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칼은 천막촌의 군중을 헤치며 걸어갔다.

탈출의 기쁨도 잠시, 길가의 설교사들로부터 스커지드의 손에 워프 항해 중간 기점들이 점령당했다는 소문을 듣고 두려움을 느꼈다.

'그건 불가능해요.'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한달 전만 하더라도 제국 해군들이 거기 있는걸 봤어요. 순양함도 두척이나 있었단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대화를 듣지 않았다.

누군가 카르칼에게 말을 던졌다.

'지금까진 아무도 걔네들을 안 막았다는 이야기구만.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을 안가질거고'

'황제께서는 모든것을 보시고 돌보시는 법입니다.'

카르칼이 단언했지만 그 말의 의미가 그를 침묵케 했다.

황제께서 모든것을 보고 계신다면 그가 저지른 살인또한 알겠지.

천막촌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천막촌 여기저기서 이단의 무리의 우두머리인 드라쿨-자르Drakul-zar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두려움과 배고픔과 절망 사이로 이단적인 설교가 퍼져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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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카르칼은 갱단이 자기 또래의 소년을 거리로 끌고나와 짓밟는 것을 두려움 속에 지켜보았다.

'이 좀도둑 쓰레기 같으니라고This sump-scum is a thief'

갱단 두목이 몽둥이를 손에 들고 소년을 밟으며 소리쳤다.

'너는 유죄다, 이 쓰레기야. 그리고 인류의 신-황제로부터 내려오는 형벌을 받아라'

몽둥이가 그를 내리쳤고, 소년의 몸에서 생명이 빠져나갔다.

카르칼은 그를 보고 입이 마르는것 같았다.

대낮에 군중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이 빌어처먹을 도둑놈들 다 뒈져버리라고!'

갱단원이 소리쳤고, 카르칼은 그를 보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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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칼은 갱단들의 경계선에 놓인 메디카에 초소를 통과하고 있었다.

메디카에의 봉사자들이 카르칼의 머리를 밀고, 그의 머리와 어깨에 흰색 약품 가루 같은것을 뿌렸다.

'웃옷을 벗고, 팔을 들어봐' 메디카에가 말했다. 카르칼이 이에 따랐고, 그 직후 바리케이드 뒤로 밀려났다.

한 여자가 식권을 건네주었다. 인파에 떠밀린 카르칼이 그녀에게 돌아가려고 했지만 전기충격봉을 든 경비원들이 그를 제지했다.

'앞으로 가. 더이상은 못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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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헤메이다 카르칼은 겨우 '마테오의 집'이라는 술집에서 그 식권을 쓸 수 있었다.

식권과 6크레딧을 건네고 슬롭(slop, 꿀꿀이죽과 비슷한 질 낮은 오트밀)과 맥주 한잔을 얻을 수 있었다.

길거리에 대충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왔다.

그에게 리치스타에 대해 물어봤지만 그는 리치스타는 이단이라고 욕하고 떠나버렸다.

그릇을 깨끗이 비운 후 술집에 그릇을 돌려주고 크레딧을 돌려받은 후, 길거리를 다시 무작정 걷고 있는데 한 노파가 그를 안으며 말했다.

'황제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오랫만에 받은 친절과 따스함에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마치 아가사를 다시 만난 것만 같은.

'죄를 참회하시고, 형제단에 합류하십시오. 준비가 된다면 우리를 찾으십시오.'

한시간 후, 그는 다시 슬롭을 사먹기 위해 크레딧을 찾으려 주머니를 뒤졌지만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있었다.

그 참회하라고 말했던 노파였을거야.

그는 필사적으로 노파의 발자취를 더듬어 찾으려 형제단을 수소문해 길거리를 헤매었다.

비슷하게 생긴 백발의 여자를 잡았지만 그 노파가 아니었다.

갑자기 가까이 있던 남자가 소리치며 그를 밀어냈다.

'당장 꺼져! 네놈은 신성한 분의 적이군, 회개하라!!'

카르칼은 날아드는 주먹과 발길질을 피해 도망쳤다.

형제단과 근처에 모여든 군중에서 멀어지자, 다시 혼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