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지식: 어느 행성 오지에 정체불명의 사태가 발생해 어부들이 피해를 입음. 이에 스페이스 울프 한 명이 도움을 위해 방문했는데, 알고 보니 이 사태는 토착 생물이 아니라

수십의 타이라니드 패잔병 무리였음. 이 사실을 알게 된 크바라는 비전투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자신은 혼자 싸워, 그것들을 모두 죽이는 데 성공했지만 두 달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짐.

스페이스 울프가 고통이 섞인 매마른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갑옷에서 눈을 돌려 오엔을 바라보았다.

"이리 와라, 필멸자."

그가 명령했다. 오엔은 입이 마르는 것을 느끼며 그에게 다가갔고, 크바라는 고개를 돌리면서 얼굴을 씰룩였다. 갈라진 입술 사이로 한 쌍의 송곳니가 번뜩였다.

"어떻게 날 찾았냐?"

그가 물었다. 오엔은 침을 삼켰다.

"제가 당신의 지시를 어기고 당신을 따라갔습니다. 저희 비행선이 도착했을 때, 당신은 이미 괴물을 모두 죽인 상태였고요...."

크바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크바라의 육신을 수습할 때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며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물론 늦어서 죄송하지만, 저희는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했어요.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었어요. 우리가 당신을 따라갈 순 없었지만, 당신을 혼자 남겨둔 적은 없어요."

크바라가 미소지었다. 르세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 지었던 지치고 냉소적인 미소와는 달리, 부드럽고 다소 인간미 있는 미소였다.

"혼자가 아니었다고."

그 말을 되받아치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오엔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서 다시 침을 삼켰다. 두려운 침묵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네가 우리 부족의 방식을 이해할 것 같진 않지만, 인간."

크바라가 마침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여기 내가 온 이유를 이해할 것 같지도 않고, 왜 그 괴물의 머리통을 펜리스로 가져가야 하는지도,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내 무리의 핏값을 받아낸단 의미로 쓰이는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말할 때, 그의 짐승같은 눈은 축축하게 반짝였다.

"그들의 이름은 지워졌고, 그로 인해 내 영혼은 덜 고통스러워졌다. 물론 우리는 노래가 전해지는 동안, 그 사가 속에서 그들을 영원토록 기릴 거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 명예의 자리에 네 이름이 있을 거다. 받아들일지 말지는 네 자유지만, 이 은하계엔 그런 식으로 경의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오엔은 눈꼬리를 치켜뜨고 눈썹을 살짝 꿈틀대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그는 최대한 예의바르게 대답할 말을 찾아내기 위해 애썼지만, 어려웠다.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실체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어쩌면 스페이스 울프는 이보다 훨씬 괴상한 축에 드는 이들 중 일부일지도 모른다. 그가 말씀의 홀로비전 화면을 통해 봤던 [금테를 두른 견갑을 찬, 반짝이는 코발트빛 갑옷을 입은 다른 이들]은 스페이스 울프를 업신여기거나 기이하게 여길지도 몰랐다.

오엔이 생각에서 벗어났을 때 크바라는 지쳐서 다시 잠에 빠져든 것 같았고, 그에게 말을 거는 것은 불필요한 요식같았다. 하지만 오엔은 격식을 차리기 위해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서 그에게 대답했다.

"황송합니다, 전하. 정말 훌륭한 전통입니다."