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1장 14화 『모모타로와 츠쿠요미의 여행』

츠쿠요미 : 저~기~...좀만 쉬면 안돼~...?

카군 : 안됩니다. 도중에 딴길로 샜었으니 더 서둘러야죠.

카군 : 이때까지 살계로를 두 개 부쉈잖아요.

야마토 삼산에 마지막으로 남은 미미나시 산의 살계로를 부수면 벨리알이 있는 아츠타 신궁의 결계도 조금이나마 약해질지도 모릅니다.

타케미카즈치 : 그렇군. 도읍의 그 사건만 해도 그렇고, 더 이상 혼란이 일어나기 전에 뭐라도 해야지.

츠쿠요미 : 하~...알았어, 알았다구.

그럼 하다못해 힘든 생각이라도 덜 들게 재밌는 얘기나 해주면 안돼?

카군 : 흠. 괜찮겠군요.

허면 이 미미나시 산에 대하여 짤막한 이야기 한 토막.

카군 : 여러분은 이 산이 왜 『미미나시』라고 불리는지 아는 바가 있으셨습니까?

없으셨지요?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모모타로 : 그럼 묻질 말든가.

카군 : 이곳 산기슭에는 일찌기 『쿠치나시(입이 없다)우물』, 『메카쿠시(눈가림)강』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입, 눈이 나왔으니 귀도 있어야지요.

뭐 이런저런 설이 있어 딱 무어라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타케미카즈치 : 그러고 보니 이 산은 자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능묘라는 말도 들어봤군.

츠쿠요미 : 여기가 무덤이라구!?

츠쿠요미 : 그, 그런 소릴 들으니까 느낌이 안 좋아 보이잖아...

재밌는 이야기라며...

(바스락)

타케미카즈치 : !? 무슨 소리지!?

츠쿠요미 : 끼야아아아아아악!!

츠쿠요미 : 뭐야!? 뭔데뭔데뭔데!? 귀신!?

카군 : 아니오, 새 날개 소리였나 봅니다.

그런 것치고는 꽤 컸습니다만...

타케미카즈치 : 이 산 어딘가에 서식하고 있지 않겠나?

악령이 아니라면 신경쓸 건 없겠지...

모모타로 : ......저기 좀, 갑갑해. 떨어져 줄래?

츠쿠요미 : 시, 시끄러!

이 정도는 좀 참으란 말야!

모모타로 : ...쫄보.

타케미카즈치 : 어이쿠, 갈림길이 나왔군.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모모타로 : 오른쪽.

츠쿠요미 : 안돼, 왼쪽이 더 좋아!

오른쪽은 어둡잖아! 밝은 데로 가자, 응!?

모모타로 : 쫄지 마.

츠쿠요미 : 안 쫄았어!!

<어두운 오른쪽 길>

<밝은 왼쪽 길>

~~~

<어두운 오른쪽 길>

츠쿠요미 : ...미워할 거다?

타케미카즈치 : 미, 미안하군...

츠쿠요미 : 저런 어두운 길은 나 절대 안 갈 거야!

타케미카즈치 : 츠쿠요미 님!

모모타로 : 내버려두지 그래. 나, 먼저 간다.

타케미카즈치 : 모모타로 군까지...!

카군 : 이거 원... 사이가 좋았던 것도 한순간으로 끝났습니까?

카군 : 타케미카즈치 님, 츠쿠요미 님 쪽엔 제가 가보겠습니다.

길도 밝은데 악령도 안 나오겠죠.

그러니 당신은 모모타로 님께 가보시길.

타케미카즈치 : 아, 알았다.

이봐―, 기다려줘, 모모타로 군!

*

타케미카즈치 : 츠쿠요미 님에겐 카라스 님이 따라갔다.

그러니 이쪽엔――

(악령 출현)

타케미카즈치 : 이런 일이 날 것 같았거든.

모모타로 : ...흥.

---------

모모타로 : ......

타케미카즈치 : 모모타로 군, 괜찮은가?

모모타로 : 뭐가?

타케미카즈치 : 아니, 아까부터 발을 좀 절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지.

걷는 것도 평소보다 느리고, 혹시라도 다친 것은 아닌가 하여...

모모타로 : 잘못 봤겠지.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지 말아 줄래?

타케미카즈치 : 하지만...

모모타로 : ...내가 어찌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모모타로 : 아, 츠쿠요미 씨가 걱정돼서 빨리 갔으면 좋겠어서?

그럼 난 내버려두고 빨리 가면 되잖아.

타케미카즈치 : 확실히 저쪽 둘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나는 너도 걱정된다.

모모타로 : 윽...!

타케미카즈치 : 아, 그렇군!

발이 아프면 내가 너를 업고 가는 건 어떻지?

모모타로 : 뭐!?

타케미카즈치 : 좋은 생각 아닌가?

모모타로 : 장난해!? 절대 싫어!!

타케미카즈치 : 사양할 거 없어. 자, 이리 와라.

모모타로 : 뭐 그렇게 열렬해... 됐거든.

타케미카즈치 : 그런 소리하지 말아줘. 같은 편 덕 좀 볼 수도 있지 뭐 어떤가?

모모타로 : 진짜, 됐다고...

모모타로 : ......

모모타로 : ...알았어.

그럼 어깨만 빌려줘. 그 정도는 타협해줄게.

타케미카즈치 : 어부바는 안 해도 되나?

모모타로 : 그건 절대 못해.

타케미카즈치 : 그거 아쉽군.

(악령 출현)

타케미카즈치 : 어이쿠, 그 전에 정리해야 할 게 있나보지.

---------

츠쿠요미 : 이제야 왔다! 늦었잖아!

타케미카즈치 : 츠쿠요미 님!

무사해서 다행이군. 아무 일도 없었나?

츠쿠요미 : 딱히 괜찮았다 뭐.

난 어른이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거든.

카군 : 악령한테 발각되는 바람에 도망다녔지만요.

츠쿠요미 : 쓰, 쓸데없는 소리는 왜 해!

모모타로 : ...악령은 괜찮았대?

카군 : 걱정 마시길.

피라미라서 제 임기응변으로 격퇴 가능했습니다.

타케미카즈치 : 다친 데가 없어 다행이다만... 금후로는 단독행동은 삼가줘.

모모타로 군, 너도 마찬가지야.

모모타로 : ...나도 안다고.

츠쿠요미 : 왜 이래? 되게 솔직하네.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뜬대?

모모타로 : 그러든가 말든가.

츠쿠요미 : 아, 그러셔.

뭐 그건 상관없지만. 살계로는 내가 부술 거다?!

기다리다 목 빠지다못해 초조해 죽을 뻔했는데, 이 기분 풀어야겠어!

카군 : 하여튼...

타케미카즈치 : 미안했다, 카라스 님. 그리고 고마워.

카군 : 괜찮습니다.

하지만 애 보는 건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군요.

카군 : 자, 타케미카즈치 님, 살계로는 이 앞입니다.

앞으로 한번 더 정신 바짝 차려주세요.

타케미카즈치 : 그래, 물론이다.

~~~

<밝은 왼쪽 길>

츠쿠요미 : 역시 타케 쨩!

모모타로 : 같이 못 다니겠네 진짜...

난 저쪽으로 갈게.

타케미카즈치 : 기다려, 혼자는 위험하단 말이다!

카군 : 어쩌겠습니까. 모모 님은 제가 따라가지요.

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까진 합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츠쿠요미 : 못 살아, 고집쟁이라니까 쟨.

신경 끄고 우린 가자, 타케 쨩.

타케미카즈치 : 괜찮을까...

츠쿠요미 : ...!

지금 남 신경이나 쓸 때야?

(악령 출현)

타케미카즈치 : 이거 한 방 먹었군.

우리가 밝은 길을 고를 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

츠쿠요미 : 그건 그렇다쳐도... 진짜 으스스한 데다.

타케미카즈치 : 무서운가?

츠쿠요미 : 무, 무섭긴 누가 무섭대!

타케미카즈치 : 하하, 강한 체할 거 없어.

츠쿠요미 : 엥?

타케미카즈치 : 자.

이렇게 손을 잡고 가면 무서움도 조금 사그라들지 않겠나?

츠쿠요미 : 뭐... 어린애 취급하지 말아줄래!?

난 엄연히 어른이거든!

타케미카즈치 : ...그런 것치고는 손을 놓질 않는군.

츠쿠요미 : 그, 그건...!

츠쿠요미 : 그거야, 타케 쨩이 길 잃어버리면 어떡해!

딱히 이상한 뜻 있는 거 아니거든!?

츠쿠요미 : 저기 봐, 또 적이 나왔어!

빨리 가서 쓰러뜨려!

타케미카즈치 : 왠지 이해는 안 가는걸...

---------

---------

카군 : 아, 오셨군요.

역시 어느 길이나 결국 이어져 있었나봅니다.

타케미카즈치 : 카라스 님, 모모타로 군! 무사해서 다행이다.

모모타로 : ...너희들, 손은 왜 잡고 있어?

츠쿠요미 : !! 이, 이건 그냥...!

타케미카즈치 : 이상한 뜻은 없어.

...그렇지, 츠쿠요미 님?

모모타로 : ...흥.

그런 건 상관없지만, 살계로는 내가 부술 거거든.

손 대기만 해봐.

타케미카즈치 : ...? 왠지 기분이 나빠 보이는군.

카군 : 후후후, 어린애가 따로 없군요.

카군 : 자, 타케미카즈치 님, 살계로는 이 앞입니다.

앞으로 한번 더 정신 바짝 차려주세요.

타케미카즈치 : 그래,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