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문라이즈 타워 일대에서 벌어졌던 일에 관한 인게임 책

원고 - 1권

이 빛바랜 일지 안쪽에 적힌 이름으로 보아, 이 책의 주인은 실바누스의 드루이드인 '로안 페더웨이' 였던 것 같습니다.

[깔끔하게 쓰여진 장들이 이 일지를 채우고 있습니다. 발더스 게이트의 출판사 목록으로 보이는 것이 첫 페이지에 적혀 있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여러 가지 제목이 적혀 있는데, 전부 X자가 그어져 있습니다. "뜻밖의 동맹, 제 1부", "드루이드와 하퍼, 선을 위한 싸움!", "그림자 드리워진 악: 누가 맞설 것인가?"]

우리의 영웅, [용감한? 강대한?] 드루이드 로아가 숲에 도착한다. 그가 에메랄드 엔클레이브의 부름을 받았을 때, 그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았다. 드루이드와 레인저로 구성된 에메랄드 엔클레이브 일원들은 온 렐름에 흩어져 있다. 그들은 자연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세상의 원소적 힘들을 억제하며, 이 균형을 깨뜨리려는 자들에 맞서는 투사들이다. 그들은 용맹한 전사이지만, 로아에 비견될 만한 이는 없었다.

마치 [황소? 곰?] 과 같은 체격의 로아는 남들보다 머리 하나 이상 컸다. 숲은 활기차게 웅성거렸다. 로아는 흑단 같은 머리칼을 어깨 너머로 늘어뜨린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는데, 그녀의 눈은 마치 [여름날? 파랑새?] 와 같이 푸른 빛이었다. 초승달과 하프가 그녀의 가슴에 박혀 있는 것을 보자 그의 미소는 곧 찌푸린 표정으로 바뀌었다. 실바누스시여, 대체 하퍼가 여기 왜 있단 말인가?

원고 - 2권

몇 개의 일지와 종이 쪼가리, 엽서의 뒷면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로맨스 소설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을 구성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붙여졌습니다.

[이것은 아마추어 소설가가 작성한 시리즈의 두 번째 책 같습니다. 표지에 적힌 제목, "그림자 드리워진 땅에서 싹트는 사랑"은 X자가 그어져 있습니다.]

흑단같은 머리칼의 여인은 로아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숲을 가로질러 와, [윙크하며? 미소지으며?] 드루이드의 곁에 섰다.

"보통 남들 앞에서 이걸 차고 다니진 않아요.", 그녀가 망토 위에 놓여진 초승달과 하프 모양의 브로치를 툭툭 치며 말했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면요."

"실바누스의 숲에 하퍼가 무슨 볼일이오?" 로아가 물었다.

"저만 있는 게 아니예요." 그녀는 신성한 못가에 있는 일단의 무리를 가리켰다. "보통 우리는 더 은밀하게 움직이죠." 그녀가 말을 이었다.

"폭군들을 무너뜨리고 렐름을 [보호하는? 수호하는?] 일은 비밀리에 하는 게 최고죠. 그런데 당신들이 싸워야 할 일이 생겼잖아요. 우리가 도우러 왔어요."

"언제부터 에메랄드 엔클레이브가 하퍼들을 필요로 했소?" 로아가 말했다.

"못 들었나요?" 그녀가 종소리처럼 간드러지는 웃음을 터뜨렸다. "준비해요 자기. 어둠의 집행관(Dark Justiciar) 들을 상대하러 갈 거니까요. 놈들의 정신나간 지도자 케서릭 쏨도요, 어쩌면 운이 정말 좋다면, 샤 본인도 말이죠."

원고 - 3권

로맨스 소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입니다. 한때는 아름답게 제본되어 있던 책이지만 지금은 페이지가 찢겨 나갔다가 다시 붙여졌고, 책등에 실로 꿰메져 있습니다.

[앞면에 '3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목인 "슬픔의 대가" 뒤엔 물음표가 여러 개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로아가 내면의 짐승을 겨우 억누르며 소리질렀다. "왜 샤를 따르는 것이냐? 왜 문헤이븐을 파괴한 것이야?"

케서릭은 하퍼와 드루이드들의 시신을 밟고 서서 [거만한? 잔인한?] 눈빛으로 로아를 내려다보았다.

"샤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그는 [악의에 찬 듯?] 미소지었다. "그분께서 내게 신성한 임무를 내리셨어. 난 그것을 이행하는 것뿐이다."

"문헤이븐의 사람들은 널 믿었어!" 로아가 분노에 차 울부짖었다. "어째서 어둠의 집행관들로 하여금 그 사람들을 공격한 거야?"

케서릭은 미소짓는다. "연습 상대가 필요했던 거야. 샤의 정예 부대의 실력이 녹슬도록 두고 있을 순 없는 것 아니겠어? 네놈에겐..."

초승달 모양의 검이 그의 [잔혹한?] 손아귀에 쥐여진다. "넌 그저 한 명의 드루이드일 뿐이야, 로아. 나에게 맞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로아는 힘을 쥐어짜내 두 발로 섰다. 실바누스의 분노가 그를 타고 흐른다.

"내가 너의 파멸이다. 오늘 너는 죽는다, 케서릭!"

원고 - 4권

네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입니다. 이 책은 마지막 스무 장 정도를 제외하고 전부 찢겨 있습니다."

['그림자의 입맞춤'이라는 굵은 글씨가 앞면에 적혀 있습니다. 내용에 죄다 X자가 그어진 페이지의 여백에는 '피날레!' 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지막 내용은 이렇습니다.]

"여기서 나가." 로아가 옆구리를 감싼 채 속삭인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솟구쳐 나온다. 케서릭의 칼날이 남긴 마지막 선물이다.

"당신을 두고 가지 않을 거야." 셀린이 흐느끼며 말한다. 푸른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로아가 그녀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말했다. "난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없지만 당신은 할 수 있어."

(중략...)

그는 편안하게 미소지었다. 셀린은 안전했고, 그거면 족했다.

에필로그:

"이기적인 개자식." 셀린이 무덤을 걷어차며 말했다. 발신은 위안의 손길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그는 우리 중 가장 위대한 자였어." 발신이 말했다. 발신은 우뚝 솟은 거한의 드루이드였다. 비록 로아만큼 크진 않았지만.

"영원히 그를 기릴 것이다. 그는 혼자 힘으로 샤의 요새를 무너뜨렸고, 그리고-

[다른 필체가 그 아래에 적혀 있습니다.]

로안, 똑바로 안 하냐. 이건 역사적인 기록물이 아니야. 사실에 기반한 내용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끔찍한 로맨스 소설이야. 그리고 '발신'이라는 이름 한 번만 더 쓰면 오름(Ormn)에게 널 먹여 버릴 테다.

- 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