이노 선생님과의 대화 3 - 2014년 10월 9일 화요일 -	존윌리엄스	21.03.14	332	0
64	세이노 선생님과의 대화 2 - 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	존윌리엄스	21.03.14	115	0
63	세이노 선생님과의 대화 1 -2009년 6월 8일 월요일-	존윌리엄스	21.03.14	286	0
62	지하 생활자의 수기 5	존윌리엄스	21.03.14	80	0
61	지하 생활자의 수기 4	존윌리엄스	21.03.14	91	0
60	지하 생활자의 수기 3	존윌리엄스	21.03.14	119	0
59	갤주 살아있냐 [4]	ㅇㅇ(119.201)	21.03.05	93	0
58	지나가다가 [2]	ㅇㅇ(39.123)	20.11.07	79	0
	지하생활자의 수기 2 [3]	존윌리엄스	20.09.21	125	2
56	지하생활자의 수기 1 [6]	존윌리엄스	20.09.14	204	2
55	새벽 [2]	존윌리엄스	20.09.14	68	3
54	유튜브 시작 [1]	존윌리엄스	20.09.08	119	1
50	칼리아리 공항 도착 [2]	존윌리엄스	20.08.24	62	2
49	뮌헨공항 도착	존윌리엄스	20.08.23	33	0
48	이태리 출장	존윌리엄스	20.08.23	45	1
47	일상으로 돌아옴 [2]	존윌리엄스	20.08.15	60	2
45	굿바이 파리 [1]	존윌리엄스	20.08.01	43	2
44	아비뇽에서의 마지막 날 [6]	존윌리엄스	20.07.30	73	1
43	프랑스 남부 아비뇽 도착	존윌리엄스	20.07.29	34	2
42	올리비에와의 하루 [1]	존윌리엄스	20.07.28	61	3
41	올리비에 마노리(Olivier Maunory) 저녁 초대 [4]	존윌리엄스	20.07.26	65	0
40	젤다 야숨 카쉬아 테마 [1]	존윌리엄스	20.07.25	90	1
39	반도네온 뭐가 궁금하니?? [8]	존윌리엄스	20.07.22	173	1
38	파리 도착 [2]	존윌리엄스	20.07.21	54	1
37	프푸 도착 [2]	존윌리엄스	20.07.20	59	0
35	갤주가 돌아왔구만 [1]	로큰코	20.07.20	50	0
34	2주간 휴가 [4]	존윌리엄스	20.07.19	65	1
23	갤주님 계십니까 [1]	ㅇㅇ(218.159)	20.04.14	76	0
22	여기 갤주가 반도네온 제작자인 그 갤임? [1]	로큰코	20.04.11	145	1
21	여긴 그냥망갤이 아니라 슈퍼망갤이네 [2]	정물	20.04.08	143	0
4	안냐세요 [1]	루시반펥	19.11.15	88	0
3	3호 [1]	ㅇㅇ(218.48)	19.08.09	91	0
2	곧 [2]	존윌리엄스	19.08.09	148	4
1	1등	존윌리엄스	19.08.09	11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