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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메카니쿰: 3.01 (2) - [밤의 미궁]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02 16: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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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이 구한 카고-5 트럭의 비좁은 뒷칸 안쪽에서, 칵스턴의 옆 좌석에 앉은 달리아는 잠들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 거칠고 먼지 쌓인 시리아 고원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긁힌 자국 가득한 유리창 너머로 흐릿하게 보였다. 지면은 울퉁불퉁했지만, 로-뮤 31은 바위투성이 평원 위로 능숙하게 차량을 운전했다. 세베린은 칵스턴 반대편에 앉아 있었는데 부러진 팔은 가슴 위로 바짝 매여져 있었고, 자우체는 로-뮤 31 옆의 보조석에 앉아 있었다.


 카반 장치의 습격이 있고 난 뒤, 달리아의 수호자는 어깨를 꿰뚫은 금속 뼈대를 뽑아내고 재빨리 일행을 부서진 자기부상 열차 잔해에서 끌어냈다. 숙련된 솜씨로 급히 움직이며, 일행들의 부상 정도를 확인하고, 터널 벽에 숨겨진 지하 배수로로 일행을 이동시켰다.


 로-뮤 31과 자우체가 자기부상 열차 뒤쪽 화물칸에 무언가 쓸만한 것이 있나 잔해를 뒤져 보는 동안, 세베린은 달리아를 경외심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중에야 달리아는 그것이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어떻게 한 거니?" 세베린이 물었다. "그 기계를 쫓아 버린 거 말이야. 우리 모두 꼼짝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랬어야 정상이었죠." 칵스턴도 말했다. "어쩌면 녀석이 우릴 놓쳤거나, 아니면 일종의 간섭이 발생한 걸지도 몰라요.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 말에 세베린은 고개를 젓더니, 부러진 팔에서 확 하고 통증이 번지자 입술을 깨물었다. "아니, 달리아가 뭔가를 한 거야. 분명해. 뭘 어떻게 한 거야?"


 "솔직히는,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달리아가 고개를 뒤로 젖혀 차가운 터널 돌벽에 기대며 말했다. "꼭 그 기계의 정신 구조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저도 모르게 깨달아졌죠. 크롬이 그 기계에 저지른 짓을 봤고, 그리고... 그 기계가 우리들이 바로 코 앞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도록 눈을 가려 버렸어요."


 "크롬이라고?" 세베린은 말했다. "루카스 크롬 말이야? 그분이 그 기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기계를?"


 "네." 달리아는 말했다. "기계의 정신 전체에서 그 사람의 솜씨를 볼 수 있었어요."


 "왜 크롬 씩이나 되는 아뎁트가 우릴 죽이려 드는 건데?"


 "우리가 아니라." 칵스턴이 말했다. "달리아죠."


 세베린은 달리아를 마치 자신의 팔을 부러트린 사람을 보듯 바라봤다. "왜 우리에겐 말을 안 해 준 거니, 달리아? 왜 루카스 크롬이 네 목숨을 원한다고 얘기 안 해 줬어?"


 달리아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던 자신 역시 몰랐다는 사실을 세베린에게 납득시킬 수 없을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어깨를 으쓱이고 말했다. "저도 이제 와서 추측하는 거지만, 제 생각엔 아마 제스 아뎁트 예하의 아카식 리더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아카식 리더가 만들어지는 걸 바라지 않거든요. 제가 볼 땐 우리가 아카식 리더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알게 됐을 때 벌어질 일들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생각해 봐요. 만일 누군가가 모든 것들을 다 알게 된다면, 지식을 수호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지식은 곧 힘이잖아요. 그쵸? 그런데 모두가 그 지식에 접촉할 수 있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자신들의 힘을 잃게 되겠지." 칵스턴이 말했다.


 "바로 그거예요." 달리아는 말했다. "그리고 전 이제 녹티스 라비린투스 아래에 있는 생명체가 무엇이던지 간에, 그것이 바로 아카식 리더를 작동시키기 위한 열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가 그 존재의 잠재력을 해방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가 두렵기 때문에, 자신들이 가진 지식에 절박히 매달리는 거죠."


 "그래서 그게 지금 온 화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건데?"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달리아는 말했다. "정말로 몰라요.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던지 간에, 우리 모두보다 더 중요한 일이겠죠."


 그 순간, 로-뮤 31과 자우체가 크레이터 엣지와 레드 고지에서 내려지지 않은 미수취 보급품들 중에서 유용한 물건들을 회수해 담은, 진짜배기 보물 상자를 가지고 돌아왔다. 메디카이 팩, 식량 통조림, 물 재활용기에 호흡 장치까지 있었는데, 그 중 메디카이 팩은 개봉해서 상처를 닦고, 패혈증 방지제를 처치한 뒤, 거즈와 붕대를 둘렀다. 


 가장 좋았던 것은, 자우체가 뒤집힌 카고-5 전지형(全地形) 트럭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변방 도시와 보다 덜 부유한 공장들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이 차량은 다루기가 힘들고 신뢰성도 적었지만, 그래도 일행에게는 생존의 기회를 내어 주었다. 로-뮤 31이 뒤집힌 트럭을 손쉽게 바로 세웠지만, 그 과정에서 일행은 공격자가 가한 무차별 사격이 트럭의 무한궤도를 끊고, 운전 조종 장치에 구멍을 낸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자우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로-뮤 31의 도움을 받아 부서진 무한궤도 장치를 수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동안 칵스턴은 트럭의 조종 패널을 해체하고 달리아와 함께 작업에 들어가, 응급처치로나마 조종 장치를 되살려 놓으려 애를 썼다. 부서진 자기부상 열차에서 빼낸 금속 뼈대 몇 개를 사용해, 로-뮤 31은 끙 앓는 소리를 내며 카고-5 트럭을 들어 올렸다. 그 사이에 다른 일행들이 수리한 무한궤도를 다시 끼워 넣었고, 마침내 칵스턴이 운전 설비를 재점화시키고 엔진이 성난 울음소리를 토하자, 모두는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카고-5 트럭 뒷칸에 보급품을 가득 쌓아 올린 일행은 그대로 터널 속 어둠을 지나, 새로 밝은 아침 하늘 아래로 나왔다. 맑은 하늘을 보게 되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 없었던 달리아였지만, 저 멀리서 보이는 진홍색 얼룩진 새벽 하늘과,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불꽃의 모습에, 달리아는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로-뮤 31이 시리아 고원으로 통하는 거친 비탈 아래로 카고-5 트럭을 모는 동안, 달리아와 동료들은 처음으로 몬두스 감마 공장 단지의 모습을 발견했다. 마치 바다 위로 번진 검은 기름 자국처럼, 넓은 대지 위에 동쪽과 남쪽으로 뻗은 몬두스 감마는 산업의 연기와 불꽃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하이브식 제조공장들과 거대한 무기 격납고들, 그리고 타오르는 주조소들이 제조 작업에 힘쓰며 쿵쿵 진동하고 있었다. 화성에서도 가장 거대한 공장들 중 한 곳인 이곳의 가장 먼 경계들은 시야에 다 들어오지도 않았고, 짙은 연기가 검은 먹구름을 이루고 제조 플랜트와 서브-하이브들에 드리워 있는 그 모습은, 속에 있는 것들을 외부자들에게 감추려 하는 것만 같았다.


 그 광경은 달리아의 마음을 크게 불안케 했다. 이곳이 바로 방금 전까지 자신들을 죽이려 했던 병기의 제작자, 루카스 크롬의 영토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활력이 달리아의 마음을 채워 왔다. 그것이 방금 전 죽음에 가까워졌던 경험에 대한 반작용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과, 자신이 잃어버릴까 두려워했던 모든 것들이 여전히 자신의 곁에서 그저 경험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일행들에게도 같은 분위기가 퍼진 모양이었다. 여정이 재개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지면은 평평해지고 일행은 평야 위를 빠르게 달려 나갔다. 이 즈음에서부터 동료들은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로-뮤 31의 처치와 진통제 한 쌍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친 팔을 아파하던 세베린조차도 기분이 나아진 듯 보였다.


 차 안의 공기는 눅눅했지만, 바깥에서 차량 주변으로 불고 있는 뜨거운 먼지 바람보다는 나았다. 팔리두스에서 멀찍이 떨어진 이곳의 바깥 공기는 사실 그렇게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상쾌한 것도 아니었다. 몇 시간이 며칠이 되고, 끝없는 먼지 구름이 주변을 감싸는 동안, 달리아는 자신들이 결국에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점점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대부분의 날들은 침묵 속에서 지나갔지만, 이따금씩 특별히 흥미로운 구조물이나 특이한 광경이 보일 때면 일행 중 한두 명이 그것을 가리켜 보이곤 했고, 그때마다 일행은 발견한 광경이 자신들이 일으킨 자취에 휘날린 먼지 구름에 가려질 때까지 수다를 떨곤 했다. 로-뮤 31은 멀찍이 떨어진 공장에 계속 한 쪽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지면이 점점 더 바위투성이로 거칠어지자, 달리아는 점점 더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로-뮤 31이 카고-5 트럭의 속도를 늦추더니, 손가락을 뻗어 지면에 난 검은 흉터를 가리켜 보였다. 내리막을 이루는 두 바위 절벽 사이로 틈새가 급히 깎아지르고 있었다.


 "녹티스 라비린투스의 서쪽 입구다." 로-뮤 31이 말했다.


 "결국, 여기까지 와 버렸네." 세베린이 말했다. "그래서 이제 어쩔 거야?"


 달리아는 친구들의 긴장된 표정을 둘러봤다. 여기까지 함께 와 준 친구들이었지만, 녹티스 라비린투스의 무덤 같은 어둠 속을 보고 나니, 친구들의 마음 속에서 자신의 곁을 지켜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두려움과 망설임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야죠. 또 뭐가 있겠어요?" 칵스턴이 되물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되돌아갈 순 없죠. 안 그래, 달리아?"


 "그렇네요." 달리아는 말했다. 자신을 지지해 준 칵스턴에게 고마움이 느껴졌다.


 "나도 좋다." 자우체도 말했다. "여기서 들어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여정이 다 헛고생이 되겠지."


 세베린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로-뮤 31은 협곡 지대의 비탈진 입구 아래로 트럭을 몰았다.


 지면이 급격히 경사를 이루며, 일행을 통째로 삼켜 버렸다. 빛이 사라지고, 일행은 그림자로 가득한 황혼의 황무지 속을 여행하게 됐다. 저 위쪽으로부터, 오직 얇은 빛줄기들만이 옅게 퍼져서 들어올 뿐이었다.


 머리 위로 치솟은, 층층이 진 가파른 절벽을 보며, 달리아는 자신들이 아직 아물지 않은 어느 무시무시한 상처를 통해, 이 행성의 심장부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떨어지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

.

.

.


 수두룩하게 쌓인 시체들의 모습에 마벤은 분노를 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터널 안을 가득 메운 시체들은 토막이 나 있거나, 아니면 선로에서 탈선한 자기부상 열차의 뒤틀린 잔해 속에 짓이겨져 있었다. 마벤이 에퀴토스 벨룸을 몰아 어둠 속을 걷는 동안, 마벤이 비춘 한 쌍의 빛줄기가 터널 안쪽과, 먼지 낀 팍스 모르티스의 외피 갑주를 비췄다.


 "아직도 우리가 망령의 자취를 따르고 있다 생각하나?" 마벤이 복스를 통해 크로누스에게 물었다.


 전우는 잠시 대답 없이 침묵했다. 마벤은 친구가 눈 앞에 보이는 광경에 분노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자기부상 열차는 그냥 공격당한 것이 아니었다. 말살당한 것이었다. 엄청난 힘을 지닌 병기들이 열차를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찢어 가르고, 그 안에 살아 있던 모든 이들을 학살했다.


 "온 화성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도, 또 우리가 팔리두스에서 발견한 것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네를 따라가기로 한 결정을 후회되고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겠네." 크로누스는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닐세, 형제여. 그 기계의 정체가 무엇이던 간에, 놈은 파괴돼야 해. 절대 놈을 내버려둘 순 없어."


 마벤은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에퀴토스 벨룸이 점점 더 팔리두스 깊은 곳으로 자신들을 이끌었을 때는 마벤 스스로도 기체의 본능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소득 없는 탐색이 며칠 동안이나 이어지고 난 뒤에야, 어스펙스가 지직거리며 사냥감의 신호를 의미하는 거미줄 모양의 익숙한 전자기 에너지 패턴을 표시해 보였다.


 땅에 묻힌 어느 탐사자의 트럭 잔해는 모래 폭풍으로 거의 완전히 감추어져 있었지만, 에퀴토스 벨룸은 파괴된 잔해에서부터 자신의 숙적의 솜씨가 풍기는 냄새를 맡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나이트의 어스펙스가 사냥감의 반응로와 방어막, 그리고 병기의 냄새를 맡기 무섭게, 마벤은 자신의 기체가 으르렁거리며 타르시스 고원과 시리아 고원 사이의 산등성이를 향해 동쪽으로 향하고자 하는 욕망이 매니폴드를 통해 자신을 아프도록 당겨 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은 시체로 가득 찬 터널을 발견했다. 무분별한 학살이 이루어진 납골당 안에 서 있는 마벤을, 매니폴드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라 끌어당기고 있었다.


 "왜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았던 거지?" 마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그냥 이렇게 내버려둔 걸까?"


 "화성은 지금 이보다 더 큰 문제를 겪고 있네." 크로누스가 대꾸했다. "복스 피드는 자네도 들었잖나. 내전이 벌어졌네."


 친구의 목소리에서 마벤은 호전적 욕구를 눈치챘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에서도 같은 요동이 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입력되어 들어온 피드에는 수백만 개의 목소리들이 왁자지껄 가득차 있었다. 선전포고, 지원 요청에, 야만적인 증오의 비명소리까지. 헤아릴 수 없이 길었던 암흑의 시대들을 어깨를 마주하고 견뎌 내고, 또 그 폭풍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견뎌냈던 화성의 공장들이, 지금 이 순간, 옛 밤조차도 해낼 수 없었던 일들을 서로에게 행하고 있었다.


 기사단에 대한 의무를 생각한다면 마벤과 크로누스는 지금의 탐색을 포기하고 전속력으로 서쪽으로 달려가, 동료 나이트들과 함께 마그마 시티를 방어해야만 했다.


 하지만 명예심은 다시 한 번 마벤에게 이 탐색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되며, 반드시 완수해야만 한다고 다그치고 있었다.


 그리고 성난 에퀴토스 벨룸이 매니폴드를 통해 자신을 끌어당겨 대는 것이 느껴지자, 마벤은 자신이 어느 의무를 따라야 할지 깨달았다.


 "놈과 가까워졌네." 마벤이 말했다. "느낄 수 있어."


 "그럼 어서 놈을 쫓으세." 크로누스가 시리아 고원을 향해 달리며 말했다. "놈을 빨리 잡을 수록 형제들과도 더 빨리 합류할 수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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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고-5 트럭은 녹티스 라비린투스의 높은 협곡들 사이를 나아갔다. 매복한 포식자가 먹이를 꾀어내듯, 어둠이 그들을 더 깊숙한 곳으로 계속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어둠 속은 추웠고, 차 안의 작은 난방기는 그저 서늘함을 조금 덜어 주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리아 고원을 가로지르며 눅눅한 모래 먼지 속 여행을 해 온 경험이 있었기에, 아직까진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고 있었다.


 카고-5 트럭의 더듬거리는 전조등은 어둠 속을 간신히 비췄고, 공기 재순환기가 고장을 일으킨 탓에 차 안의 공기는 점점 더 답답하니 불쾌해져 가고 있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고, 카고-5 트럭은 수 킬로미터 거리를 지나갔다. 도로 같은 것은 전혀 없었지만, 협곡 밑바닥은 비교적 평평한 편이었다. 


 협곡이 갈라지며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달리아는 로-뮤 31에게 고갯짓으로 방향을 가리켜 보였다. 녹티스 라비린투스를 채운 무덤 같은 고요함을 깨트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누구도 달리아가 어떻게 길을 알고 있는지는 의문을 갖지 않았다.


 기름때 묻은 복스로부터 거친 잡음이 흘러 나오자 자우체가 손을 뻗어 전원을 끄려 했지만, 곧 어깨 너머로 곤혹스런 표정을 내비쳤다. "이상하군. 애초에 안 켜져 있었어."


 "멜리신의 말로는 아뎁트들이 이 지역에서 떠난 이유가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칵스턴이 말했다.


 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일행의 불안은 더 커지기만 했다.


 길을 가는 동안 더 많은 기계 고장들이 발생했다. 어둠 속에서 보낸 첫 이틀이 지나가고 나자, 모두의 시계가 정확히 동시에 고장이 나면서 시간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됐다. 그로부터 몇 시간이 더 지나고 나니 트럭의 실내 조명이 탁탁대더니 그대로 꺼져 버리고, 일행은 이제 햇빛 한 점 없는, 이전보다도 더 깊은 그림자 속의 협곡 안쪽으로 위험천만한 내리막길을 달렸다.


 어둠이 주변을 완전히 감싸고, 달리아는 흡사 자신들의 주위로 장막이 드리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검은 유령들의 무리가 자신들을 뒤따라오며, 그림자 속에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일행 모두 천 개의 눈동자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목 뒷덜미의 털이 바짝 서며 위험하다고 비명을 질러 대고 있었지만, 눈에는 그 어떤 위협도 보이질 않았다.


 길을 가는 동안 여러 차례 엔진이 기침 소리와 함께 푹 퍼져 버리곤 했고, 그때마다 칵스턴이 엔진을 잘 달래어 되살려 냈지만, 칵스턴의 짜증과 불안은 점점 커져 갔다.


 기계 고장과, 어둠 속에서 모두를 사로잡은 음침하고도 불안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달리아는 1 킬로미터, 1 킬로미터를 나아갈 때마다 점점 더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햇빛은 보이지 않았고, 최종 목표처럼 보이는 작은 단서 하나도 없었지만, 달리아는 자신들이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흡사 광신자처럼 확신하고 있었다.


 바로 전날에 주행거리계가 고장난 탓에 자신들이 녹티스 라비린투스 안쪽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온 것인지도 알 수 없었고, 또 자신들이 찾는 화성의 또 다른 생명이 있을 위치로부터 자신들이 어디쯤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지만, 정신 뒤편에서 점점 강해지는 통증이 자신들이 가까워졌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엔진 털털거리는 소리가 다시 멈추고, 달리아는 칵스턴이 끙 하고 신음하며 다시 춥고 어두운 밖으로 나가 엔진을 켜려 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로-뮤 31은 고개를 저어 보이며 말했다. "나갈 필요 없다. 더 이상 앞으로 갈 수도 없으니. 베터리가 다 됐다."


 "그래서 이제 어쩌게?" 세베린이 날카롭게 날이 선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요." 달리아는 그리 말하며, 몸을 앞으로 기울여 운전석의 차가운 유리창을 손으로 닦아 냈다. "저기 봐요!"


 꺼져 버린 카고-5 트럭 앞에, 가파른 절벽이 우뚝 솟아 있었다. 절벽면이 마치 석영 덩어리들이 박힌 듯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아는 그것이 그저 평범한 바위 절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절벽 표면은 꼭 녹은 유리처럼 매끄러웠고, 안쪽에서부터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절벽 일부가 영겁의 세월에 걸쳐 떨어져 나간 자리에, 바위 사이로 갈라진 어두운 통로가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통로 안쪽에서부터, 흡사 지열 배출구에서부터 증기가 뿜어져 나오듯, 기이한 안개가 한숨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용의 숨결." 달리아가 말했다. "이제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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