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영은 오해를 풀기 위해 왕자림을 붙잡는다.
하지만 왕자림은 1차적으로 이별했을 때 공주영이 송지수와 만난 걸로 엄청나게 상처를 받아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상태였고
그때를 다시 곱씹으며 "조금만 거슬려도 다른 여자를 만나고 싶어지는 거냐"라며 공주영을 질타한다.
왕자림이 입장에서 겨울방학 기간 동안의 공주영은 사소한 일에도 트집을 잡고,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좋게 얘기하지 않고 비아냥거리면서
'이래도 화 안 내?'라는 식으로 자신을 시험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것은 공주영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서로 진솔하게 대화를 하지 않아 어긋나버린 상태에서 '참아온 건 난데..'라고 분노한다.
서로가 서로의 트라우마를 자극해버린 것이었다.
이어서 "이젠 나랑 헤어졌다고 했냐"라는 왕자림의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어이없어하며 남자친구인 자신의 말을 믿지 않고 장해리의 말을 믿냐고 대답하자 "니 요새 하는 짓을 봐"라는 말이 날아온다.
이 말을 들은 공주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를 내기 시작한다.
공주영은 왕자림이랑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1학년 시절, 최정우와 엮인 왕자림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왕자림은 남자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털어놓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고
오히려 "니가 뭔 상관이냐"라고 공주영을 질타한 뒤 3일 동안 연락을 받지 않고 잠수를 탔었던 적이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애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별을 선언했었을 테지만
공주영은 '너네 헤어졌다며'라고 이간질하는 최정우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힘든 시간을 버텨내며 왕자림만을 믿었다.
하지만 '너네 헤어졌다며'라고 이간질한 장해리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렸고, 왕자림은 그런 게 아니라고, 장해리가 거짓말을 한 거라고, 자신을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공주영의 말을 무시하며 '니 요새 하는 짓을 봐'라고 대답했다는 말이다.
장해리와 팔짱을 끼며 걸어갔던 부분은 어떻게 변호할 수 없는 확실한 공주영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왕자림은 이번에도 공주영을 믿지 않았다.
자신을 믿어주지 않음에 분노한 공주영은 사과할 마음이 사라진 채 적반하장으로 밀고 나가기 시작한다.
자기를 뒷전으로 514일 데이트를 파토 냈을 때도 싫은 말없이 이해하고 기다려줘야 했고,
데이트를 할 때도 '일 때문에'라는 말로 자신을 항상 뒷전으로 미뤄두고, 그런 왕자림을 이해하고 기다려야 했으며,
오늘도 '일이 늦어져서'라는 말로 데이트를 파토내고 시간을 뒤로 미뤄버린 왕자림을 이해하려고 했다.
이미 공주영의 머릿속에는 '왕자림은 이번에도 자신을 믿지 않았다'라는 생각과, '나는 항상 양보하고 기다려야 하는 을의 입장이다'라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서러운 감정이 복받친 공주영은 눈물을 쏟아내면서 "착해 보이려고 챙겨주는 척하지 마라"라며 왕자림을 질타한다.
서로가 서로의 역린을 건드려가며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왕자림은 공주영의 '착해 보이려고 챙겨주는 척'이란 말을 듣고 동요한다.
이전에 양민지와 싸우면서 비슷한 말을 듣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던 원인과 비슷한 뉘앙스였기 때문이다.
공주영은 '다른 여자와 만나는 것'에 이어서 왕자림의 두 번째 역린을 자극해버리고 말았고.
왕자림은 결국 그런 공주영의 행동을 '너 존나 없어보여'라고 일갈한다.
왕자림의 이 '없어보여'라는 발언은 굉장히 충격적인 말이었다.
여태 공주영에게 거칠게 욕을 했었지만 어디까지나 진심이 아닌 거짓된 표현이었고, 공주영도 그런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속상해하진 않았으나
'없어보여'라는 발언은 단순히 마음에도 없는 욕설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겨울방학 동안의 공주영의 속 좁고 없어 보이는 행동을 확실하게 지적하는 의도였다.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연인 사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린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공주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어버린다.
공주영은 여자친구를 위해 우정, 학업, 진로, 그 외 모든 현실적인 문제들을 전부 다 포기했다.
이 포기한 것들이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자신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치는 상황 속에서도 여자친구만을 바라보고 의지하며 버텨냈다.
그런 여자친구는 자신을 '없어보인다'라며 부정했고, 공주영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가장 보여주기 싫었던 모습을 전부 다 보여주고, '없어보여'라는 말을 들어버린 공주영은 왕자림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떠나버린다.
그렇게 떠나는 공주영을 이경우가 붙잡아 세우고 왕자림이 이벤트를 준비했던 장소로 데리러 가려 한다.
"이미 다 끝났다"라며 오열하는 공주영에게 왕자림이 널 위해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는지는 보고 가라며 공주영을 끌고 간다.
이경우와 함께 룸 카페로 간 공주영은 왕자림이 정성껏 준비한 이벤트 장소를 본다.
"네가 기념일을 까먹냐"라며 말한 컷에서 우리들은 사소한 것에도 의미 부여하며 기념일로 만들고 기억했던 공주영이
기념일을 까먹고 있었을 정도로 얼마나 힘든 상황이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것들론 공주영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공주영은 말없이 케이크를 바라보다가 이번에도 이경우는 자신을 제쳐놓고 왕자림과 몰래 만났다는 사실에 오히려 분노한다.
이경우와 만나는 것, 같이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싫은 티를 냈지만, 왕자림은 이번에도 자신의 맘을 몰라주고 이경우와 만났었다.
그렇게 이경우를 매도하면서 자신의 서운함을 표출했지만, 방금 전 '없어보인다'라는 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 공주영은 생각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자신의 사랑을 도와준 이경우를 의심하고, 질투하던 모든 행동들은 '없어보인다'는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고,
결국 공주영은 이경우를 의심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자신이 자격지심에 가득 찬 찌질한 놈이기 때문이다'라고 단정 짓고 자책한다.
이경우에게 "너가 항상 도와줘서 여기까지 왔던 거 잘 안다"라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려 못난 자신만 남은 상황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오열한다.
그런 공주영의 말을 들은 이경우는 "여자를 소개받겠다", "왕자림이랑 하던 게임도 삭제하겠다"라며 역으로 화를 내기 시작한다.
자기가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보는 이경우의 말을 들은 공주영은 당황한다.
이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건지 갈피조차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상황.
잠깐의 침묵 끝에 공주영이 선택한 것은 '자책'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열등감에 사로잡혀 친구한테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으면서 화를 낸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경우에게 사과를 하며 방을 나간다.
집으로 돌아온 공주영은 수도꼭지를 틀었으나 세면대가 아닌 샤워기에서 물이 나와 그대로 온몸이 젖어버린다.
이젠 정말로 모든 게 끝났다는 것을 실감한 공주영은 그대로 주저앉아 샤워기를 맞으며 자괴감에 휩싸인다.
분명 자신은 항상 밝고 긍정적인 좋은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만 가득 찬 못난 사람이 된 것인지 한탄한다.
공주영은, 항상 자신을 푸대접하며 욕설을 일삼는 왕자림의 냉랭한 태도에도
'왕자림'이라는 존재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고 버텨냈다.
소문이 안 좋은 최정우와 엮인 왕자림이 자신의 질문에 '무슨 상관이냐'라며 대답하지 않으면서 3일 동안 잠수를 타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결국 이겨낼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현재까지도 자신을 괴롭혔음에도 불구하고.
'왕자림'이라는 존재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고 버텨냈다.
그 이후 곽보경이 등장해 왕자림과 자신의 사이를 이간질할 때, 중학생 시절 곽보경과 사귀었던 달콤 씁쓸한 추억들이,
사실은 처음부터 자신을 호구 취급하고 사랑하는 척 연기해왔던 것이란 걸 알게 되어 중학교 시절의 연애가 전면으로 부정당해 엄청난 상처를 받아버리고
주변 모든 인물들이 왕자림과 자신 옆에서 웃고 떠들며 방관할 때, 자신 또한 충격을 받았음에도 티를 내지 않고 오히려 왕자림을 진심으로 걱정했었다.
'왕자림'이라는 존재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고 버텨냈다.
그 후엔 또다시 왕자림과 자신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최한별이 등장했고, 주변 친구들마저 왕자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을 비정상적으로 취급하고, '정떨어질 것 같으니까 그만 징징대라'라는 말을 들어 엄청난 충격을 받고 트라우마로 남아버렸지만,
'왕자림'이라는 존재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고 버텨냈다.
왕자림이 질투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 여자들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던 공주영이었지만
모델 일을 시작한 왕자림이 인맥 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사심으로 접근하는 주변 남자들과 DM을 주고받으며 사적인 교류를 해 자신의 불안함을 호소해도 "별것도 아닌데 왜그러냐"라며 자신을 바보 취급하는 왕자림에게 큰 서운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공주영은 '왕자림'이라는 존재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고 버텨냈다.
친구와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왕자림에게 의지가 되고 싶었지만 왕자림은 그런 공주영을 믿지 않고 공주영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이랑만 이야기를 했으며
쌩판 남 취급을 받으며 쌓인 스트레스로 제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상황까지 흘러가버렸음에도, 친구와 싸운 왕자림을 위로해 주기 위해 보건실로 찾아갔으나
최한별과 전화해서 상담하고 싶으니 나가달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최한별한테도 말했으면서 자신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않은 왕자림때문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 속에서도
공주영은 '왕자림'이라는 존재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참고 버텨냈다.
그리고 이게 그 결과였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많은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만을 바라보고 의지하며 버텨왔는데,
그런 여자친구가 자신을 '없어보인다'며 부정했다.
모든 걸 버리고 달려왔던 유일한 이유, '왕자림'이 자신을 부정했다는 말이다.
공주영은 모든 걸 잃었다.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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