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뺨을 피로 물들이며 미트라 중위가 오크 무리를 향해 이스마일 상병과 분대를 이끌고 총을 쏘며 전진했다. 갈레아스는 올리바에게 문을 엄호하도록 지시하고 그녀를 쫓아갔다. 타우로스, 주노, 아마도르는 이미 전투에 합류해 오크 무리를 볼터와 검으로 베고 있었다. 크림슨 피스트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나머지 오크들은 당황하여 왔던 길로 도망치려 했지만, 겨우 몇 마리만 도망칠 수 있었다.

잠시 후, 복도 끝에서 총성과 수류탄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발렌투스?' 갈레아스가 복스 너머로 그를 불렀다.

'계단에 오크가 가득합니다.'

노련한 스페이스 마린이 보고했다.

'길을 뚫을 수 있겠나?'

'방어하는 게 고작입니다.'

미트라 중위는 갈레아스에게 다가갔다. 총격전 내내 그녀는 침착하고 차분했지만, 표정은 음울했다. 그녀는 총성이 울리는 방향을 힐끗 쳐다보았다.

'저 소리가 좋은 징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녀가 어둡게 말했다.

'오크가 계단을 점령했다네.'

갈레아스는 복도를 따라 늘어선 그린스킨 시체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중 공격은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켜 이 외계종이 퇴로를 차단할 수 있도록 묶어두려는 의도였던 것 같군.'

이번에는 복도의 반대쪽 끝에서 더 많은 총성이 울려 퍼졌다. 오크의 총알이 쓰러진 기둥과 페로크리트 판을 두드리며 린스가드들을 다시 엄폐물로 밀어 넣었다. 중위가 움찔할 정도로 가까운 곳까지 탄환이 쉭쉭거리며 지나갔다.

'놈들이 다른 길을 찾은 모양이네!'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쪽 끝에는 잔해가 많습니다. 오크들이 어떻게 지나왔는진 모르겠지만, 포화 사이에 같힌 꼴이 됐군요.'

갈레아스의 두뇌가 함정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회전했다. 오크는 계단을 모두 점령했고, 승강기는 잔해로 막혀 있었다. 바닥 틈새로 빠져나가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는 있었지만, 그래봐야 몇 분 더 버티는 꼴이었다.

미트라는 페로크리트 덩어리 뒤에 자리를 잡고 그녀의 카빈을 들었다.

'전 산 채로 잡히지 않을 겁니다'

그녀는 맹세했다.

'황제께 맹세코 절대로. 전 오크들이 포로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봤습니다. 차라리 창 밖으로 몸을 던지고 말지.'

베테랑 서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명한 선택이-.'

그는 죽은 그린스킨을 흘끗 돌아보고 얼어붙었다. 정답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미트라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죠?'

갈레아스는 머릿속으로 일련의 계산을 실행했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정확히는, 성공해야만 했다.

"타우로스, 주노, 올리바, 로켓 팩을 매고 날 도와라!"

스페이스 마린은 재빨리 조잡한 엔진 일곱 개를 죽은 원래 주인에게서 분리해냈다. 주노는 한 개를 들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제정신이시죠 서전트?'

복도를 따라 몇 발의 거친 총성이 울려 퍼졌다. 저쪽 끝에 있던 오크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게 몇 초만 작동하면 되는 일이야.'

갈레아스는 린스가드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이걸 묶는 걸 돕게나. 어서!'

병사들은 주노보다 훨씬 더 당황했지만 시키는 대로 했다. 미트라는 갈레아스의 가슴을 가로지르는 끈을 조이는 걸 도우며 물었다.

'혹시 제 생각이 맞다면 진짜로 '그걸' 하시려는 겁니까?'

갈레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켓이 갑옷의 백팩 동력 장치 위에 어색하게 얹어지면서 똑바로 세우기가 어려웠지만, 해야만 했다.

'이게 우리의 최선일세.'

'나머지는 어떻게 하실겁니까?'

'한 번에 네 명씩 태울 걸세. 계산이 맞다면, 추력 대 중량비에 문제는 없을 거야.'

미트라의 눈썹이 올라갔다. ' '맞다면' 이라고요?'

'자네는 이미 뛰어내릴 계획이었잖나, 중위. 더 나빠질 게 있는가?'

갈레아스가 복스를 두드렸다.

'발렌투스, 로야스, 계단 입구를 최대한 막고 복도 중앙에서 합류해라. 서둘러!'

발렌투스와 로야스가 로켓을 장착하는 동안, 갈레아스는 엔진시어 오로스에게 오크 수류탄으로 나머지 팩에 부비트랩을 설치하게 했다. 복도 양쪽 끝에서 발사되는 포화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스페이스 마린들이 통로를 막기 위해 가한 최선의 엄호사격에도 불구하고 그린스킨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갈레아스는 그의 제국군에 건물 남쪽에 인접한 세 개의 방으로 후퇴하라고 명령했다.

갈리아스는 부숴진 창문틀 위로 올라가 창문을 몇 번 걷어차 창문을 넓혔다. 미트라와 재투성이 몰골을 한 병사 세 명이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잔해가 흩어진 아래 풍경을 내려다보지 않도록 조심했다.

베테랑 서전트는 무기를 챙기고 병사들의 등을 가로지르는 튼튼한 끈을 잡았다. 그립감을 테스트하면서 그는 미트라에게 로켓의 발사 레버를 보여주었다.

"내가 명령하면 로켓을 작동시키게,'

'제가 합니까?'

'내 손이 꽉 차 있는 걸 보게나, 중위.'

미트라는 심호흡을 했다. '알겠습니다. 언제 출발하실-'

문 밖에서 오크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갈레아스는 복스 너머로 외치며 야외로 뛰어들었다.

낙하 높이는 46미터가 채 되지 않았다. 12미터만 더 짧았으면 스페이스 마린들은 문제 없이 뛰어내렸을 높이였다. 갈레아스와 그의 돌격대는 가파른 호를 그리며 건물 입구 앞의 넓은 광장을 목표로 낙하했다. 거친 비명이 밤 공기를 타고 퍼졌다.

갈레아스는 병사들을 단단히 붙잡았다. '지금일세, 중위!'

미트라가 레버를 눌렀다. 큰 굉음과 함께 로켓 배기구에서 기름진 연기 구름이 피어올랐고, 엔진이 작동하면서 굉음이 폭발하듯 뒤따랐다. 갈레아스는 두꺼운 끈을 단단히 쥐며, 전투 장비를 착용한 사람 네 명의 팔과 어깨를 붙들었고, 그 전체의 무게를 감당하는 동안 헬멧 디스플레이에 경고 문구가 깜박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로켓은 그런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되지 않았다. 그들은 추락했지만- 그들이 겪었을 일보다는 천천히 떨어졌다. 갈레아스는 땅이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솟구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가 먼저 충격을 받았고, 0.5초 후에 병사들이 풀려났다. 오른쪽 무릎 관절이 더 손상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붉은 신호가 번쩍였다. 베테랑 서전트는 부서진 돌 위를 구르며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 로켓은 그가 꺼버리기 전까지 그를 20미터는 더 끌고 갔다.

갈레아스는 옆으로 구르며 로켓 팩의 끈을 찢어버렸다. 귀가 울렸지만 궤도 강습과 비교하면 충격은 미미했다. 뒤를 돌아보니 나머지 분대원들이 짐을 싣고 착륙하는 것이 보였다. 린스가드들은 땅에 뒹굴며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고, 상처와 긁힌 자국은 있었지만 다들 다친 곳은 없었다.

괴물 같은 오크 트럭 여섯 대가 거점 부대 입구 밖에 앉아 석유화학 엔진을 덜컹거리고 있었다. 갈레아스는 볼터를 뽑아 들고 차량으로 향했고, 형제들이 그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