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요약

1. 한섭 롱청은 XD에 흡수된 자회사의 자회사. XD본사와는 서로 족보가 다른 사이

2. XD는 롱청과 별도로 한국 지사인 (주)신동코리아를 이미 갖고 있음

3. XD가 롱청이 아닌 신동코리아를 통해 한국에서 영업하려 해서 롱청과 충돌했었음 (추측)

소전 한섭을 운영하는 주체가 XD글로벌=롱청이라는 건 알고 있을 거임. 좀더 아는 사람들은 중국에 XD 네트워크라는 모기업이 있다는 것도 알 텐데 이게 생각보다 복잡한 관계임. 한국 지사가 안 나오는 현 상황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인 것 같아서 XD의 지배관계와 이 때문에 갈등이 있었던 걸로 보이는 정황을 정리해 보려고 함.

1. 롱청 네트워크 소개

회사 홈페이지(대만)

기업 정보

롱청 네트워크 (上海龙成网络科技有限公司) 는 2015년에 설립된 자본금 100만 위안짜리 중국 게임회사임. 티엔샤 게임 (天下网游) 이라는 브랜드로 모바일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함. 참고로 소전 한섭 디렉토리에 포함된 txwy라는 이니셜이 티엔샤 게임의 약자임. 홈페이지 가봤는데 중국사이트는 문 닫은 거 같고 대만사이트만 살아 있음.

암튼 이 중국 롱청에서 자본금 51%를 출자해서 홍콩·마카오·대만 쪽 유통을 전담할 자회사를 만들었는데 이게 우리가 아는 대만 롱청 (龙成网络（香港）有限公司) 임. 사실 대만이 아니라 홍콩에 있는 회사임. 한국에는 '플레이코멧'이라는 이름으로 신선도HD, 러브파라다이스, 247RPG 등 모바일겜 유통을 해 왔는데 계속 죽을 쑤던 중이었음. 그러다가 2017년 6월 30일 소녀전선 한섭을 런칭하고 엄청난 히트를 침.

2. XD 네트워크 소개

회사 홈페이지

XD 2017년 연차보고서

위키피디아

XD 네트워크 (心动网络股份有限公司)는 2011년에 설립된 자본금 3.6억 위안짜리 중국 게임회사임. 2017년 영업이익이 1.3억 위안 (221억 원. 카카오게임즈가 386억 원임) 으로 꽤 굴러가는 회사임. 라그나로크 모바일 개발과 중섭 유통, 그리고 깡케이드 베낀 스캠겜 어비스 호라이즌 중섭 유통을 여기서 함. 자회사가 굉장히 많은데 그 중에 우리가 일본겜 중국겜 다운받을 때 쓰는 탭탭의 운영사도 이 회사 거임.

3. XD, 롱청을 자회사로 흡수

소전 한섭이 나오고 한 달 후인 2017년 7월 31일, XD 네트워크는 롱청 네트워크의 지분율 51%를 확보하여 롱청 네트워크를 자회사로 흡수했음. 이에 따라 롱청의 자회사인 대만롱청은 XD의 손자회사가 되었고 XD 글로벌 (心动全球有限公司) 로 사명을 변경했음. 그러는 와중에 한섭에서는 유저들이 XD 글로벌의 운영에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음. 출시 초기부터 롱청이 운영하다 말아먹은 이전작들 때문에 소전도 그런식으로 버리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게 미친듯한 스킨 출시와 요정 업뎃, 스텐 패키지 판매 건으로 본격적으로 불타올랐음. 2017년 10월 게등위 사태에 이르러서는 거의 게임 존망의 위기를 맞았고 유저들 중 그때까지 꼬접 안한 흑우들은 게거품 물고 XD 글로벌의 한국지사를 줄기차게 요구했음. 이때 공식카페에 Dr.라이코가 한국지사 설립 추진중이라는 공지를 올렸고 유저들은 그 말을 믿고 기다렸음. 근데 사실 XD 글로벌 한국지사엔 큰 장애물이 있었음. 모회사 XD 네트워크에 이미 한국지사가 있었던 거임.

4. XD 글로벌과 신동코리아의 신경전 (추측)

XD 2016년 연차보고서

조무사 폭로사건 기사: http://gametoc.hankyung.com/new1s/articleView.html?idxno=47306

XD 네트워크는 롱청을 먹기 1년 전인 2016년 7월 한국에 전액출자 자회사 (주)신동코리아를 설립했음. 2개월 후 신동코리아는 이후 소전 아트북을 출판하게 될 (주)스퀘어뮤직에 7.7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하여 지분율 25%를 확보했는데, 스퀘어뮤직이 음반회사인 걸 생각하면 한국에서 게임뿐 아니라 음반, 굿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려 했던 것으로 보임. 이렇게 미리부터 한국 진출을 추진중이었던 XD 본사 입장에서 XD 글로벌의 한국지사 설립 시도는 별로 달갑지 않았을 거임. XD 글로벌은 51%자회사의 51%자회사라는 머리아픈 관계고, 그에 비해 신동코리아는 100% 자기 지분이니만큼 통제가 편했을 테니까. 손자회사 된 지 몇 달 되지도 않아서 일선 직원들의 거부감도 있었을 것이고.

이런 배경을 보면 신동코리아와 XD 글로벌 사이에 한국에서의 사업 주도권을 놓고 알력다툼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해볼 수 있음. XD 본사 입장에서는 이전부터 추진해 왔던 신동코리아 쪽에 주도권을 주고 싶었을 것이고, XD 글로벌 입장에서는 자기 힘으로 일궈낸 소전 흥행의 과실을 본사가 홀랑 뺏어가려는 것 같아 좆같았을 거임. 이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게 소전 아트북 사건인데, 애초에 소전이랑 아무 관계가 없고 출판사도 아닌 스퀘어뮤직에 아트북 출판·판매를 맡긴 데서 신동코리아를 밀어주려는 본사의 의도가 보임. 당시 아트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XD 글로벌 측 대응을 봐도, 최초 자신들의 책임범위였던 핫산팀 내부분열 건에는 장문의 글로 유저들을 가라앉히려 했으나 (여기서 수오미 소련총 오역이 밝혀져 오히려 더 폭발하긴 했지만) 이후 스퀘어뮤직의 책임범위인 인쇄불량 건에 대한 공지는 댓글조차 막고 기계적으로 스퀘어뮤직 측 입장만 전달하는 묘한 태도를 보여준 바 있음. 여기에 신빙성을 더하는 것이 이 사건으로 촉발된 조무사의 폭로임. 증언을 들어보면 XD 글로벌과 XD 본사 간의 파벌 싸움이 있다, XD 본사와의 의견차이로 XD글로벌의 독자적인 지사 설립이 무산되었다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음. 다만 이 사람 말은 워낙 논란이 많으니 알아서 판단할 것.

5. 현재

아트북 대란으로부터 이제 3개월이 되어감.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매듭을 짓고 새로운 단계를 밟기에 충분한 시간이지만 그 이후로 유저가 접할 수 있는 소식은 없었음. XD 글로벌 명의로 XDG FACTORY를 운영하고 소전·벽람 광고를 내고 비행기에 소전 도장을 하는 걸 보면 이제 사업 주도권을 잡은 것은 XD 글로벌로 보임. XD 네트워크 쪽의 대응은 올해 보고서가 나와봐야 알 수 있겠지만 (분기·반기 보고서는 안 만드는 거 같음) 최소한 2017년에는 신동코리아에 추가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음. 그렇다면 신동코리아와의 갈등은 어떻게 됐을까? 한국지사 계획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으로서는 알 방법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