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엔 쓸 용기가 없어서


보호관찰소 전자감독 X년
소년원 당직전담조 X년

업무 특성상 직원이라면 언젠가 한번쯤은 겪을 수도 있는 이상한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체력이 갈린다는 말이 뭔지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8일 근무로 돌아가고 있는 당직전담조 생활 중
다른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아침 출근을 할 수 있는 날은 2일
그 외에는 정말 아르바이트 또는 경비를 서듯 취침이 일정하지 않으니 패턴이 점점 망가지고 있습니다

비번인 날은 야간근무로 인한 피로감에 낮에 잠깐 눈을 붙이면 그 날은 새벽 2~3시쯤 잠이 들게 됩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어떤 야간 근무 시에는 잠을 하나도 못 잘 때도 있습니다
어떤 비번 날은 잠만 잘 때도 있구요

다음날이 주간이든 야간이든 쉬는 날이든 새벽에 잠 들어 아침에 깨게 되고 자연스레 불면증을 동반한 불안감이 심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처음엔 1원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당직근무가 좋았는데
돈과 건강을 바꾸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네요

정말 직원 구성상 1년이나 1년반마다 당직전담조를 교체할 수 있을까요?
한 소년원에 몇 십명이 되는 당직조가 있는데 순환근무가 가능할까요

단합이 잘 안 되는 직원들보다
줘패면서 지도하고 싶은 말 안 듣는 소년원생보다
대우 안 해주는 전담조 업무보다
더 걱정되는 건 저의 건강이네요


소년원은 기계처럼 돌아가는데
전담조 선생님들의 정신건강은 어떠신지요


어쩌면 복에 겨울 수도 있는 가벼운 푸념이었습니다

힘내시고 어떤 자리에서든 즐거운 근무 되시길 바랍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