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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훈훈하지 않은 아핸과 가드맨

서보스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30 10: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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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장면 이후 아핸과 가드맨들은 계속 진군함. 그러다 아핸 분대를 이끄는 서전트 모르복스는 한 튜브를 손에 넣는데...

-

이게 뭡니까, 그론드?’ 그가 물었다. 아이언 핸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모르복스가 말했다.

우리의 임무는 완료되었다, 인간아
.’ 금속성 목소리가 여전히 기괴할 정도로 얇게 울렸다. ‘함선이 궤도에서 소환되었다. 정화는 끝났다.’

 

잠시 동안 카메드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건데-’ 그가 입을 열었다. 말이 입에서 나오자 이전의 들뜬 기분은 차가운 공포로 대체되었다. 수백 명의 돌연변이가 아직 살아있습니다. 저희는 절반도 정화하지 못했습니다. 더 많은 짐승들이 있을 거에요. 당신들이 필요합니다.’

 

모르복스의 어두운 헬멧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카메드는 갑자기 다른 아이언 핸드들이 모두 그를 향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차갑고 죽은 성당의 조각상들 같았다.

 

이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인가, 인간아?’ 모르복스가 물었다. 그 질문에는 감정이 담겨있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절대적이고도 완전한 위협을 전달했다.

 

카메드는 침을 삼켰고 주먹이 쓸모없이 쥐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마치 어른들의 일에 끼어들어 주목을 요구하는 어린아이처럼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그는 완고하게 어딘가에서 항의할 의지를 끌어냈다.

 

요구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얼마나 겁에 질렸는지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다. ‘하지만 경, 저희만으로는 남아있는 적을 물리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떠나실 수는 없습니다.’

 

마치 이곳의 전투가 우리가 가진 유일한 걱정거리인 양 말하는군. 넌 은하계를 불태우는 전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다. 만일 네가 살아남을 가치가 있게 되고 싶다면, 이곳을 지켜라. 황제께서는 저항하는 이들을 보호하신다.’

 

그러고 모르복스는 그를 지나쳐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수천 개의 통로와 방들을 지나 거주 구역으로 향했다. 그의 분대원들이 하나둘씩 따라서 돌아섰다. 카메드는 절망 속에서 그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들을 두고 떠나는 것이 살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들도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다. 돌연변이들은 다시 모일 것이다. 인간 병력만으로는 아래층에서 여전히 웅크리고 있는 공포들에 대항하기에 부족했으며 이는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차례 증명되었다.

 

그론드!’ 그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아이언 핸드에게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스파이어는 정화될 수 있어요! 저희를 두고 가지 마십시오. 자비로운 황제시여, 제발 두고 가지 마십시오!’

 

그론드는 단 한 번 그를 바라보았다. 카메드는 그의 헬멧 렌즈의 부드럽게 반사되는 표면을 올려다보며 응시했다. 그때 그는 그 가면 뒤에 어떤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혀 모르는 것이다.

 

싸울 수 있겠나?’ 스페이스 마린이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필요 없었다. 카메드는 대답이 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어쩌면 그론드가 처음 그 질문을 던졌을 때 경고하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언 핸드는 오지 힘만을 중시했다.

 

나모그가, 늙고, 냉소적인 나모그가 옳았다.

 

카메드는 고개를 숙이고 스페이스 마린의 팔에서 손을 놓았다. 벌써 아래 층에서부터 기어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돌연변이들이 다시 움직이고 있었다.

그론드는 카메드를 다시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전투 형제들에게 합류하기 위해 걸어갔다. 그들 다섯 명은 인간 병사들의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시선을 무시하며 방을 지나쳤다. 무거운 발걸음 소리는 연결된 방을 지나 위층으로 향하며 점차 멀어졌다.

나모그의 분대가 방에 들이닥치고 나서야 카메드는 고개를 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나모그가 요구했다. ‘방금 네 사랑하는 스페이스 마린들을 지나쳤어. 녀석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그는 말을 멈췄다. 아마도 카메드의 멍한 표정 안의 무언가가 그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해주었을 것이다.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해.’ 카메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텅 비어 있었다.

 

잠시 동안 나모그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카메드를 바라보았다가, 아이언 핸드가 간 방향을 바라보았다가, 다시 카메드를 바라보았다.

... 개자식들.’
그가 내뱉었다. 그 좆같은... 개자식들.’

 

방 안에서 모르복스와의 대화를 들은 모든 병사들은 하나같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무표정하고 축 늘어진 채로 쓰러졌다. 다른 이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도망치지 않았다. 도망칠 곳이 없다는 사실을 그들 모두 알고 있었다.

나모그는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고 카메드에게 절박한 눈빛을 보냈다. 분노가 그의 말을 지나치게 빠르게 했다.

 

이제 어떡하지?’ 그가 불쑥 말했다. ‘트랄모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지? 내 병사들에게 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지? 성스러운 테라시여, 대체 왜 이제 와서 가 버리는 거지? 이 일을 끝낼 생각이 없었다면 왜 여기까지 온 거지? 우린 뭘 해야 해?’

 

그의 말을 반쯤만 들었다.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는 아래 터널에서 분노와 욕망에 찬 첫 번째 비명 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다. 돌연변이들이 이미 다가오고 있었다. 곧 그들은 방 안으로 쇄도하며 눈빛에 증오를 담은 채로 진흙을 헤치고 나아갈 것이다.

카메드는 엄청난, 끔찍한 피로감이 그의 사지를 휘감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쑤셨다. 그는 자신의 한계까지 몸을 내던졌고 더 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우린 녀석들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단지 남아도는 부품일 뿐.

 

병사들을 모아.’ 그가 라스건을 내려놓고 충전 상태를 확인하며 말했다. ‘세 층 위에서 저항할 거야. 예비군을 호출해. 공성문을 닫을 수 있다면 잠시나마 이곳을 지킬 수 있을거야.’

 

나모그는 그를 미친 사람 보듯이 쳐다봤다.

 

우리가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진짜 우리가 그럴 가능성이라도 있으리라고 생각해? 이번엔 뭐가 다른데?’

 

카메드는 음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다르지 않아, 오르펜.’ 그가 말했다. ‘아무것도. 아마, 단 한 가지를 제외한다면.’

 

그는 시선을 짐승의 썩은내 나는 수렁 너머 터널로 옮겼다. 그곳에서 광기의 파도가 쌓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그것들이 반항을 존중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들은 아무것도 존중하지 않았다. 그냥 계속해서 몰려올 뿐이었다.

 

싸울 수 있겠나?

 

친구, 난 이제 어떻게 우주가 돌아가는지 알아.’ 그가 음울하게 말했다. 잠시나마 난 감히 그렇지 않기를 바랐지. 난 어쩌면 그들이 이곳을 중요하게 여길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우리를 중요하게 여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는 씁쓸하게 웃었다.

 

진실을 안 채로 죽는 편이 낫지, 안 그래?’

-Flesh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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