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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늑대를 닮은 여인 -2-

리만러스(222.110) 2023.06.24 17:44:49
조회 535 추천 1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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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난 닦고 있던 헬멧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기름잔을 옆으로 치우자 그 안에서 퓨리파이어에게 세 번 축성된 성유가 출렁였다. 아니카는 이단심문관이긴 하나, 아직 어렸다. 어쩌면 그녀는 방금 자기 자신이 무엇을 요구했는지 잘 모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난 조용히 대답했다.


"불가능한 요청이로군요. 이 행성에서 우리의 임무는 끝났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대와 헤어져 Cybele 외곽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단심문관 하룰의 휘하로 배속될 겁니다."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나도 이게 결례라는 점을 잘 알아요. 하룰 심문관이 나보다 직급이 더 높다는 것도 잘 알고요."


"아니카 심문관, 그대에게는 따로 팀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를 너무 의지하지 마십시오. 그레이 나이트는 최종 해결책입니다. 오히려 투입될 일이 없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비장의 카드죠. 그대가 그토록 우리를 필요로 하는 그 임무라는 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말할 수 없어요."


난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단심문소가 우리에게까지 숨길만한 비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누가 봐도 거짓말이군요. 굳이 그대의 마음을 읽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곧 바로 자신의 실수를 정정했다. 저런 것은 정말 빠른 여자다.


"거짓말 해서 미안해요. 맞아요. 말을 해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하지 않을 거에요. 왜냐하면 나 역시 이 임무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좀 더 확실히 알게 되면 그때 이야기 해줄게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니 의외로 궁금증이 생겼다.


"이 사안의 등급는 무엇입니까?"


"코드 레갈리아에요."


그녀의 목소리에 조금 전에 들었던 희미한 자부심이 다시 묻어 나왔다. 그녀는 이 임무를 자신이 맡게 된 사실을 자랑스럽고 명예롭게 여기고 있었다.


"이제 알겠죠? 당신은 양심이 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내 제안을 거절하지 말아요."


그녀의 말이 맞을 지도 몰랐다. 허나 내 생각이 맞다면 이 일은 내 양심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었다. 뭐, 우리가 처리하는 임무 대부분이 그랬지만 말이다.


"이 작전은 어디에서 실행하는 겁니까?"


"발다스카 행성이에요."


"발다스카라면 현재 워프의 흐름으로 봤을 때 통상적인 워프 항해로 약 2달 정도 걸리겠군요. 그대의 말이 맞다고 해도 하룰 심문관과의 일이 먼저입니다. 정 그레이 나이트가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타이탄에 연락해서 다른 그레이 나이트들을 요청하는 것이 더 빠를 겁니다."


그녀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놀랍게도 그 모습은 야성적이기 보다는 제왕의 권위가 느껴졌다. 잠시 동안 그녀는 펜리스 부족장의 딸이자 후계자로 다시 돌아간 듯 했다. 만약 이단심문소가 그때 펜리스에 들려 이단심문관이 될 인재들을 발굴하지 않았다면, 아니카는 지금의 모습과 위엄을 갖춘 그대로 제 아비를 이어 부족을 이끌었을 것이다.


"카라벨라 호로는 3 주도 걸리지 않아요."


그녀는 마치 내가 그 사실을 모를 것이라는 듯 설명했다. 난 그래서 그녀의 말을 잘랐다.


"맞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함선이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군요. 심문관 아니카, 우리는 이미 하룰 심문관과의 약속에 늦은 상황입니다."


그녀의 생각과 감정이 어지럽게 뒤섞이고 날카로워졌다. 마음 속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했던 대로 되지는 않네요. 하지만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내 고향에서는...이런 예감을 anellsa라고 해요. 이 단어의 뜻을 알고 있나요?"


"압니다. 허나 그대가 안 좋은 예감이 든다고 하여 우리가 독단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습니다."


"불길한 예감...이라."


그녀가 단어를 곱씹다가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Cheth 행성에 대한 일은 내 예상 대로였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랬지요. 하지만 그건 심문관의 예측이 아니라 본인의 노력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이단심문관 켈만에 대한 조사부터 행성에 도착한 뒤 3주 간 진행된 수사, 행정부 아카이브 수색, 마지막으로 우리 프로그노스티카들의 조력도 받았었지요."


기실 우리가 파견된 이유도 프로그노스티카들의 협조가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로그노스티카의 비전은 제국 내에서도 매우 희귀했다. 이들은 약 1년 이내에 제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오염과 타락을 예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은 것 같았다. 마침내 그녀가 본심을 말했다.


"난 당신을 믿어요. 당신과 당신의 동료들을 신뢰하지요. 그래서 다른 이들이 아닌 당신들이 내 곁에 있어주길 바라요."


나는 그녀가 보내는 신뢰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영광입니다. 이단심문관, 우리 카스티안 분대는 그대의 믿음에 감사합니다. 후에 다시 협력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군요. 하지만 우리의 예지에 나타난 악마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항성계로 가서 또 다른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요. 우리를 대신할 그레이 나이트들도 우리만큼이나 믿음직할 것입니다."


날 바라보는 그녀의 눈매가 좁아졌다. 마치 내가 큰 말실수를 한 것 처럼.


"히페리온, 당신은 언제나 그렇게 예의를 차리나요?"


그녀는 가끔 이상한 것을 묻곤 했는데 지금이 그 중 하나였다.


"그렇습니다. 언제나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그거 진짜 짜증나요.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죄송할 뿐입니다."


난 왜 그녀가 그렇게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다. Anellsa? 예지 능력이라? 그녀는 이단심문관이 된 이후에도 펜리스인들의 미신을 너무 믿는 것이 문제였다.


"난 당신들 5명 모두와 같이 임무를 수행하고 싶어요. 난 내가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 필요해요. 특히 내가 같이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요. 난 그들 없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요."


그녀는 마치 나를 혼내기라도 하듯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살짝 찔렀다.


"난 Cheth의 섭정실에서 당신들이 신성한 볼터 탄환으로 이단들을 학살하는 것을 지켜봤어요. 그들의 시체 한 가운데 서 있었다고요. 지난 10개월 동안 난 당신과 함께 고난을 극복했어요. Cheth 이전에는 Melaxis에서 그랬고, 또 그 이전에는 Julland에서 함께 했지요. 우리는 꽤 훌륭한 팀이었어요."


결국 나는 언쟁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이런 소모적인 논쟁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아니카 심문관, 그토록 우리와 함께하고 싶었다면, 나보다는 갈레오에게 가는 것이 순서 아니겠습니까? 그가 우리의 리더입니다. 나는 우리 형제들 중 가장 어린 나이트입니다. 설사 내가 마음을 바꿔 그대의 편을 든다고 해도, 나의 발언은 큰 의미가 없을 거요."


그러자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하얀 이가 반짝였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그 다섯 명 중 당신이 가장 대화하기 편한 상대라서 그래요."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평가가 사실인지도 잘 모르겠다. 고맙게도 그녀는 내가 대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좋아요, 그럼 다른 나이트들도 만나볼 테니 같이 좀 가줄래요?"


그 정도야 어렵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같이 가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들에게 나에게 했던 것과 같은 질문을 한다면 같은 대답이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는 맹약으로 묶인 형제단이고, 지금 우리의 맹약은 이단심문관 하룰을 돕는 것이기 때문이오."


아니카의 눈이 반짝였다.


"글쎄요? 그건 두고 보면 알겠죠."







히페리온 이 고자새끼는 쭉쭉빵빵이 저렇게 플러팅하는데 눈치 없게 맹세 어쩌구 하네.


그냥 임마 ㅇㅋ 하고 키갈하라고. 그러니까 클로본한테 빼앗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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