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 이펙터를 사고 거의 1년 반정도 걸려서 완성했어

요즘은 베이시스트들도 페달을 많이 써서 우리 베붕이들도 이펙터에 대한 관심이 많을거야

근데 생각보다 정보도 잘 없고(유튜브 보면 그냥 다 좋다고 하지..ㅎㅎ 그 돈이면 다 좋아야 되는데 말이야) 공임 맡기기에는 비싸서

잘 작동하지도 않는 시뮬레이터로 짜지? 나도 스트레스 많이 받고 우여곡절 끝에 완성해서, 그 과정에서 좀 들려줄까 해.

참고로 나는 돈지랄만하고 실력과 귀는 구린 아마추어 교회 발라드 리듬싸개니까 적당히 걸러 들었으면 좋겠어 ㅎㅎ.

0. 페달보드를 맞추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컨셉을 정하는 거야.

무엇을 위해 네게 페달보드가 필요하냐 이거지... 재미있거나 멋있는 소리가 필요한지, 톤의 보정이 필요한지 말이야.

나의 경우는 톤의 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클린톤을 사용하도록 페달보드를 구성했어. 무식하게 크고 무거운데...참 이상하지?ㅋㅋ

1. 사용되는 환경을 생각하자

나는 위에 말했다 싶이, 연주하는 곳의 99%이 교회야. 그리고 DI를 사용해야만 하지.

베붕이들도 주로 연주하는 곳을 생각하고 컨셉을 짜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아(방구석, 클럽, 앰프사용 유무 등)

다시 나의 상황에서 설명해줄게.

DI를 사용해야만 하는 교회음악 상황에서는 다음의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A) 최종 신호는 양질의 DI아웃

B) 드라이브나 디스토션은 뺄 것 (그런데 다크글래스는 도저히 못참겠더라 ㅎㅎ 그냥 하나 넣었는데 쓰진 않아)

C) 신나는 곡과 발라드를 아우를 수 있는 EQ세팅

2. 본격적인 구상

그리고 나의 메인 컨셉인 톤 보정인, '앰프와 캐비넷을 사용한 환경을 모방하는 것'으로 결정해서 그것들을 구현하려고 노력했어.

처음에는 합주실 스탠다드인 ampeg을 모방하기 위해 베이스릭을 사용하다가, 나는 마크베이스를 좋아하는 것을 깨닫고, 마크베이스로 변경하기로 했어

마크베이스에는 3가지 톤 프리셋이 있어서, 신나는 곡에는 플랫톤 발라드나 기도반주에는 미드스쿱 톤을 쓰면 딱이겠더라고. DI 단자도 있어서 내 상황에 딱 맞는 아이템이었지.

그리고 내 구린 강약조절을 카바쳐줄 1176컴프는 꼭 넣기로 했구

이렇게 1차적인 구상은 끝냈어. 1176-마크베이스프리-캡앰

그런데 내가 뮤즈 덕질하면서 사놓은 신스페달이나 빅머프나 옥타버가 있단 말이지...? 그래서 그것들을 모아놓은 웻 보드에 연결할 방법을 찾아야했어.

마크베이스 빈티지 프리는 FX루프가 있어. 근데 함정이... 5:5 병렬만 가능하단거지. 뚜껑을 따서 개조하는 방법도 있지만, 쫄보인 나는 그냥 병렬믹서인 ls-2를 넣기로 했지. 여기서 나의 페달보드는 1176-마크베이스프리-ls2-캡앰 이렇게 정해졌어.

3. 지름에 대한 유혹을 이기는 방법

평소와 같이 유튜브롤 보면서 시간낭비를 하던 중, 라이딩 베이스 채널에서 이상한 이펙터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게되었어.

무슨 백만원 짜리 페달에 노브가 두 개 밖에 없더라? 근데 소리가 겁나 좋은거야....

이미 프리앰프가 있는 와중에 또 프리를 살 필요가 있나? 싶어서 고민을 하게되었지.

근데 다들 알잖아. 기추병은 사야지만 낫는걸... 그래서 일단 사서 어떻게 쓸지 생각해보기로 했어

4. 방법은 찾으면 보인다

나는 프리앰프를 두 개를 써야만 할 이유를 찾아야 했어... 케이브맨이랑 마크베이스 둘 다 팔기 싫었거든.

그러다 모 세션맨의 오픈채팅방에서 누군가 아이디어를 준게 아니겠어?

캡앰플은 마이크 시뮬이고, 응당 마이크 뒤에는 마이크 프리앰프가 와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bp1은 1073의 복각이고...1073은....? 마이크 프리잖아?

이런 깨닮음울 얻고 난 후... 나의 페달보드는 1176-마크베이스프리-ls2-캡앰플-bp1c가 되었어.

3-2. 지름에 대한 유혹을 이기는 방법

이제 페달보드를 사고 완성을 하려던 찰나, 라이딩 베이스에 또 요상한 페달이 하나 소개가 되게 돼...

마스?타 콤푸래샤? 솔직히 그땐 소리가 좋은지 몰랐는데 스튜디오 급 장비라는 멘트 + 이다넬슨 누나의 폭력적인 슬랩도 버텨주는 유튜브 영상에 혹해서 사버리게 되었지...이걸로 군적금 털었다 ㅠ

결국 bp1 뒤에는 bc1이 오게되었어.

5, 페달보드는 넓게

우리 베붕이들보다 보면 시뮬레이터로 테트리스를 하더라고. 근데 많이들 케이블 간격을 간과하는 것 같아.

돈이 많다면 스퀘어 플러그나 솔더리스로 도배해서 간격을 줄이겠지만...현실적으로는 힘들잖아?

페달보드 조금 큰걸로 산다고 가격차이 얼마 안나니까

제발 페달보드는 많이 여유롭게 사자

좁으면 안들어가는 넓으면 다른 페달을 넣으면 되거든.

당시 자금난에 시달리던나는 결국 페달보드는 중고로 사게 되었는데, 페달트레인 클래식1을 찾다가 싸게나온 페달트레인 클래식2를 냉큼 주워먹게 되었어.

그리고 상당히 넓은 자리가 허전해서... 나머지를 채우게 되었지.

그래서 쓰지도 않는 알파오미크론과 볼륨페달이 들어가게 된거야 ㅋㅋㅋ 아직도 공간이 조금 남아서, 컴프레서 앞에 소스오디오 스펙트럼을 넣게될 것 같아.

여기까지가 내가 페달보드를 맞춘 과정이야. 우리 베붕이들도 너무 조급해 하지말고, 처한 상황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스마트한 선택을 해서 좋은 페달보드 맞추길 바랄게.

Bonus. 페달보드를 제작할때의 팁

우선 pedal play ground에서 적당히 보드와 페달을 올려서 위치를 잡아. 위에 커넥터가 달린 녀석들은 괜찮지만 옆에 커넥터가 달린 녀석들은, 커넥터와 커넥터 사이에 커넥터 두 개의 공간정도는 들어가도록 하자.

모아진 모든 페달들을 보드위에 올리고, 각 커넥터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도록 하자. 직선거리가 아니고 대충 케이블이 지날곳을 따라 흐물한 줄자로 재면 돼.

그리고 뮬에서 패치 케이블 제작하는 업체에 주문하도록 하자. 프리더톤 솔더리스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튼튼하게 제작하는게 힘들어서 패스... 나는 샵에서 잘 만들어줘서 쓰고있음.

파워케이블은 그냥 파워서플라이에 동봉된 녀석을 쓰는게 지갑 사정에 이로워. 네가 브루주아라면 프리더톤을 추천할게.

이제 듀얼락과 케이블타이 마운트를 사서... 정리하면 끝이야. 왠만해서는 넉넉한 패치케이블 길이를 써서 보드 바닥에서 선을 잘 정리하도록 하자. 선이 보이면 지저분하잖아.

참 쉽지? 베붕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거야~

마지막으로 스퀘어 플러그와 프리더톤 케이블을 어느정도 여유를 두고 썼는지 사진을 올려줄게.

최소한 이정도는 남겨줘야 한다는 뜻이야. 네가 더 두꺼운 패치케이블을 쓴다면 훨씬 더 많이 띄워야해.

사진상은 내가 둔 여유고, 실측은 두 플러그 모두 1.1cm 정도 되네. 양방향이면 커넥터와 커넥터 사이 간격을 넉넉히 3cm정도 주면 되겠지?

모두 즐거운 연주생활 되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